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민이 잠입해서 증거 수집, 경찰에 넘겨
[뉴스데스크]
◀ 앵커 ▶
이처럼 텔레그램에 범죄가 판을 치는데, 수사당국이 제 역할을 못 하자 참다못한 시민들이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5월 MBC가 단독보도한 서울대 딥페이크 사건 당시 주범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텔레그램에 잠입한 추적단 불꽃이었는데요.
이번에도 시민이 직접 텔레그램에 잠입해 마약과 성착취, 문서 위조 등 각종 범죄의 증거들을 수집해 경찰에 넘겼습니다.
남효정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대학에서 정보보호학을 전공한 20대 김 모 씨.
김 씨는 최근 범죄가 만연한 것으로 알려진 텔레그램 방 10여 곳에 이용자인 척 잠입해 들어갔습니다.
[김 모 씨/텔레그램 이용자 (잠입 추적)] "텔레그램 방에서 범죄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해서) 링크를 수집해서 들어가기 시작을 했고요."
각 대화방의 참여자는 최대 1만 5천 명.
이곳에서는 범죄와 관련된 노골적인 대화가 수시로 오갔습니다.
마약을 판다는 이에게 메시지를 보내자 곧바로 돌아온 답장.
케타민 1그램을 구한다는 얘기에 그 마약은 품절이라며 다른방 링크를 보내왔습니다.
링크를 타고 들어가자 곧바로 주문 양식과 연락할 아이디가 전달됐습니다.
[김 모 씨/텔레그램 이용자 (잠입 추적)] "매일매일 마약 얘기해요. 마약이 그냥 깔려 있고 그 위에 성매매, 무기 어쩌고 뭐 그런…"
지인의 사진을 불법 영상물과 합성해 배포하는 딥페이크 성착취 범죄도 여전했습니다.
언론 보도나 정부의 강경 대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피해자의 이름, 주소 등 신상정보가 무차별 공유됐습니다.
[김 모 씨/텔레그램 이용자 (잠입 추적)] "지인 능욕방, 교사 능욕방, 학생 능욕방…이런 것만 공유하는 방이었어요."
보이스피싱에 이용되는 대포폰과 대포통장 판매에, 각종 자격증, 증명서 등 문서 위조 대행까지.
온갖 범죄가 24시간 자유롭게 거래되는 범죄 백화점이었습니다.
[김 모 씨/텔레그램 이용자 (잠입 추적)] "4시간이면 메시지가 1만 개가 넘게 쌓여요. 2만 개, 3만 개 이렇게 쌓이고 있고. 한 방마다 그렇게 쌓여버리니까 다 읽으려면 많이 힘들죠."
이런 무법천지를 가능하게 한 건 수사당국에 절대로 잡히지 않을 거라는 굳은 믿음이었습니다.
[김 모 씨/텔레그램 이용자 (잠입 추적)] "'XX들이 어떻게 우리를 잡냐' '너네 나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경찰 있으면 나와 봐' '절대로 재판장에 갈 일이 없다'…확신을 하고 있어요 이분들은."
텔레그램에 잠입해 수백 장의 캡처 사진과 대화방 주소를 모은 김 씨는 이달초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TF가 설치된 서울경찰청에 자료를 넘겼습니다.
[김 모 씨/텔레그램 이용자 (잠입 추적)] "'너희는 언제든지 사법망에 의해서 처벌받을 수 있고, 너희를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라는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수사당국이 텔레그램 수사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사이 잇따라 시민들이 나서고 있는 상황.
경찰은 김 씨로부터 전달 받은 자료를 토대로 범죄혐의를 집중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영 / 영상편집: 송지원 / 자료조사: 최은지, 송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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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박주영 / 영상편집: 송지원
남효정 기자(hjh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36397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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