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감성으로 재해석된 어드벤처 스쿠터, 푸조모터사이클 XP400

모터사이클에는 다양한 장르가 존재하고 각 장르의 모델들마다 고유한 특징들이 존재한다. 모터사이클 시장과 문화는 각 장르별로 구분되어 성장하고 발전해왔다. 물론 각 장르에는 어느 정도의 교집합 부분도 존재하지만 같은 모터사이클이라도 판이하게 다른 것들이 많다. 수많은 장르 중 스쿠터를 예로 든다면 스쿠터는 근거리를 편하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에 중점을 두고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지금은 고배기량 스쿠터도 존재하고 여러 가지 장점들이 더해져 장거리 투어를 떠날 수 있는 고성능 스쿠터도 생겨났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도 오프로드는 스쿠터에 있어 금단의 영역이었다. 커다란 바위가 그득한 본격 오프로드는 여전히 스쿠터가 갈 수 없는 곳이지만, 이보다는 낮은 난이도의, 임도 정도 수준이라면 충분히 스쿠터로도 달릴 수 있는 영역이었는데 그동안은 왜 오프로드 콘셉트의 스쿠터가 나오지 않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모터사이클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여태 까지 장르라는 것이 어느정도 나뉘어져 있어 그 테두리 안에서만 제품을 만들어내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푸조모터사이클 역시 오랜 시간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스쿠터라는 장르 안에서 제품을 만들어왔고 그 안에서 여러 가지 모델들을 생산해온 것이다.   

몇년 전, 혼다에서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는 어드벤처 스쿠터 X-ADV를 처음 선보인 이후 이런 스타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지금은 많은 브랜드에서 어드벤처 스쿠터를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인기의 이유는 어드벤처, 즉 모험에 대한 열망은 누구나 갖고 있으나 아직 가보지 않은 ‘오프로드’라는 영역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런 어드벤처 스쿠터는 간접적으로나마 그런 점들을 채워줄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실제 오프로드를 달릴 때도 클러치 조작 및 변속 등의 부담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시장에 선보이는 어드벤처 스쿠터들은 각 브랜드들의 방식과 스타일로 형상이나 구성이 달라지는데, 오늘 소개할 푸조모터사이클의 XP400 역시 그들만의 개성을 담아낸 제품이다.

푸조모터사이클은 상당히 긴 역사를 가진 프랑스 브랜드로, 스쿠터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으며 트라이크 스쿠터를 생산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업체 중 하나기도 하다. 이 밖에도 장고를 비롯한 여러 인기 모델들을 선보이며 전 세계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고, 국내에도 여러 제품들이 도입되어 유니크한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터프하게 다듬어진 XP400의 외관은 이들이 ‘제대로 각 잡고’ 만들었음을 보여준다. 직선 위주의 디자인으로 각을 바짝 세운 차체 곳곳에 차체 가드, 너클 가드 등까지 더한 모습은 영락없는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의 모습이다. 전면부는 날카로운 눈매의 듀얼 LED 헤드라이트를 갖춰 스포티함을 드러냈는데, 푸조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사자의 어금니를 형상화한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의 모습니다. 후면부 3줄의 LED는 사자의 날카로운 발톱을 형상화한 '라이언스 클로(lion's claw)'로 푸조 자동차와 더불어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낸다. 그래도 전면의 역방향 텔레스코픽 포크, 튜브리스 스포크 휠과 같은 요소들에서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구성들을 확인할 수 있다. 차량 크기는 전장 2,190mm, 전폭 870mm, 전고 1,190mm에 휠베이스 1,545mm, 시트고 815mm이고 무게는 231kg이다.

파워트레인은 수랭 단기통 400cc 파워모션 엔진으로, 프랑스에서 제작된 것이다. 최고출력은 36.7마력/8,150rpm에 최대토크 38.1Nm/5,400rpm으로, 최고속도는 137km/h이다. 저회전에서도 우수한 토크를 발휘하도록 설게됐으며, 마찰을 줄여 효율성을 높이는 LFE 기술을 적용해 낮은 소음으로 쾌적한 주행이 가능하면서도 우수한 연비를 제공해 도심에서도 경제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브레이크는 앞 듀얼 디스크와 뒤 싱글 디스크 구성에 2채널 ABS를 더해 안정성을 높였다. 휠은 앞 17인치, 뒤 15인치에 블록 패턴 타이어로 오프로드 주파성을 확보한 구성이다. 서스펜션은 앞 역방향 텔레스코픽 포크와 뒤 아치 서스펜션으로 불리는 링크타입의 쇼크 업소버 구성인데 쇼크 업소버를 차체 측면 페어링 사이로 드러낸 점이 이채롭다.

편의성을 높이는 구성으로는 우선 스마트키가 기본 사양이며, 차량과 연동할 수 있는 i-커넥트 앱이 제공되어 계기판의 5인치 TFT를 통해 내비게이션을 볼 수 있다. 전 모델에는 윈드스크린이 기본 적용되고 GT 사양은 스모크 윈드스크린이 적용된다. 푸조 모터사이클의 특징 중 하나인 앞뒤 분리형 시트가 적용되어 각 시트 하단에 분리된 수납함이 있고, 앞쪽 수납함에는 최대 풀페이스 헬멧이 적재 가능하고, 뒷쪽 수납함 내부에는 USB 충전포트를 마련해 이동 중 스마트폰 등을 충전시킬 수 있다. 푸조모터사이클 XP400은 국내에 오프로드 지향의 GT 사양과 온로드 지향의 얼루어 사양이 함께 출시되며, GT는 초록색과 흰색, 얼루어는 회색으로 출시된다. 정확한 출시 일정과 가격은 미정이다.

푸조모터사이클 XP400의 공식자료를 보면 다양한 임도에서 촬영된 사진과 영상을 볼 수 있다. 이런 자료들은 푸조모터사이클이 XP400을 제작하고 준비하면서 어느 정도 험난한 도로들에서 주행성능을 테스트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또한 소비자들로 하여금 어느 정도의 오프로드 성능을 기대하게끔 만들고 있다. 트라이크인 메트로폴리스에서도 알 수 있듯 푸조모터사이클은 다른 메이커들이 한다고 해서 트렌드나 흐름에 휩쓸려 신모델을 내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연구와 준비 끝에 신모델을 내놓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전체적인 시장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도 꽤나 치열한 어드벤처 스쿠터 시장에 푸조모터사이클이 XP400을 앞세워 참전을 선언했다. 상대해야 할 경쟁자들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 즐비하지만, 다른 브랜드들과는 다른 감성을 보여주는 모델인 만큼 남들과는 다른,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다면 시장에서 나름의 입지를 충분히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