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독서 트렌드 보니…`마음챙김·저속노화` 눈에 띄네

올 한해 독서 주요 키워드로 '마음 챙김'과 '저속 노화'가 부상했다. 한때 '갓생'으로 부상했던 오전 독서 대신 저녁 9시에 책을 많이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는 2024년 독서 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포착한 '독서 트렌드 리포트 2024'를 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용자 분석에 따르면 여성 회원이 59%, 남성 회원이 41%를 차지했다. 20~30대가 주요 이용층으로 확인됐다. '텍스트힙' 트렌드가 MZ세대의 독서 문화 유입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독서 패턴에서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1월과 월요일의 이용률이 가장 높았다. 가장 활발한 이용 시간대는 밤 9시~10시로 나타났다. 지난해 아침 시간대 독서가 우세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으로, 바쁜 현대인들의 생활 습관 변화가 독서 시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월별 인기 도서 순위는 계절성과 사회 이슈가 뚜렷이 반영됐다. 연초에는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가 새해 다짐과 맞물려 강세를 보였고, 봄철에는 '꽃길이 따로 있나, 내 삶이 꽃인 것을'이 호응을 얻었다. 5월에는 가족애를 다룬 '나의 돈키호테'가, 장마철인 6월에는 '리틀 라이프 1'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어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THE MONEY BOOK 더 머니북', '만화로 보는 3분 철학', '대도시의 사랑법'이 가장 많은 서재 담기 수를 기록했다.
올해 독서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오디오북의 약진이다. '시성비(시간 대비 성과)' 트렌드와 맞물려 전 연령층에서 오디오북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40대 여성층의 이용률이 두드러졌다. 특히 '이처럼 사소한 것들'과 '탕비실'이 오디오북 분야에서 호응을 받았다. 이들 작품은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의 성우가 등장인물을 연기하는 멀티캐스팅 방식을 도입했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한 독서 트렌드 분석도 시도됐다. 밀리의서재는 챗GPT를 활용해 카테고리별 인기 도서와 톱200 리스트를 분석, 6개의 핵심 키워드를 도출했다. 소설 분야에서는 '내면'이 주요 키워드로 선정됐는데, '리틀 라이프 1', '구의 증명' 등 내면의 고통과 성장을 다룬 작품들이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시·에세이 부문의 키워드는 '마음 챙김'이었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보편의 단어' 등 일상의 치유를 다룬 작품들이 강세를 보였다. 경제·경영 분야에서는 '자립'이 화두였다.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돈의 속성' 등은 재정적 독립에 대한 독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며 인기를 끌었다. 비슷한 맥락으로 자기계발 분야에서는 '성공'이, 인문·교양 분야에서는 '자아 성찰'이 선정됐다.
취미·실용 분야에서 '저속 노화'가 새로운 키워드로 부상했다.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등 웰에이징 관련 도서들의 선전은 고령화 시대를 맞은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이성호 밀리의서재 독서당 본부장은 "계속 진화하는 독서 방식의 변화와 함께 앞으로도 변화의 흐름을 세심히 살피며 더 나은 독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독서 트렌드 리포트는 밀리의서재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축적한 독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로, 2020년부터 매년 발간됐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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