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만나려고” 자전거로 7개월 1만3000㎞ 달린 중국 열성팬

호날두와 '1분 만남' 극적 성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직접 만나기 위해 7개월 동안 자전거로 1만3,000㎞를 달린 중국 청년 공씨가 지난 20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호날두를 직접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SCMP 캡처

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직접 만나기 위해 중국에서 사우디아라비아까지 7개월 동안 자전거를 타고 달린 20대 열성팬이 세계적 화제에 올랐다. 포르투갈 출신인 호날두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구단 알 나스르 FC에서 뛰고 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동부 안후이성에 거주하는 20대 청년 공(24)씨가 자전거로 7개월 동안 1만3,000㎞를 달려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했고 호날두와 극적인 ‘1분 만남’이 성사됐다고 보도했다.

공씨는 지난 2월 호날두의 부상으로 중국에서 예정된 알 나르스 FC와 중국 프로축구팀과의 친선 경기가 취소되자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이번 여정을 계획했다. 당시 호날두는 “중국은 내게 제2의 고향과도 같다”며 중국 팬들을 달랬다.

자전거로 1만3,000㎞를 이동한 공씨가 이번 여정을 위해 챙긴 건 휴대폰 보조배터리 2개와 조리도구, 텐트와 옷가지뿐이었다. 3월 19일 안후이성을 출발한 그는 그는 수도 베이징을 거쳐 카자흐스탄, 조지아, 이란, 카타르 등 총 6개국을 경유했고 번역 앱을 이용해 현지인들과 소통했다. 8월에는 고열로 길거리에서 쓰러져 아르메니아 현지 병원에 이송되는 일도 있었다. 공씨는 SCMP에 “이번 여정을 통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고 성숙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험난한 여정 끝에 그는 지난 10일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했지만 당시 호날두는 유럽에서 경기 중이었다. 그의 사연을 들은 알 나스르 FC 구단은 공씨에게 호날두와 1분 만남을 주선하겠다고 약속했고, 열흘 뒤 만남이 성사됐다. 꿈에 그리던 슈퍼스타를 직접 만나 악수와 포옹을 나눈 그는 호날두의 이름과 등번호, 친필 사인이 새겨진 유니폼을 선물로 받았다.

호날두와 함께 있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그는 “나의 영웅을 만났다. 다음 행선지는 호날두의 고향인 포르투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호날두 옆에서 침착한 표정을 한 그의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호날두가 바로 옆에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침착한가?”라는 반응을 보였고 이에 그는 “침착한 게 아니라 머리가 완전히 텅 비어있던 것”이라고 답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