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과 즐겁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는 법 外[신간]

2022. 11. 30.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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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부정론 깨기, 증거보다 존중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과 즐겁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는 법〉
리 매킨타이어 지음·노윤기 옮김·위즈덤하우스 2만2000원



지구는 둥글지 않고 평평하다. 이런 주장을 진지하게 믿는 이들이 놀랍지만, 존재한다. 기후변화는 사기에 불과하다거나 백신은 몸에 해롭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복잡한 우주와 생명체를 누군가 설계했다는 ‘지적 설계론’을 신봉하는 이도 있다. 모두 과학부정론자에 속한다. 과학부정론은 “실제는 아무것도 아닌 주장을 합리적인 논쟁이나 정당한 토론처럼 보이도록 수사학적 전술을 사용하는 일”을 말한다. 과학부정론을 지탱하는 뿌리는 확증편향이다. 자신의 신념을 뒷받침하는 증거만 편향적으로 선택하면서 신념에 반하는 증거는 거부한다. 근거 없이 추측에만 기대는 음모론도 큰 영향을 준다. 지구 평평론자들은 “달 착륙은 없었고, 할리우드 세트장에서 촬영했다”고 주장하거나 “우주에서 촬영한 사진들은 포토샵으로 조작한 것”이라고 말한다. 가짜 전문가에 의존하고, 모든 완벽한 증거가 나오기까진 아무것도 알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20년 가까이 탈진실 시대의 과학적 소통을 연구해온 철학자다. 그는 과학을 부정하고, 이성적 대화를 거부하는 이들을 바꾸려면 먼저 그들과 직접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서 여러 유형의 과학부정론자들과의 대화에 나섰다. 그 결과를 이 책에 정리했다. 책에서 과학부정론자였다가 전향한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을 믿어준 단 한 사람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이 음모론에 빠지기 쉽다. 그들은 과학부정론자 집단 안에서 소속감을 느끼면서 하나의 종교처럼 믿어버린다. 증거를 토대로 한 과학적 논쟁은 이들의 생각에 실제로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자신과 자기가 속한 집단이 부정당한다는 생각에 더 강하게 저항한다. 과학부정론자의 마음을 얻는 유일한 해결책은 존중과 배려가 가득한 자세로 진지하게 대화하는 일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경제 뉴스가 그렇게 어렵습니까?
이상민 지음·빨간소금·1만6000원



경제 분야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경제 용어를 정확히 알고, 항상 질문하며 읽는 습관을 길러야 경제 기사를 보는 안목이 생긴다고 말한다. 경제 기사를 비판적으로 읽고 감시할 수 있는 시민이 늘어날 때, 정부 정책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노동자 없는 노동
필 존스 지음·김고명 옮김·롤러코스터·1만6000원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꿀 주역처럼 여겨지는 시대다. 그 뒤에는 인공지능이 학습할 데이터에 이름을 붙이는 불안정한 지위의 노동자들이 있다. 저자는 세계 곳곳에 흩어져 필요할 때마다 동원되는 ‘미세노동’의 실태를 고발한다. 더 공정한 노동을 보장받을 방법을 모색한다.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
김수아 외 지음·컬처룩·1만7000원



혐오와 차별은 서로 다른 문화와 집단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서 기인한다. 저자들은 혐오와 차별의 문제를 문화 다양성 관점에서 접근한다.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사회를 만드는 문화적 다양성은 혐오에 대응하는 실천과 인식 개선 노력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고 말한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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