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부부, 원래 ‘아동학대’ 얘기 전혀 없었다”…특수교사, 녹취록 공개

김수연 2024. 10. 1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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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툰 작가 주호민씨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특수교사 측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1심이 증거로 인정한 녹음파일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항소6부(신우정 유재광 김은정 부장판사) 심리로 전날 열린 특수교사 A씨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 첫 재판에서 변호인은 "1심은 피해자 모친이 아동학대를 확인하기 위해 (수업내용을) 녹음한 것이기 때문에 그 정당성을 인정했으나, 이 전제가 틀렸다는 입증자료로 전날 녹음 파일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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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민 아들 ‘정서학대’ 법적 공방
교사측, 사건 이틀 뒤 회의녹취록 제출
웹툰 작가 주호민씨(왼쪽)와 주씨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 뉴시스
 
웹툰 작가 주호민씨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특수교사 측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1심이 증거로 인정한 녹음파일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 이틀 뒤 주씨 부부가 참석한 학교 회의 내용이 녹음된 녹취록을 제출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항소6부(신우정 유재광 김은정 부장판사) 심리로 전날 열린 특수교사 A씨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 첫 재판에서 변호인은 “1심은 피해자 모친이 아동학대를 확인하기 위해 (수업내용을) 녹음한 것이기 때문에 그 정당성을 인정했으나, 이 전제가 틀렸다는 입증자료로 전날 녹음 파일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A씨 변호인은 지난 16일 재판부에 2022년 9월15일 주씨 아들인 피해 아동 B군과 관련한 학교 회의 내용이 녹음된 녹취록을 제출했다. A씨의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 뒤 열린 회의라는 게 변호인 설명이다. 이 회의에는 A 교사와 주씨 부부, 교감 등이 참석했다. 녹음은 약 1시간43분간 이뤄졌다.

변호인 측은 “(A씨 공소사실 사건과 별개의 사안으로 열린) B군의 분리 조치에 대한 회의가 (2022년 9월)15일 열렸는데, 그때 아동 학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1심 판결문을 보면 피해 아동 학대 정황 확인을 위해 당시 상황을 피해자 측이 녹음한 것으로 녹음파일 증거능력에 정당성이 있다고 한다”며 “1심 판결대로 학대 정황이 있어 13일 녹음이 이뤄졌다면, 15일 녹음에 학대 언급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심 재판부의 녹음파일 증거능력 인정 전제 사실이 틀렸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새롭게 제출된 증거 관련 검찰 측 의견을 받고, 변호인과 검찰 모두에 구두변론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내규에 의해 확인하고 기회 주는 것이 맞다. 변호인이 이를 확인하고 의견 진술할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17일 수원지법 앞에서 열린 5개 교원단체 협의회 기자회견. 연합뉴스
 
A씨는 2022년 9월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씨 아들(당시 9세)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하는 등 피해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주씨 측이 아들에게 녹음기를 들려 학교에 보낸 뒤 녹음된 내용 등을 기반으로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재판에선 ‘몰래 녹음’의 증거능력이 쟁점이 됐다. 1심은 문제가 된 녹취록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한 것이라 위법수집 증거에 해당한다면서도 이 사건의 예외성을 고려해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A씨의 정서 학대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을 내렸다. 검찰과 A씨 측은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의 다음 재판은 내달 19일 오후 5시에 열린다.

한편 전날 A씨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수원지법 앞에서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실천교육교사모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노동조합연맹 등 5개 교원단체 협의회 소속 2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녹음 자료의 증거 능력을 배제하고 정서 학대의 구성 요건을 명확하게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현재 학교 현장에서 정서적 아동학대와 관련, 교사들이 이해할 수 있는 명시적 기준이 없어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며 “2심 재판부는 오심을 바로잡고 교육 현장에서마저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잘못된 현실에 대해 경종을 울려달라”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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