[기획] 홍해·호르무즈 ‘쌍봉쇄’ 임박… 벼랑끝 韓경제

임재섭 2026. 3. 3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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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 후티 참전에 셧다운 위기
물류비 폭등 우려속 증시 요동
LNG 세계2위 호주는 폭풍 피해
“러시아와 협상 등 특단대책 필요”
사진=연합뉴스


한국 경제가 끝내 벼랑 끝에 몰렸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이스라엘에 포문을 열면서 ‘에너지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글로벌 물류 동맥’ 홍해까지 봉쇄될 가능성이 커졌다.

바닷길 ‘쌍봉쇄’에 에너지는 물론 물류 부담까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호주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까지 가동을 중단하면서 한국은 ‘에너지·수출 대란’이라는 겹 위기에 몰렸다.

야흐야 사리 후티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주요 군사 목표물을 겨냥해 미사일 등 첫 번째 군사 작전을 수행했다”며 “작전은 이란군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의 조율 속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후티는 2023년 11월 수에즈 운하가 있는 홍해 인근에서 상선들을 무차별 공급하면서 글로벌 물류시장을 공포에 떨게 한 적이 있다. 그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양물류 데이터 분석기업 제네타에 따르면 2023년 10월 당시 한 달에 583척이나 드나들었던 수에즈 운하의 선박 통행량은 지난해 11월 120척으로 줄었다.

최근 들어 그나마 회복세를 보이는 와중에 후티가 다시 이스라엘에 포문을 열면서 물류비 폭등이 우려된다. 이미 중동전 여파로 국제 컨테이너선 운임의 기준이 되는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13일 1251.46에서 지난 27일 46%가량(1826.77) 치솟았다.

유조선 운임지수(WS)도 전쟁 직전인 지난달 27일 225.1에서 이달 20일 400.6으로 78%나 올랐다.

홍해 길이 막힐 경우 반도체·자동차 등도 수출 차질이 불가피하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2023년 사태 이후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치는 우회로를 병행했지만, 홍해 길이 막히면 우회로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된다. 여기에 보험료 등이 급등해 운임 압박이 더 커질 수 있다.

후티의 참전 소식에 국내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30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보다 6.8원 급등한 1515.7원에 마감했다. 이날 오후 4시43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거래가격은 1521.1원까지 올랐다. 국내 증시도 장중 한때 5%나 급락했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161.57포인트(2.97%) 하락한 5277.3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역시 34.46포인트(3.02%) 내린 1107.05로 장을 마감했다.

정부는 이날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과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그리고 각 업권별 대표가 참여한 ‘중동 상황 관련 금융권 간담회’를 열고 총 ‘53조원+α’ 규모의 신규 자금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이 와중에 중동산을 대체할 대안 중 하나인 호주산 LNG 공급망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이날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최근 호주를 강타한 사이클론 ‘너렐’의 피해로 호주 서부 웨스트오스트레일리아(WA) 주에 있는 대형 LNG 플랜트 2곳이 가동을 중단했다. 정상 가동까지 수주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카타르 LNG 공급망이 막히면서 호주는 현재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LNG 수출국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중동에 이어 호주 공급망까지 막힌 만큼, 현 시점에서는 러시아와 협상해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서민경제 위기를 막기 위해 경유나 등유를 활용하는 농어촌 등에 선별적으로 지원하고, 5부제 이상의 강력한 단기 에너지 대책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섭 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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