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 사상 첫 2000조 돌파…‘빚투·주담대’ 급증에 4년 9개월 만 최대 증가


가계 빚 사상 첫 2000조 돌파…‘빚투·주담대’ 급증에 4년 9개월 만 최대 증가

우리나라 가계 빚이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주택 관련 대출이 꾸준히 늘어난 가운데 주식 투자 등을 위한 신용대출까지 크게 증가하면서 가계부채 증가폭이 4년 9개월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보다 25조9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가계신용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잔액이 20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기 기준 증가액 역시 2021년 3분기 34조8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올해 1분기 가계신용 증가액은 14조8000억원이었지만 2분기에는 25조9000억원으로 증가폭이 11조1000억원 확대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가계신용은 69조8000억원 늘었으며 증가율은 3.6%를 기록했다.

가계 빚 증가의 대부분은 가계대출에서 발생했다. 2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1891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4조9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가계신용 증가액의 약 96%를 차지한다. 신용카드 등을 통한 판매신용 잔액은 128조5000억원으로 9000억원 늘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이다. 2분기 주택관련대출은 12조2000억원 증가한 반면 기타대출은 이보다 많은 12조8000억원 늘었다.

기타대출 증가액이 주택관련대출 증가액을 넘어선 것은 2021년 2분기 이후 5년 만이다. 기타대출은 올해 1분기 5조4000억원 증가했지만 2분기에는 12조8000억원으로 증가 규모가 두 배 이상 확대됐다. 2021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한국은행은 주식시장 흐름이 기타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예금은행의 신용대출뿐 아니라 증권사의 신용공여 등이 함께 증가하면서 이른바 ‘빚투’ 수요가 가계부채 확대에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주택관련대출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2분기 주택매매 거래량이 증가했고 과거 분양된 주택의 집단대출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대출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1분기 1만7900호에서 2분기 2만4100호로 약 6200호 증가했다. 수도권 역시 같은 기간 7만2000호에서 8만7000호로 늘었다.

금융기관별로 살펴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분기에는 2000억원 감소했지만 2분기에는 13조3000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은행권 주택관련대출 증가폭이 확대된 데다 기타대출까지 증가한 영향이다.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 증가액도 1분기 5조5000억원에서 2분기 8조6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증가액은 같은 기간 8조2000억원에서 3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대출 관리 강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한국은행은 3분기에는 기타대출 증가세가 다소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3분기 들어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고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2분기처럼 신용대출을 활용한 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가계신용이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어선 만큼 앞으로 주택시장과 주식시장 움직임,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등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담대뿐 아니라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까지 동시에 증가했다는 점에서 향후 가계부채 관리가 주요 경제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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