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년 역사를 지닌 로터리 엔진. 독일인 엔지니어 펠릭스 반켈(Felix Wankel)이 처음 고안한 이후 마쓰다가 반켈과 엔진 기술 제휴를 맺어 코스모 스포츠, RX-7, RX-8에 얹었다. 배기량에 비해 높은 출력과 특유의 회전 질감 등으로 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2012년 환경 문제로 자취를 감췄지만 다시 부활한다는 얘기가 꾸준히 돌았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로터리 엔진이 마쓰다의 소형 SUV MX-30 e-스카이액티브 R-EV(MX-30 e-Skyactiv R-EV, 이후 MX-30 R-EV)를 통해 돌아왔다. RX-8 단종 이후 약 11년 만이다. 그런데 작동 방식이 기존과는 다르다. 엔진 힘으로 바퀴를 직접 굴리지 않는 대신 배터리를 충전하는 발전기 역할만 하기 때문이다.

보닛 아래에는 74마력 830㏄ 가솔린 로터리 엔진이 들어간다. 단, 구동은 122㎾급 전기 모터가 맡는다.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6.5㎏·m를 앞바퀴에 보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은 9.1초. 최고속도는 시속 140㎞다.

로터 하우징은 알루미늄으로 빚었다. 여기에 플라스마 코팅을 더해 경량화와 내마모성에 신경 썼다. 그 결과 엔진 무게는 97㎏에 불과하다. RX-8의 르네시스(Renesis) 로터리 엔진과 비교하면 15㎏ 가볍다. 더불어 로터 에이팩스 실(Apex seal) 두께를 르네시스 엔진보다 25% 늘려 내구성을 높였다.

로터리 엔진을 발전기로 쓰는 이유론 ①출력 ②정숙성을 꼽을 수 있다. 로터리 엔진은 누에고치 형태의 케이스 안에서 삼각형 로터가 회전한다. 케이스와 로터 사이에 있는 세 개의 연소실을 거쳐 4행정(흡입→압축→폭발→배기)을 마친다. 로터가 돌며 모든 행정을 끊임없이 이어가기 때문에 작은 배기량으로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다. 또한, 로터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일반 엔진보다 소음‧진동면에서 유리하다. 부품 개수가 적어 작고 가벼운 점도 특징이다.

주행 모드는 ‘노멀(Normal)’과 ‘EV’, ‘차지(Charge)’ 세 가지로 나눴다. 노멀 모드에서는 전기 모터로만 움직인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이 전기 모터를 보조한다. ‘EV’ 모드에선 약 85㎞를 전기만으로 달릴 수 있다(WLTP 기준). ‘차지’는 주행 중 엔진으로 배터리를 충전한다. 운전자는 목표 충전량을 10% 단위로 설정할 수 있다.

배터리 및 연료탱크 용량은 17.8㎾h, 50L다. 모두 완충 시 최대 600㎞를 달린다(WLTP 기준). 50㎾ 급속 충전을 지원해 배터리를 20→80%까지 25분 만에 채울 수 있다. 또한, 배터리 전력을 외부로 공급하는 ‘V2L(Vehicle-to-Load)’를 지원한다.
MX-30 R-EV는 어떤 차?


이번엔 MX-30 R-EV를 둘러볼 차례. 얼굴에 얇은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달았다. 그릴 위에는 차체와 같은 컬러로 칠한 패널을 덧댔다. 덕분에 보닛이 한층 길어 보인다. 지붕 라인은 쿠페처럼 가파르게 깎았다. 문짝은 대칭으로 열리는 코치 도어 방식. 뒤 도어 캐치는 B 필러 안쪽으로 숨었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395×1,795×1,555㎜. 국산차 중에서는 기아 셀토스와 덩치가 비슷하다. MX-30 R-EV가 셀토스보다 5㎜ 길고 5㎜ 좁으며 45㎜ 낮다. 휠베이스는 2,655㎜로 셀토스와 비교하면 25㎜ 길다.

실내 대시보드에는 8.8인치 중앙 인포테인먼트 화면과 7인치 디지털 계기판을 심었다. 송풍구 아래엔 공조기, 열선 시트 및 스티어링 휠을 제어할 7인치 디스플레이를 달았다. 인포테인먼트 메뉴는 센터 콘솔에 자리한 다이얼로 조작해야 한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VDA 기준 350L. 6:4 폴딩을 지원하는 2열 등받이를 모두 접으면 최대 1,155L까지 늘어난다.
안전 및 편의장비로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사각지대 경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경고 및 방지 보조,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유선) 등을 넣었다. 중앙 화면 끝에 자리한 카메라를 통해 운전자의 동작을 감지하는 ‘드라이버 모니터링(Driver monitoring)’ 기능도 들어갔다.

마쓰다는 올해 봄 MX-30 R-EV를 유럽 시장에 먼저 선보인다. 트림은 프라임 라인과 익스클루시브 라인, 마코토, 에디션 R 네 가지로 나온다. 가격은 영국 기준 2만5,995~3만1,579파운드(약 3,920만~4,836만 원)다.
글 최지욱 기자(jichoi3962@gmail.com)
사진 마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