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보면서 부부가 함께 집을 뜯어고쳤더니.. 어머 이게 뭔가요?!
안녕하세요. 여름에 결혼을 앞둔 14년 차 커플입니다. 저희는 원하는 대로 자재를 고르고 결정하는 작업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반셀프로 화장실을 제외한 올수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작업을 통해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돈독해지는 경험과 추억은 덤으로 안고 가네요. 저희 집을 기록해 보도록 할게요.
도면
주방 창고 앞에 디귿자 내력벽이 있었어요. 저 벽을 허물고 대면형 주방을 해볼까 했던 기대는 할 수 없었죠. 그리고 거실 쪽 발코니 폭이 너무 넓어서 공간 사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확장을 했어요.
마지막으로 침실3에 있는 붙박이장도 제거했습니다. 문제는 붙박이장의 내부와 외부의 벽과 바닥에 단차가 커서 바닥은 미장을 하고 벽은 목공으로 수직, 수평을 맞춰야 했어요. (추가 추가 추가.. 되는 반셀프의 일상)
처음 해보는 반셀프이기에 6개월 전부터 셀인 카페와 유튜브를 보며 차근차근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고, 공사 한 달 전부터는 공정별 섭외 및 디테일을 구축했습니다. 그 뒤로는 속절 없이 시간이 흘렀던 것 같아요
반셀프는 직접 현장에서 감독하고 결정하는 역할 또한 해내야 하기 때문에 근무시간이 유동적인 제가 감독을 했고, 공돌이 남자친구는 전기 & 설비 부분들에 대해 보이는 자료를 만들고 자재를 주문하는 등의 업무 분담을 했습니다.
고생한 만큼 구석구석 어디 하나 저희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어서 더욱 애정이 가는 집이 되었어요. 자세한 반셀프 시공 과정은 아래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니 궁금하신 분들은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
Concept
- 화이트 우드로 깔끔한 배경
- 소품으로 색깔을 채움
- 아늑하고 문화적인 공간. 책과 하나 되는 집
전실과 현관 Before
기존 전실에는 콘크리트로 된 화단이 있었어요. 벽 상태도 좋지 않았고요. 우선 화단을 철거하고 목공으로 샷시(새시) 하부 쪽 벽을 단열하고 가벽을 쳤습니다.
전실과 현관 After
중문 내부에 있던 신발장을 전실 쪽으로 빼고, 하부 띄움 한 곳에 어둡지 않게 조명을 넣었습니다. 문을 열었을 때 전체적으로 환하고 따뜻한 느낌을 원해서 부드러운 화이트 계열로 타일과, 현관문 색상을 선택했어요.
현관은 앞으로 사진이나 마그넷을 이용해 오고 가는 정이 느껴지는 곳으로 꾸미고 싶어요. 그의 시작으로 아이디어스에서 구입한 액막이 황태도 걸어놨어요. 정말 귀엽지 않나요?
중문 Before
중문 After
아늑한 저희 집의 컨셉에 중심을 잡아주는 중문입니다. 실물이 사진에 전혀 담기지 않네요. 새하얀 공간에 우드톤의 중문이 있으니 무게감이 느껴져요. 현관 쪽에는 스위치가 있는데요, 일괄 소등 스위치입니다. 집에서 나올 때나 들어올 때 스위치 한 번으로 마무리되니 안심되고 편리합니다. 강추!
거실 Before
사진상 오른쪽 벽면에 매립 책장을 만들 예정이라 보일러 컨트롤러를 반대편 벽으로 이동시켰습니다. 그리고 날개벽을 철거하고 거실 확장을 했어요. 확장&단열 부분은 비용이 들더라도 꼼꼼하게 진행하자 얘기했고 우레탄폼으로 단열 시공했습니다.
거실 After
TV 없고 큰 책장이 있는 거실 📘
우선 거실의 컨셉은 확실했어요. 그래서 거실에서 책도 보고, 음악도 듣고, 그림도 그리고, 대화를 나누며 식사도 할 수 있는 진정한 복합 문화 휴식 공간이요. 하지만 가끔 영화를 보거나 넷플릭스를 보기 위해 이동이 용이한 삼성 세로 티비를 사용하여 보지 않을 때는 사이드에 밀어놓고 시선에 닿지 않게 이용 중입니다.
이 책장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의 머리를 모아 노고를 담았는가. 정말 다시 한번 감사드리는 목수님, 도배사님 그리고 이 많은 책을 기쁘게 맞이해준 남자친구 고마워요. 목수님께서 책을 많이 꺼내면 도배가 상할까 걱정하셨는데, 제가 말씀드렸죠... 읽는 게 취미가 아니라 사는 게 취미... 입니다. 하핫
형형색색 책들이 꽂히면 지저분할 것 같아서 미니멀한 효과를 기대하며 칸과 칸 사이의 간격을 넓게 잡았어요. 좀 나은가요?
마루를 제외한 걸레받이, 도배지, 가구 색상이 모두 화이트입니다. 화이트에도 종류가 다양해서 톤이 다르면 부조화스럽기 때문에 하우스텝에 가서 여러 자재들을 비교해 보며 가장 어울리는 색상으로 정했어요. 반셀프는 정말이지 하나하나 발품이지만, 그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를 주는 것 같아요.
천장은 단내림을 해서 시스템 에어컨을 매립했고, 전구색과 주백색으로 간접등을 시공해 기분에 따라 골라 켜보는 재미가 있답니다. 커튼은 생활 암막을 위해 설치했고, 나비 주름을 정갈하게 잡아주는 형상 기억으로 시공했어요. 실제로 보면 재질이 고급스러워서 만족하는 시공 중 하나예요.
6인이 넉넉하게 앉을 수 있는 식탁을 선택했고 이 곳에서 원하던 대로 책도 읽고, 대화하며 식사도 하고, 그림도 그립니다.
닭갈비에 미역국까지 완벽하게 밀키트였지만, "나 요리 잘 하는 것 같애!" (쿵) "요리 천재야!" (짝)
책 정리하던 순간을 잊지 못해요. 나를 때는 이 많은 책들이 가뿐하게 느껴지더니, 정리할 때는 어떻게 분리하나 마음이 가슴이 무거웠던 기억이 나요. 장르별로 잘 구분해서 평소에 슉슉 찾아 읽고 싶었는데, 작가님들의 다양한 뜻을 어떻게 15칸으로 나눠야 하나 하면서 울상이었어요.
답은 역시 내려놓음이더라고요. 내려놓고 "그래 그래, 너네 같이 있자." 했더니 정리가 다 되어있더라고요. 다행히 완벽하진 않아도 슉슉 잘 찾는답니다.
밤에도 참 예쁜 공간이에요. 노란 불빛에 의존해 음악을 들으며 독서를 할 때면, 힘들었던 오늘 하루가 다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어요. 공간의 힘, 그리고 조명의 힘을 다시금 느끼는 순간들이죠.
책장에서 가장 좋아하는 코너는 동물 코너예요. 저희 집 반려견 해로는 제가 가장 힘들 때 찾아와 저희 가족을 제2의 삶으로 데려간 아이랍니다. 말 안 듣고 호강하는 싸가지 공주로 키우겠다는 다짐으로 3년을 함께 해왔는데, 지나온 하루하루가 아까울 정도로 예뻐요. 반려동물과 함께 사시는 분들은 모두 공감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싸가지 공주로 키우겠다는 다짐과는 달리 똑순이로 커서 하바드 보내야 할 것 같아요. 꼭 요를 깔아줘야 그 위에 앉는 걸 보면 공주는 공주죠
제가 좋아하는 거실에서는 많은 것들을 해요. 남자친구와 논의할 게 있으면 펜과 종이를 들고 식탁으로 향하죠. 유달리 맛있는 음식을 해도 식탁으로 향하고요, 집중해서 독서를 하고 싶으면 꼭 식탁에 앉아서 책을 읽어요. 식탁이 중심인 그런 조용한 거실을 가지고 싶었는데, 순간 순간 꿈을 이룬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독서가 잘 안될 때에는 남자친구와 30분 타이머를 맞추고 독서를 해요. 카페에서 공부하는 미묘한 마음이랄까요. 왠지 글이 쏙쏙 눈에 들어오고 속도도 빨라집니다. 끝나면 "나 몇 페이지 읽었다!" 자랑해줘야 제 맛이에요.
살면서 혼자 있는 집에서 잠을 자본 적이 없어요. 헛헛한 마음 달래라며 엄마가 주신 투박한 초록이들이에요. 세련되고 우아한 꽃들보다 왜 저는 이런 정감가고 투박한 것들이 좋은 걸까요?
주방 Before
앞서 말했듯 팬트리와 내력벽으로 좁아 보이는 주방이에요. 애매하게 나 있는 창문은 목공으로 막았고, 최대한 넓고 심플하게 하자는 게 주방의 목표였어요. 하지만 거실 식탁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내력벽으로 인해 주방이 가려져 오히려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점 발견!)
주방 After
주방에 색상이 많이 들어가면 오히려 좁고 복잡해 보일 것 같아서 최대한 한 톤으로 통일했고, 전면 상부장은 제거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고민이 식탁이 거실 창가 쪽에 있어서 동선이 불편하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고민 끝에 냉장고장과 연결해 작은 아일랜드 식탁을 만들었습니다. 간단하게 식사를 할 때 용이해요.
상부장을 모두 제거하고 싶었지만, 수납이 부족할 것 같아 전면만 제거했어요. 그것만으로도 개방감이 느껴지고 깔끔해 보이는 것 같아요.
싱크대 바로 왼쪽에는 삼성 비스포크 12인용 식기세척기를 설치했어요. 보통은 바로 설거지를 하지만, 아침저녁에 사용한 식기류를 모아서 한 번에 돌리기도 합니다. 정수기는 온수 냉수 모두 가능한 제품으로 선택했어요. 남자친구는 냉수만 마시고 저는 미온수만 마시기 때문에 가장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가전이지 않나 싶습니다.
저희는 가스레인지와 인덕션 중 한 치의 고민도 없이 인덕션 제품을 선택했어요. 기능이 좋아지면서 화력도 예전보다 강해졌고, 무엇보다 가스레인지 화구에서 간혹 가스 새는 냄새가 났었는데, 그 점이 없으니 안전함을 느끼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젖은 손으로 화력의 세기를 터치로 조절할 때 오작동이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세탁실 문 앞에는 작은 건조대를 놓고 젖은 수건을 빨래통에 넣기 전 말리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요.
밀키트는 요리인가, 아닌가! 다른 건 몰라도 요린이에게는 너낌 만큼은 요리! 각자 먹을 파스타(밀키트)를 요리했는데, 어이없게도 내 것이 더 맛있네 아니네 하는 눈치싸움이 붙었어요.
냉장고는 주방에서 사용하기 편리한 동선에 위치하되 거실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그래서 Before 사진 속의 창문을 없애고 냉장고장을 배치했습니다. 냉장고는 집의 디자인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용량을 우선으로 선택했어요.
더 큰 용량으로 구입하고 싶었지만 옆에 위치한 아일랜드 식탁 공간이 나오질 않아 4도어·3도어로 구입해 사용 중입니다. 냉장고장 위로는 수납함을 만들어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보관할 예정입니다.
저희는 최대한 깔끔한 디자인을 위해 전자레인지를 빌트인 제품으로 선택했어요. 오븐, 레인지, 그릴, 건조, 발효, 스마트쿡, 홈베이킹 등의 기능이 들어있어 다양한 요리를 편리하게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에어프라이 기능이 없어 에어프라이어는 따로 구입했어요.
레인지 아래에는 밥통을 숨겨두었어요. 콘센트를 따와 오븐과 밥통 코드는 안에서 사용 가능하게 하였고, 레일을 설치해 사용할 때는 꺼내둘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도자기 그릇이에요. 같은 그릇이라도 조금씩 모양과 색깔이 제각각인 모습이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매력적이 않나요? 매끄럽지 않고 오돌토돌한 부분이 있어도 그 그릇만의 매력으로 느껴져서 도자기 그릇은 직접 매장에 방문해 고르게 되는 것 같아요. 소탈하고 정갈한 느낌의 그릇들이라 어떠한 음식이 들어가도 어울린답니다.
자주 쓰는 조리도구들입니다. 아직은 요린이라 딱 필요한 것들만 들어있죠. 요린이지만 벌써부터 느껴지는 찐템이 있다면! katalog의 유리병 오프너입니다. 저처럼 손아귀에 힘이 없으신 분들께 추천드려요. 그리고 트라이앵글의 집게랑 실리콘 터너는 거의 요리할 때마다 손이 가는 것 같아요. 찐템!
아일랜드 식탁에서는 간단하게 라면을 끓여 먹거나, 혼자 밥을 먹을 때 보통 사용합니다.
그리고 하부장을 두 칸 만들었어요. 그 내용은 바로바로 -
짜잔! 왼쪽 하부장에는 공유기를 숨겨두었고요, 오른쪽 칸에는 로봇 청소기가 숨어있어요. 문 하단부 높이를 조절해 로봇 청소기가 다닐 수 있게 했고, 평소에는 숨어서 안 보이니 좋아요.
아일랜드 상판에는 콘센트를 설치했는데, 구석에 설치할 걸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반셀프를 하다 보면 공사 후 이렇게 아쉬운 부분들이 생기는데요, 잘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 공정 때에는 더욱 실용적인 집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다익선. 가족이 늘어나면 짐도 같이 늘어나고, 그렇지 않더라도 살다 보면 짐이 늘 거라는 어른들의 말씀에 수납을 최대한 많이 만들었어요. 허물 수 없는 디귿자 벽에는 장을 만들고, 기존 팬트리에는 선반을 설치해 다양한 생활용품들을 정리해 볼까 합니다.
침실
침실은 너무 하얗기보다는 색이 있는 소품을 넣어 더욱 아늑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이불 커버는 챕터원에서 구입한 건데 개인적으로 저희는 하얀 이불 커버보다는 사용하기에도 편하고 좀 더 몸이 붙는 느낌이 들어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침대는 코코맡 제품인데요. 이탈리아 여행 갔을 때 묵었던 숙소가 'coco places'였어요. 코코맡 제품으로 이루어진 아파트였는데요, 침대에 누워보고 반해서 신혼집 침대 알아볼 때 가감 없이 코코맡으로 향했던 것 같아요. 매트리스 스커트가 가리고 있지만 3단의 매트리스가 안에 레이어드 되어있습니다.
멋있는 소품은 없지만, 저희가 직접 그린 그림들, 가족들과 찍은 사진, 직접 만든 피규어와 책들로 침대를 둘러싸니 마음이 안정되고 우리만의 개성이 보여진다 생각해요. 가끔 사진이나 그림을 쳐다보면 추억이 떠올라 미소가 머금어지는데요, 여러분들의 침대 맡은 어떤가요?
화장대에서는 머리를 말리거나 간단하게 화장을 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요. 서랍 내부의 높이를 다이슨 에어랩 수납을 생각해서 깊게 짰고, 하부장에도 수납을 넣어 공간 활용을 했어요. 하부장의 수납은 위생용품을 쟁여두거나, 개봉하지 않은 화장품들을 넣어두었어요.
밤에는 더 아늑한 침실입니다. 직접 그린 그림도 머리맡에 두고 소품 하나하나 추억이 깃들었어요.
삼성 더 세로 티비는 이동이 편리해서 침대에 가져와 영상을 볼 수도 있어요. 저희는 생방송을 안 보고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기 때문에 니즈를 잘 맞춘 제품이란 생각이 듭니다.
손님방
손님방이라 부르지만 평소에는 남자친구가 게임하고, 저는 피아노를 치는 다용도(?)의 공간이에요. 아직 미완성의 이곳을 앞으로 어떻게 꾸며나가는 게 좋을지 고민 되고 기대됩니다.
+) Bonus! 반셀프 시공과정 및 tip
1. 인테리어 계획
우선 저희가 원하는 인테리어의 컨셉을 알아야 했어요.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는 그 흐릿한 이미지들을 찾아 정리를 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구글, 네이버, 인스타그램, 오늘의 집, Pinterest를 계속 서치하고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모아보세요. 어느 날은 마음에 들어서 저장했던 사진이 마음에 안 들어 삭제하게 되기도 하는데, 나만의 스타일이 명확해지는 순간인 것 같아요.
2. 예산 설정
예산은 무조건 넉넉하게 잡아주세요.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모든 공정에서 가견적보다 높은 견적이 나왔고, 추가 변수들도 있어서 예산 초과됐어요. 가이드라인이 확실하게 있는 게 현명한 것 같습니다.
3. 실측
간혹 직접 방문하지 않고 가견적을 내주시는 업체들이 있는데요, 웬만하면 직접 방문해 주시는 게 정확한 견적을 받는 방법이고, 그게 예산을 계획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실측 때는 사소한 거라도 질문을 드리고, 정확한 니즈를 말씀드리며, 나눈 대화는 꼼꼼히 필기를 해두시거나 문자로 남겨두시는 게 좋습니다.
4. 공사 안내
저희는 확장공사가 있었기 때문에 이웃 주민분들께 일정 부분 이상의 공사 동의서를 받아야 했어요.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자세한 부분은 관리사무소에 문의해 주세요.) 돌아다니며 동의를 받는 것 또한 20-30만원의 비용이 들었기 때문에, [안내문+쓰레기종량제 봉투+젤리]를 포장해 직접 돌았습니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부탁을 드리는 입장이라 남자친구는 힘들어했는데, 저는 괜찮았어요! 성향에 따라 오히려 비용을 투자하는 게 나을 수 있으니 신중히 고민해 보시고 멘탈 관리를 해주세요. 안내문은 추가로 엘리베이터에 부착하고 엘리베이터 보양을 진행하였습니다. 자 이제 정말 공사 시작이네요 :-)
5. 철거&설비
철거와 설비는 견적을 받아도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실측을 오셔서 견적을 내주시는 게 가장 정확하겠지만, 막상 철거해 보니 단차가 안 맞는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견적이 올라갈 수 있는 것이 철거와 설비 부분이라는 점 기억해 주세요. 뭐든지 기초가 중요하죠. 철거가 잘 되어야 후공정에서 추가 견적이 덜 나오기 때문에 시선에 따라 반셀프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라고 보실 수 있습니다.
6. 확장공사 및 단열
저희는 확장 공사를 하면 춥다춥다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확장 공사만큼은 제대로 하자 의견을 나누었고, 핑크아이소와 우레탄폼 중 고민 끝에 우레탄폼으로 전체 단열을 하였습니다. 원래는 목수님께서 단열 부분을 같이 해주시는 게 일반적이지만, 저희는 우레탄폼으로 단열해 주는 업체를 따로 섭외했어요.
7. 시스템에어컨 배관 작업
구축 아파트의 경우 시스템에어컨을 설치할 시 여러 조건들이 따릅니다. 시스템에어컨은 실외기가 크기 때문에 밖에 달 수가 없어 실외기실을 만들거나, 창호가 반창일 경우 앵글을 설치해 위로 올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실외기 위치에 따라 배관 작업을 시공하기 때문에 실외기를 어디다 설치할 것인지 사전에 준비해두시는 게 좋습니다.
추가로 배관 작업 때 에어컨 전기 작업도 같이 진행합니다. 이 작업은 전기 공정에서 진행해도 괜찮지만, 시스템에어컨 업체에서 전기자격증이 있는 업체로 선정한다면 좀 더 저렴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8. 전기 1차
목공 전에 필요한 전기 선들을 옮기거나 따놓는 작업을 합니다. 이때까지 콘센트, 스위치, 조명 위치를 정해서 기사님께 알려드려야 해요. 인덕션 같은 경우 전력 소비량이 커서 전용선을 빼야 한다든지, 콘센트 증설이나 장 내부에 콘센트를 설치하는 등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계획이 되어 있어야 해요. 모든 공정들 중 전기와 목공에서 가장 많은 소통을 했던 것 같아요.
9. 창호
확장을 한 거실은 이중창에 로이유리를 시공했습니다. 외부에 직접 맞닿고, 또 실제로 시청에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이중창이 필요합니다. 어디에 이중창을 할지는 창호 사장님과 의논하여 설치했고, 기본적인 틀은 외부와 창호가 한 방에 맞닿으면 이중창, 혹은 중간에 베란다 등과 같은 공간이 있으면 단일창으로 했습니다. (침실 예외)
실측 때 사장님이 좌/우 창호 중 어떤 걸 열지, 손잡이는 어떤 걸로 할지, 색상 등 디테일한 걸 물어보시니 창호에 대해 공부하시고 사장님과 이야기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카페나 블로그 글을 보면 정리가 잘 되어있습니다. 창호의 종류, 각 브랜드별 창호의 모델, 손잡이 종류 등을 공부해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추후, 시공 당일 직접 현장에 가셔서 창호와 벽 틀 사이에 폼건으로 꽉꽉 채워달라고 요청하시는 것도 팁입니다. 이 부분이 잘 안되어있으면 집이 춥습니다.
10. 목공
인테리어의 꽃이라 불리는 목공. 목공에서는 문, 문틀, 무문선, 중문, 침대 헤드보드, 매립 책장, 평탄화 작업, 후드 자리 보강, 실링팬 자리 보강, 단열 작업, 천장 단내림(시스템에어컨 설치를 위한) 등의 많은 시공을 하실 수 있습니다.
모든 작업 마찬가지였지만, 특히 책장이나 침대 헤드보드는 생활 속의 가구이기 때문에 미리 나의 몸에 맞는 치수를 구상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아이디어가 실현이 되는 순간이 목공인 것 같습니다. 많은 아이디어를 펼쳐보세요.
11. 타일
반셀프를 하면 직접 자재도 공수해야 하는데, 타일을 타일 업체한테 사면 배송비 외에 "양중"이라는 비용이 따로 붙습니다. "양중"이란 아파트 밑에서 작업하는 공간까지 타일을 옮기는 것을 말하는데요, 이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대략 600각 타일 35장에 20만원정도 비용이 추가 예정이어서 저희는 남자 2명이 끼잉끼잉 거리면서 겨우 올렸네요.
또 하나 중요한 점은 타일 작업이 필요한 부분의 미장은 타일러님께 맡겨주세요. 저희는 설비 때 미장을 했었는데요, 타일 크기에 따라 붙였을 때 깔끔한 사이즈가 있을 거라는 걸 간과했더랬죠. 설비에선 그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시공하는 게 당연하고요. 그래서 타일러님께서 참 아쉬워하셨어요.
마지막으로 주방 싱크대 전 타일을 진행하는데, 사전에 가구 업체에 문의하여 타일 붙이는 면을 확인해야 합니다. 타일 시공 당일 준비를 안 해놓아 당황했던 기억이 있네요.
12. 필름
현관문에 필름 시공을 할 계획이시라면, 전문가분의 의견을 듣고 오염이 쉽게 되지 않는 색상을 골라주세요. 저처럼 문이 상전이 되면 생활이 불편해집니다. (참고로 저희 현관문은 크림화이트입니다..)
13. 전기 2차
목공 후 어느정도 집의 형태가 드러났을 때 전기 2차 작업을 합니다.
14. 마루
저희가 고른 마루는 원목마루라서 작은 타격에도 손상이 쉬운 제품이었어요. 그래서 시공 마치고 폴라베니아로 보양 작업을 했습니다. 꼼꼼하게 작업을 해주셔야 다음 도배 시공 때 칼날들이 그 틈으로 들어가 마루를 긁는 대참사가 일어나지 않아요.
15. 도배
도배 전에 퍼티 작업을 하는데, 이때 다음날 도배를 위해서 퍼티가 말라야 하기 때문에 퍼티 전날부터 보일러를 Full로 틀어놔야 합니다.(참고로 저희는 2월 공사였어요) 하지만 저희는 마루 공정 다음날에 도배 공정을 진행했기 때문에 무작정 보일러를 틀어놓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퍼티 작업 오전부터 보일러를 틀어 놓긴 했지만 퍼티가 마르는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습니다. 만일 저희처럼 겨울에 시공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마루와 도배 공정 사이에 이틀 정도의 시간 여유를 두시길 추천드립니다.
거실은 책장을 도배로 마감해야 했기 때문에 디아망 벽지로 시공하고, 방은 개나리 벽지로 시공하여 비용 절감을 했어요. 도배 때, 천정에 나와있는 전선이나 콘센트, 랜 포트 등 벽에 붙어있는 애들을 다 가리고 추후에 다시 구멍을 내는 방식으로 하시는데, 가끔 깜빡하시고 그대로 가리고 간 곳도 있습니다. 도배 전에 콘센트 위치나, 천정 전기 작업에 필요한 전선 등을 사진으로 남기시고 도배 이후에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16. 가구
목공 전과 후로 실측이 두 번 진행됐는데요, 그만큼 사소하고 디테일한 부분의 대화가 필요했던 공정 중 하나였습니다. 정말 이런 것까지 물어봐야 하나? 싶은 것도 물어봐 주세요. 그게 가구 공정이었습니다..
17. 시스템 에어컨 설치
기존 배관 작업 때 만들어놓은 설치 구멍과 꼭 일치해야 합니다. 즉, 목공 작업 때 단내림을 하는데, 배관 작업 때 만들어 놓은 에어컨 설치 위치를 약간 변경하여 단내림 및 설치 구멍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당연히 에어컨이 잘 들어가겠지 했지만, 기존 천장 구멍 위치도 같이 변경해야 하더군요. 다시 사다리에 올라가셔서 기존 천정 철골(?)을 자르시고 구멍을 다시 만드셨습니다. 당시 에어컨 설치기사님의 한숨 소리를 한 20번은 들은 것 같아요.
18. 전기 3차
조명을 설치합니다. 화룡정점이 있다면 목공과 전기 3차, 조명의 날이겠네요. 기존에 모아두었던 전기 물품들이 필요한 때입니다.
19. 입주청소
카페에 유명한 업체를 하려면 미리 예약하시는 게 좋습니다. 저희는 입주까지 시간이 많아 좀 넉넉히 공사 끝난 뒤 2주 뒤로 예약했습니다. 그전에 미흡한 공정이나 추가로 손대야 할 부분을 마무리 지은 것 같습니다.
추가로 각 공정별로 끝난 뒤 나오는 남은 자재들(목재, 타일, 기타 건축폐기물)은 한 번에 모았다가 수거 업체 통해서 한꺼번에 처리했습니다. 마루 공정 전에 한 번, 그리고 입주청소 오기 전에 한 번. 이렇게 총 2번으로 나눠 처리했습니다.
마치며
집꾸미기는 아직도 진행 중이에요. 이런 빈 벽에는 그림이 들어가면 딱 좋을 것 같아서 직접 그려볼 생각이에요. 서툴지만 마음이 들어간 그림은 보기 좋은 것 같아요.
에디터님의 집들이 제안을 받고 새로운 추억이 될 것 같단 생각에 저희 모두 기뻤습니다. 비록 여기까지 정리하면서 쉽지 않음을 느꼈지만, 그만큼 꼼꼼히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테리어에 대해 무지했던 저희가 반셀프를 하겠다며 용어 하나하나 공부하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이 오늘의집 덕분에 더욱 가치 있어졌습니다
반셀프를 계획하시는 독자님들께 모두 용기를 드립니다! 궁금한 부분 아래 댓글 달아주시면 최대한 아는 내용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