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Interview] 엄사코 아카데미 안창하 대표

이야기의 끝엔 늘 진심이 있다

말 한마디에 성격이 묻어나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를 부르는 것만으로도 어떤 느낌인지 짐작되는 사람. 이번 ‘더그아웃 인터뷰’의 주인공 엄사코 아카데미 안창하 대표가 그렇다. 야구가 전부였던 시절을 지나, 또다시 야구가 전부인 나날을 보내는 그. 아카데미에선 학생들의 눈높이를 먼저 헤아리고, 친구들과 만나서는 그들의 마음에 조용히 발을 맞춘다. 선을 넘지 않으면서 거리를 좁히는 법을 알고, 한없이 즐거운 분위기에서 묵직한 진심을 건넨다. 무겁지 않게 다가오지만, 결코 가볍게 지나가지는 않으며, 부드러운 말투에 단단한 마음이 새어 나오는 이를 그 누가 미워할 수 있으랴. 우리가 듣고자 했던 건 바로 그런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였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Jiin Lee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를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해요. (4월 2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저는 엄마, 아빠들이 사랑해 주시는 야구 코치 안창하입니다.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고요. 선수들뿐 아니라 학부모님들과도 소통하면서 야구를 즐겁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어요.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때 어땠나요?
처음엔 “내가 왜?” 싶었어요. 스스로 유명한 사람이라고 여긴 적도 없고, 누가 제 이야기를 궁금해할까 싶었거든요. 그래도 저를 긍정적으로 봐주셨다는 게 감사했고, 또 설레기도 했어요. 제가 하는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격적으로 야구의 계절이 다가와 바빠졌을 텐데 근황이 어떤가요?
동계 훈련을 마치고 시즌에 들어가면서 굉장히 바빠졌어요. 비어 있는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계속 수업하고 있죠. 쉬는 날이 수요일 하루인데, 그마저도 급할 때는 수업을 합니다. 그렇지만 더 질 좋은 수업을 위해서는 저도 쉴 때 쉬어야 한다는 스타일이라, 웬만하면 휴무일을 지키려고 해요. (쉬는 날엔 보통 뭘 하며 시간을 보내요?) 보통 스케줄이 있어요.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처럼 수업 외에도 다른 일이 꼭 생기더라고요. 아니면 바빠서 미뤄뒀던 일을 하죠. 요즘은 영상을 제작하는 데 시간을 많이 써요. 수업 내용을 영상으로 다 찍고 편집해서 학생들이 복습할 수 있도록 보내주거든요. 365일 일하고 있다고 보시면 돼요.

#엄사코

‘엄사코(엄마, 아빠들이 사랑해 주시는 코치)’라는 이름이 독특해요. 어떻게 짓게 된 건가요?
원래는 딱히 이름이 없었어요. 6~7년 전까지만 해도 그냥 ‘코치님’이라고 불렸는데, 학부모님들께서 저를 되게 좋아해 주셨어요. 그래서 ‘학사모’로 할까 하다가 최종적으로 ‘엄사코’가 됐어요. 학부모님들과 편하게 소통하면서 신뢰를 쌓고 있다는 뜻이라 저도 애정을 가진 별명입니다.

주변에 ‘엄사코’라고 소개했을 때 반응은 어땠어요?
처음엔 다 웃었죠. 무슨 뜻인지 물어보는 사람도 많았어요. 바꾸라는 의견이랑 괜찮다는 의견이 분분했는데 제 뜻대로 밀고 나갔어요. 이제 학생들은 ‘사코쌤’이라고 불러요. 오전에 중학교에 SC(Sports Club) 수업을 하러 가도 애들이 그렇게 부르고요.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초심을 잃지 않고 같은 자리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함께하겠다’라고 적어뒀더라고요. 코치 안창하의 초심은 어떤 건가요?
모든 사람에게 초심이란 비슷하지 않을까요? 시간이 지나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변하잖아요. 하지만 저는 처음 야구를 가르칠 때 가졌던 마음을 계속 지켜가고 싶어요. 열심히 하는 태도,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겠다는 다짐. 그게 제게는 초심이에요.

그런 초심과 이어지는 교육 철학이 따로 있나요?
아직 결혼은 안 했지만, 만약 이 학생이 내 자식 혹은 친동생이라면 어떻게 가르칠지를 항상 고민하며 지도해요. 처음엔 단순히 노하우나 경험을 전달하는 게 맞을지 고민했는데, 관점을 바꾸니 지금 이 학생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확실히 보이더라고요. 그런 점을 학부모님들도 좋게 봐 주시고요. 학생들도 제 말을 더 잘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엄격한지, 다정하고 부드럽게 대하는지 궁금해요.
섬세하게 다가가려는 편이에요. 디테일을 찾으려다 보니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일 때도 있지만요. 수업하면서도 학생들이 뭘 원하는지 파악하고, 편하게 이야기 나누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해요.

부모처럼 혹은 친한 형이나 오빠처럼 다가가는 편인가요?
맞아요. 수업하면서 학생들이 뭘 원하는지 항상 파악하려 해요. 눈높이를 맞춰서 같은 시선으로 야구를 보려고 하거든요. 그러다 보면 대화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수업도 훨씬 원활해져요. 저는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걸 정말 중요하게 여기거든요. 그런 부분이 다른 코치님들과는 조금 다른 지점이라고 봐요. 그래서인지 학생들이 제게 더 편하게 다가오는 느낌이에요.

개인적인 고민을 털어놓는 학생들도 있겠어요.
그럼요. 멘토스러운 느낌으로, 학교에서는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저한테 털어놓는 친구들이 있어요. 물론 학교가 불편한 곳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저와는 좀 더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있으니까 스스럼없이 지내는 듯해요.

‘사코쌤’ 말고 다른 별명도 있나요?
연예인 닮았다는 얘기도 듣긴 하는데 별명은 딱히 없네요. 학생들은 보통 그냥 “MZ 같아요”, “우리 마음을 잘 알아줘요” 이런 얘기를 더 자주 하죠. 아, 어떤 학부모님께서 국회의원 중에 장경태라는 분이랑 말투가 비슷하다고 하는데 혹시 아세요? 나중에 한번 찾아 보세요. (웃음)

다양한 연령대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연령대별로 접근법도 다르겠어요.
말투부터 지도 방식까지 전부 달라요. 어린 친구들에겐 최대한 재밌고 쉽게 다가가려고 해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짧으니까 너무 길게 설명하기보다는 몸으로 느끼게 하는 쪽으로 가고요. 고등학생들은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을 시기라, 기술적인 조언뿐 아니라 멘탈이나 루틴에 관련해서도 자주 대화하는 편이에요. 같은 야구라도 시기에 따라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게 다르거든요.

학년별로 받아들이는 방식도 다르겠죠?
초등학생들은 나이가 나이인지라 너무 자세하게 설명하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쉽게 풀어서 설명해 줘요. 중학생은 사춘기가 온 친구들도 있어서 최대한 즐겁고 편하게 수업하려고 해요. 초중고를 각각 1, 2, 3학년이라고 보면 편하겠네요. 고등학생들은 코칭의 메인이 된다고 할 수 있겠죠. 제가 하는 말을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니까 또 그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고요. 이 모든 과정에서 서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난다고 생각해요.

스포츠 클럽 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고요.
외부 강사로 초청을 받아 정규 체육 수업 시간에 들어가고 있어요. 학생들이 원하는 종목을 신청하면 그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는 거예요. 티볼, 풋살, 농구, 배드민턴, 탁구, 소프트볼처럼 다양한 종목이 있고요. 일반적인 체육 수업에서 하는 것들과 조금 다르죠. (학생들 반응은 어때요?) 엄청나게 열광해요. 제가 제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웃음) 인기도 없진 않고요. 거의 ‘인싸’죠.

학생들이랑 찍은 영상을 SNS에 업로드하기도 하더라고요. 금세 친해지는 편인가요?
성격이 워낙 외향적이라, 하루만 옆에 있어도 금방 친해져요. 학교 가면 애들이 “사코쌤!” 하면서 뛰어와요. 그러다 보니 영상도 자연스럽게 찍게 되고요. 일반 학교 선생님들과는 조금 차이가 있긴 한데, 그래도 딱 교생 선생님 느낌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잘생기진 않았지만, 편하게 다가올 수 있는 느낌이요.

쉬는 날이나 수업을 안 할 때 학생들과 연락한 적도 있어요?
요즘은 워낙 바빠서 자주는 아니지만, 쉬는 날이면 밥 사달라고 연락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그럼 밥도 먹고, 같이 시간도 보내죠. 학생들이랑 함께 있으면 덩달아 젊어지는 기분이어서 저도 재밌어요. (10대 학생들과 말이 잘 통해요?) 그럼요. 사실 요즘 10대들도 알 거 다 알고, 말도 진짜 잘해요. 궁금한 것도 적극적으로 물어보고요. 중요한 건 그들의 시선에 제가 얼마나 맞춰줄 수 있나를 고려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애들이 안 따라오거든요. 제가 나름 그 조율을 잘하는 편이지 않나 싶습니다.

아무리 아이들과 가까워도 지도자로서 어려운 순간이 있죠?
아무래도 학생들에게 뭔가를 조언해도 그게 실력으로 잘 안 따라올 때가 힘들어요. 분명히 필요한 걸 얘기해줬는데, 퍼포먼스로 안 나타날 때. 그럴 때가 제일 어렵죠.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요?) 딱 그 반대요. 알려준 내용을 아이가 잘 흡수해서 실전에서 보여줬을 때 정말 벅차고 뿌듯하죠. ‘내가 잘 가르쳤구나’보다도 ‘아, 이 친구가 진짜 해냈구나’ 싶은 마음이 더 커요.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배운 게 있다면요?
이해하기 나름인데요.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그 사람을 한 번 더 보게 되잖아요. 학생들이랑 이야기할 때도 ‘아, 너는 그런 생각이구나’, ‘네가 이런 의도로 이런 행동을 했구나’라는 걸 느낄 때가 있거든요? ‘유년기의 나는 이랬는데, 너는 다르구나’ 하고 또 하나 배웠다 싶어요. (일체화가 되는군요.) 그렇죠. 마음속에 들어가 보는 느낌? 그러면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책이 눈에 보이기도 해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나요?
모든 학생 하나하나가 다 기억에 남아요. 누구 하나가 더 낫고, 더 예쁘고 그런 건 없어요. 다 똑같아요. 전부 다 기억하고 있고요. (진짜 부모님처럼 말하네요.) 진심이에요. 그렇게 해야 서로 믿음이 생기고, 신뢰가 생기고, 함께 나아갈 수 있어요. 누구 하나를 더 편애한다거나 예뻐할 수는 없어요. 정말로요.

스승의 날이나 생일을 학생들이 챙겨 준 적도 있나요?
저는 그런 날이면 보통 의미를 ‘누가 가장 먼저 연락을 주느냐’에 두고 있어요. 카톡이 자주 오는데,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은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많고, 늦게 하거나 깜빡하죠. 고등학생들은 아무래도 기념일을 더 잘 챙기니까 연락을 해 줘요. 그럼 저는 선착순 10위권까지만 딱 기억해요. 그 이후로는 “늦었어~” 하고, 앞에 누가 먼저 했는지 알려줘요. “너 지금 몇 번째야~” 이런 식으로 얘기해 주고, 좀 재치 있게 넘어가죠. 그럼 애들이 다음 스승의 날이나 생일에 서로 먼저 보내려고 하더라고요. (웃음)

#베스트프렌드

LG 트윈스 홍창기, 두산 베어스 조수행과는 대학 동기이자 지금도 정말 친한 친구잖아요. 오늘 인터뷰하게 됐다고도 말했어요?
창기랑은 전화로 얘기했어요. 수행이한테는 카톡으로 했고요. 창기한테는 “나 섭외 와서 나가기로 했어”라고 말했더니, 그 특유의 말투로 “네가 왜?”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말투 뭐야? 다시 말해봐” 그랬죠. 창기는 “그냥 물어본 거잖아. 왜~”라면서 자기는 최대한 다정하게 했대요. 근데 맞아요. 창기 딴에는 최대한 다정하게 말한 거예요. 제가 다시 “섭외 연락이 와서, 나가게 됐어”라고 하니까 조언해 줬어요. 저더러 원래 그런(?) 거 즐기니까 잘 얘기하고 오라고 말해 주더라고요.

스프링캠프로 떠나기 전에 셋이 여행을 다녀왔잖아요. 누가 주도한 거예요?
오래전부터 버킷리스트처럼 셋이서 여행 가고 싶다고 말해 왔거든요. 대학교 졸업하고 각자 생활하면서 시간이 안 맞았는데, 30살 지나고 나서 “우리 진짜 한번 놀러 가자”하고 한번 말이 나온 적이 있어요. 근데… 둘 다 적극적이진 않아서, 제가 먼저 이번에야말로 여행 가자고 얘기를 꺼냈죠. 사실 창기나 수행이도 속으로는 진짜 가고 싶었을 텐데, 괜히 말을 안 하고 있는 게 좀 답답하잖아요. 제가 정리하니까 바로 “오케이!” 하더라고요. 비시즌이었고, 저도 시간을 내서 다녀왔어요.

여행 코스나 일정도 직접 정했어요?
남자 셋이 모이니까 “이렇게 가자, 뭘 하자”라고 말만 하면 수행이는 “너네가 정해, 다 맡길게” 이런 식이에요. 그럼 또 홍창기가 옆에서 “그래, 난 이런 거 아무것도 못 해. 너희 둘 믿을게” 그러고요. 둘 다 “믿을게” 이러니까, 결국 제가 정해서 가게 돼요. (현지에서는 괜찮았어요?) 의외로 창기가 길도 잘 찾고, 일본에서 잘 움직이더라고요. 전 일본에 자주 가는데도 가끔 헷갈리거든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있었나요?
오사카에 한국 분들이 진짜 많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창기랑 수행이는 사진 찍어달라는 요청도 받고, 사인도 해 드렸어요. 그래서 제가 “나는 왜? 나도 중간에 있었는데, 왜 나한텐 사인 안 받아? 내가 센터인데?” 이러면서 장난쳤죠. (웃음)

브이로그도 그렇고, 만날 때마다 네 컷 사진도 꼭 찍더라고요.
보통은 제가 먼저 찍자고 하지만, 애들이 거부하지 않아요. 처음 사진을 찍자고 했을 때도 잘 따라오더라고요. 대학교에 다닐 때부터 사진을 자주 찍는 편이었거든요. 서로 모여서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요.

다툰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들었어요. 비결이 뭔가요?
결이 맞는 사람끼리 있다 보니까, 굳이 싸울 일이 없어요. 서로 잘 맞춰주고, 할 말만 딱 하는 편이에요. 그냥 팩트만 얘기하고, “말투 뭐야” 하고 웃고 넘어가고요. 학생 시절부터 그랬어요. 다른 친구들이랑은 싸운 적도 있었는데, 이상하게 이 둘하고는 그런 게 없었어요.

조금 낯간지러울 수는 있겠지만, <더그아웃 매거진>을 통해 두 친구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음… 그냥 간단하게 얘기하고 싶어요. 앞으로 내가 전화하거나, 우리 만날 때 조금만 더 살갑게 대해 줬으면 한다. 그리고 앞으로 조금 더 편하게 대해 줬으면 좋겠어. 이렇게만 얘기해도 아마 둘은 잘 이해할 거예요.

#안창하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심히 운영하고 있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처음에는 수업한 걸 학생들에게 다시 보여주기 위해서 시작했어요. 영상으로 찍어서 보내 주면, “네가 이런 결과물을 만들어 냈잖아. 그러니까 다시 해 보자” 이런 메시지를 줄 수 있거든요. 학생들에게 큰 피드백이 되고, 자신감을 키워주는 데도 도움이 돼요. 또, 저 스스로에게도 의미 있는 기록이 되더라고요. 지금이 제일 젊은 날인데, 모든 순간이 너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순간을 차곡차곡 기록해 두는 게 습관이 됐어요. 시간이 날 때 옛날 영상을 꺼내 보면 그날의 공기, 감정, 분위기까지 다 떠오르잖아요.

프로 무대에 올랐던 경험도 있어요. 준비 과정부터 선수 시절에 이르기까지, 기억에 남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프로의 세계 속에서 오래 있지 못했던 건 조금 아쉬워요. 가진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늘 마음 한편에 남아 있어요. 특히 포지션을 여러 번 전향했던 게 가장 후회돼요. 하나의 포지션에서 오래 해 봤으면 더 나았을 텐데,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하고 또 자릴 바꾸는 걸 반복했거든요. 그런 변덕스러운 선택들이 지금 돌이켜 보면 아쉬움으로 남아요. 그래서 포지션 전향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는 우선 자기가 할 수 있는 자리에서 끝까지 해 보라고 말해요. (만약 돌아간다면 포수와 투수 중 어떤 선택을 할 거예요?) 저는 포수를 끝까지 했을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해 왔던 포지션이거든요.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뭔가요?
어릴 적부터 가르치는 일에 대한 꿈이 있었어요. 나중에 학생들을 지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늘 있었거든요. 제2의 인생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 왔고, 제 방식대로 저만의 색깔을 가진 교육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카데미를 시작하게 된 거예요.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고, 서로 다른 상황 속에서 성장하는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었어요.

여러 경험을 해 왔으니 학생들을 가르칠 때 특히 신경 쓰는 부분도 있겠네요.
수업할 땐 ‘느낌’이라는 표현을 자주 써요. 단순히 “이건 이렇게 해”가 아니라, “넌 어떤 느낌이야?”, “이게 더 편해?” 같은 식으로 묻죠. 예를 들어, 어떤 동작을 알려주고 나면 “이게 편했어, 불편했어?”를 물어요. 그 느낌이 본인의 몸에 맞는지, 아닌지를 먼저 확인하는 거예요. 지도자분들이 자신이 해왔던 방식을 유일한 정답이라 여기고 그대로 가르치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보다는 학생의 성향을 먼저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방법을 찾아요. 느낌을 묻고, 거기서 방향을 잡아주는 식이에요.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하다 유소년 감독을 거쳐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잖아요. 지도자 이후의 목표도 생각해 본 적 있어요?
지금은 저를 찾아주시는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이 계시기 때문에 이 일에 집중하고 싶어요. 제가 몸이 진짜 안 좋아져서 공도 못 던지고, 움직이기 힘들어지기 전까지는 계속 이 일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지금도 틈틈이 운동하면서 몸을 잘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오늘 인터뷰 어땠나요? 소감이 궁금해요.
제게 가장 젊은 날 중 하나로 기억될 듯해요. 사실 이렇게 공식적인 인터뷰는 조금 부담도 됐는데, 그래도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질문을 워낙 잘해주셔서 저도 제 얘기를 자연스럽게 풀 수 있었어요. 뜻깊은 하루로 남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함께해 주신 독자분들께도 감사합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5년 169호 (5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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