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홍해 요충지 장악 직후 미국과 비공개 회동···미국 선박 공격 의도 없어”

박은경 기자 2026. 9. 16.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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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예멘 알자우프주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 측 전투원들이 후티 측과 교전을 벌이는 모습. AFP연합뉴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 연안의 전략적 요충지를 장악한 직후 미국 측과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당국자들이 지난 주말 오만 수도 무스카트의 미국 대사관에서 후티 반군 대표단과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동은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세력을 몰아내고 항구도시 모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페림섬 등 홍해 연안의 전략적 요충지를 장악한 지 며칠 만에 이뤄졌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후티 측은 회동에서 미국 당국자들에게 미국 선박을 공격할 의도가 없으며, 2025년 미국과 체결한 휴전 합의를 계속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예멘 출신 소식통 1명은 후티 측이 사우디 선박을 제외하면 이스라엘 선박이나 일반 상선도 공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회동은 중동 지역에서 오랫동안 중재 역할을 해온 오만 정부의 주선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에서는 주오만 미국대사관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후티 측에서는 미국의 제재 대상인 고위 인사 무함마드 압둘살람과 압델말리크 알 아즈리 등이 자리를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둘살람은 무스카트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회동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국무부 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홍해의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고 중동에서 테러가 확산하는 것을 막는 것은 미국의 핵심 이익”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주미 오만대사관도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 후티 측이 자신의 행정부에 연락해 미국이 예멘 전쟁에 개입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JD 밴스 부통령도 14일 미국이 후티와 직접 접촉하고 있다고 공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후티의 최근 공세가 거세지면서 사우디도 미국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해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요청했지만, 미국은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사우디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3월 후티를 외국 테러조직(FTO)으로 지정했다. 다만 이후에도 후티와 협상을 이어갔고, 홍해에서 상선을 겨냥한 공격을 중단시키기 위해 약 두 달간 후티를 공습한 뒤 같은 해 5월 휴전 합의를 끌어냈다.

2014년 예멘 수도 사나를 장악한 후티는 이후 10년 넘게 사우디 주도 연합군과 전쟁을 벌여왔다. 최근 에는 사우디 본토의 군사시설과 에너지 기반시설을 겨냥한 미사일·드론 공격을 잇달아 벌이고 있다.

후티는 16일 사우디 얀부의 아람코 석유 시설과 카미스 무샤이트 공군기지를 겨냥해 대규모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후티는 이날 성명에서 “부당한 침략에 맞서 두 차례의 고강도 군사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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