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월드컵에 불참하면?…FIFA 선택지와 대체팀 시나리오

김세훈 기자 2026. 3. 1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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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5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카타르와 이란의 경기에서 이란 선수들이 경기 시작에 앞서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도열해 있다. 로이터

이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참가를 거부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란의 아마드 도냐말리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최근 국영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리 지도자를 암살한 상황에서 월드컵에 참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이후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 배경이다.

이란은 이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으며 조별리그에서 뉴질랜드, 벨기에, 이집트와 같은 조에 편성됐다. 세 경기 모두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2026 월드컵 규정 6조에 따르면 참가국이 철수하거나 경기가 개최되지 못하는 경우 FIFA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모든 조치를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FIFA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이란의 경기를 취소하고 조별리그를 3개 팀 체제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경기 일정과 규정을 일부 조정해야 한다.

두 번째는 이란을 대신할 새로운 참가국을 선정하는 것이다. 규정상 대체팀을 반드시 같은 대륙에서 뽑아야 한다는 제한은 없다. 아시아 예선 구조 때문에 대체팀 선정은 간단하지 않다. 이란은 아시아 3차 예선 A조 1위를 차지하며 본선에 직행했다. 같은 조 2위 우즈베키스탄도 자동 진출했고, 3·4위였던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는 추가 예선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카타르는 본선 진출에 성공했고 UAE는 탈락했다.

현재 이라크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서 볼리비아 또는 수리남과 맞붙을 예정이다. 이 경기 승자가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얻는다. 만약 이라크가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다면 UAE가 이란의 대체 후보로 거론될 수 있다. 반대로 이라크가 패할 경우 이라크 또는 UAE가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다.

FIFA는 아시아가 아닌 다른 지역 팀을 선택할 수도 있다. 대륙 간 플레이오프 패전 팀이나, 본선 진출에 실패한 국가 중 세계 랭킹이 높은 팀이 후보로 검토될 수 있다.

현대 월드컵에서는 본선 진출국이 대회 직전 철수해 다른 팀으로 대체된 사례가 거의 없다. 가장 최근 사례는 1950년 브라질 월드컵이다. 당시 스코틀랜드와 터키가 조 추첨 전에 불참했고, 인도와 프랑스는 추첨 이후 철수했다. 결국 대회는 13개 팀만 참가한 채 진행됐다.

FIFA가 별도의 플레이오프를 열어 대체팀을 결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슷한 사례는 2025년 FIFA 클럽월드컵에서 있었다. 멕시코 클럽 레온이 다중 구단 소유 규정 위반으로 출전권을 박탈당하자 FIFA는 클럽 아메리카와 로스앤젤레스FC가 단판 승부를 치러 대체팀을 결정하도록 했다.

다만 월드컵은 규모와 준비 과정이 훨씬 복잡해 대회 개막을 몇 주 앞둔 시점에서 대체 팀을 확정하는 것은 상당한 행정적 부담이 따른다.

미국 정부는 현재 공식적으로 이란 대표팀의 참가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FIFA 회장 잔니 인판티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대표팀은 월드컵 참가를 환영받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상황이 월드컵 개최 자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다. 현재까지 FIFA가 개최지를 변경하거나 대회 운영을 재검토할 것이라는 신호는 나오지 않았다.

2026 월드컵은 6월 11일 멕시코시티에서 개막해 7월 19일 미국 뉴저지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역대 최초로 48개국이 참가하고 총 104경기가 열리는 가운데, 중동 정세가 대회 준비 과정의 예상치 못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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