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태화산을 배경으로 풍경화를 그려낸 단독주택

부메랑

태화산 자락, 잣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대지. 은퇴를 앞둔 건축주는 고향땅으로 돌아와 자연을 감상하며, 평안한 노후 생활을 보내길 바랐다.

입구와 처마, 데크 등 집 곳곳 배치된 반외부 공간과 부메랑처럼 굽어 마당을 감싸는 집의 형상은 마당 너머 태화산의 풍경을 펼쳐 보이며 자연을 온전히 마주하게 한다.

이윽고 하나의 지붕 아래 각각 분리한 본채와 사랑채, 창고 사이로 빛과 바람이 흐르고, 자연을 향해 열려 그림 같은 풍경으로 집을 채우는 창들은 내외부의 경계를 흐리며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가족에게 선물한다.

실내는 입구를 중심으로 본채와 사랑채로 나뉜다. 그중 사랑채는 직접 불을 때는 구들방으로 설계하고, 아궁이는 외부 벽난로로 사용하게 하여 집에 재미를 더했다.

건축가의 역할은 건축주가 운명의 터에 무사히 안착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 집이 가족의 여생을 보듬고, 나아가 자녀들이 날개를 펴고 비상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누가 봐도 한눈에 반할 만큼 훌륭한 땅. 고향 집을 떠나 오랜 세월 타향을 전전하던 건축주는 고향 언저리에 집을 짓고자 수년간 땅을 알아보았고, 이 땅을 보자마자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했다.

대지의 형상을 유지하면서 경사면에 집을 슬쩍 끼워 넣으니 태화산 자락의 잣나무 숲을 어깨 위에 지게 된다. 숲의 초입에 들어선 집은 마치 숲을 지키는 정령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 숲을 누리고 있는 최대의 수혜자다.

△ 주차장
△ 대문

집의 입구는 부메랑처럼 자연을 향해 굽은 ㄱ자 건물 형태의 등허리에 자리한다. 이는 마당에서 이웃집이나 마을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등지는 형태로 집안으로 들어서면 해발 640m 고지의 태화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실내는 입구를 사이에 두고 본채와 사랑채로 나뉘며, 그중 사랑채는 직접 불을 때는 구들방이다.

△ 좌측) 현관, 우측) 사랑채
△ 사랑채(구들방)
△ 사랑채 옆에 자리한 아궁이

아궁이는 외부용 벽난로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재미있는 외부공간을 연출했다. 더불어 우물처럼 만든 관정은 마당에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한다.

△ 아궁이
△ 반외부 공간인 데크에서 바라보는 태화산 자락의 풍경

건축가는 집을 둘러싼 멋진 자연 풍경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도록 입구와 처마, 데크 등 집을 이루는 요소이자 반외부 공간이 건축물의 절반을 차지하도록 설계했다.

본채와 사랑채(廊), 창고를 길게 늘어뜨리고, 맞닿는 벽이 없도록 서로 분리 배치한 후 한 지붕 아래에 구성해 비를 맞지 않고도 집 전체를 이동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하루 종일 채광과 환기가 유리하며, 모든 창문은 자연을 품고 있어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 사랑채를 마주한 현관
△ 거실
△ 거실에서 본 주방과 식당
△ 주방
△ 보조주방
△ 화장실
△ 안방
△ 안방 침실
△ 안방 화장실
△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
△ 다락
① 설비실 ② 보일러실 ③ 주차장 ④ 텃밭
① 물탱크실 ② 다용도실 ③ 데크 ④ 아궁이 ⑤ 사랑채(구들방) ⑥ 대문 ⑦ 현관 ⑧ 화장실 ⑨ 세탁실 ⑩ 보조주방 ⑪ 주방, 식당, 거실 ⑫ 안방 화장실 ⑬ 드레스룸/파우더룸 ⑭ 침실 ⑮ 마당 ⑯ 우물
① 다락

건축개요​

위치: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상림리
용도: 단독주택
규모: 지하 1층, 지상 1층
대지면적: 660㎡ (199.65py)
건축면적: 157.6㎡ (47.67py)
연면적: 195.2㎡ (59.05py)
건폐율: 23.9%
용적률: 23%
구조: 철근콘크리트, 경량목구조
사진: 이우경, 박완순
시공: 건축주 직영
설계: 건축사사무소 스튜디오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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