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의지 42억원, 노시환 307억원. KBO 역대급 고액 계약자들이 시즌 초반부터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 양의지는 규정타석 충족 타자 중 타율 꼴찌, 노시환은 삼진 1위. 팬들 사이에서는 "돈 아까워 죽겠네"라는 탄식이 흘러나온다.
양의지, 오타니보다 연봉 많은데

아이러니한 사실이 있다. 양의지의 2026시즌 연봉 42억원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실수령 연봉보다 많다. 오타니는 10년 7억 달러(약 1조원)라는 천문학적 계약을 맺었지만, 97%를 계약 종료 후 받는 지급유예 조항을 적용해 올해 실제로 받는 금액은 200만 달러(약 29억원)에 불과하다.
KBO 연봉킹 양의지가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오타니보다 13억원 더 많이 받는 셈이다. 그런데 성적은 정반대다. 오타니는 WBC에서 MVP급 활약을 펼치며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양의지는 시즌 초반부터 침묵하고 있다.
29타수 2안타, 타율 0.069

6일 현재 양의지의 성적은 처참하다. 타율 0.069(29타수 2안타)로 규정타석을 채운 74명의 타자 중 꼴찌다. 2개의 안타 중 장타는 단 하나도 없고, 아직까지 타점도 올리지 못했다.
개막 첫 3경기에서 14타수 무안타로 시작한 양의지는 1일 삼성전에서 시즌 첫 안타를 신고했지만, 이후 4경기에서도 12타수 1안타에 그쳤다. 지난해 타율 0.337로 타격왕에 등극했던 타자가 맞나 싶을 정도다.

양의지는 2022년 두산과 4+2년 최대 152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는데, 계약 후반으로 갈수록 연봉이 늘어나는 구조라 올해 42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연봉을 받게 됐다. 26억원이 인상되며 KBO 역대 최고 상승액까지 기록했지만, 정작 방망이는 잠들어버렸다.
노시환, 삼진 307개 페이스

노시환도 마찬가지다. 올 2월 한화와 11년 307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KBO 역대 다년 계약 수입 1위에 올랐다. 10년 이상 장기 계약도 KBO 최초였다.
그런데 현재 타율 0.184(38타수 7안타)로 부진하다. 지난해 32홈런으로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홈런을 쏘아올렸는데, 올해는 아직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내지 못했다. 삼진은 16개로 리그 최다 '불명예 1위'에 올라 있다.

8경기 16삼진이면 경기당 평균 2삼진이다. 이 페이스로 144경기를 뛴다면 시즌 288삼진이 나온다. 307삼진에는 살짝 못 미치지만, 조금만 더 삼진을 당하면 산술적으로 가능한 숫자다. "307억 받더니 삼진도 307번 당할 기세"라는 팬들의 자조가 허언이 아닌 셈이다.
소속팀도 하위권

고액 연봉자들의 부진은 팀 성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의지의 두산은 2승 1무 5패(승률 0.286)로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고, 노시환의 한화도 3승 4패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다. 양의지는 지난해 타격왕, 노시환은 지난해 9월 이후 타율 0.378 7홈런 22타점으로 폭발한 전례가 있다. 오랫동안 꾸준히 제 몫을 해낸 선수들인 만큼 시즌이 진행될수록 제자리를 찾아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팬들의 기대치가 큰 만큼 부진이 길어지면 비난도 커질 수밖에 없다. 부진할수록 더 주목받는 게 고액 연봉자의 숙명이다. 양의지 42억, 노시환 307억. 값비싼 몸값만큼 빠른 반등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