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은 2%인데 첫주에 넷플릭스 1위 차지한 신작 한국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1,2호 리뷰

20년째 지망생’이라는 잔인한 거울: 황동만의 장광설

JTBC 신작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의 포문은 강렬했다. 20년째 입봉하지 못한 영화감독 지망생 황동만(구교환 분)은 박해영 월드가 구축한 가장 비겁하면서도 가련한 인물이다. 그는 영화진흥위원회 면접장에서 자신의 시나리오 '내가 날씨를 만들어줄게'를 설명하며 쉴 새 없이 말을 쏟아낸다.

여기서 동만의 '장광설'은 단순한 캐릭터의 특징이 아니다. 그것은 무가치함을 감추기 위한 방어기제다. 동만의 화법은 실질적인 성취가 없는 인간이 자신의 존재 증명을 위해 선택한 최후의 보루와 같다. 타인의 말을 끊고 자기 논리를 설파하는 그의 '진상'스러운 모습은 역설적으로 "나 좀 봐달라, 나 여기 살아있다"는 비명으로 읽힌다.

성공한 자의 열등감: 박경세의 히스테리

이 드라마의 탁월함은 동만 같은 '미완성'의 존재뿐 아니라, 이미 정점에 올라선 박경세(오정세 분)를 통해 열등감의 보편성을 확장한다는 데 있다. 다섯 편의 영화를 개봉한 중견 감독 경세는 동만을 볼 때마다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2화에서 경세가 동만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악플 하나에 무너져 내리는 장면은 압권이다. 사회적 성취가 곧 자아의 가치라고 믿는 현대인들에게, 경세의 히스테리는 '성공해도 치유되지 않는 결핍'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오정세는 특유의 디테일한 연기로, 성공이라는 화려한 껍데기 아래 요동치는 옹졸한 자아를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도끼' 변은아, 그리고 정박하지 못한 영혼들

변은아(고윤정 분)는 이 소란스러운 인간 군상들 사이에서 '관찰자'이자 '침잠하는 자'로 기능한다. 시나리오를 가차 없이 난도질해 '도끼'라 불리는 그녀지만, 정작 자신의 내면은 갈 곳을 잃고 표류 중이다.

1, 2화에서 은아가 동만에게서 발견한 것은 아마도 '투명한 바닥'이었을 것이다. 모두가 가치 있어 보이기 위해 가면을 쓸 때, 가장 밑바닥에서 허우적대는 동만의 원초적인 모습은 은아에게 기묘한 동질감과 해방감을 선사한다. 이는 박해영 작가가 전작들에서 보여준 '추앙' 혹은 '해방'의 서사가 이번에는 '무가치함의 공유'를 통해 발현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연출과 각본의 미학: 여백이 만드는 공명

차영훈 감독은 박해영 작가의 텍스트가 가진 무게감을 정적인 앵글과 감각적인 미장센으로 담아냈다. 특히 '8인회'가 모이는 아지트의 조명은 따뜻하면서도 고립된 느낌을 주며, 그들이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채 서로의 상처를 핥는 공간임을 시각적으로 증명한다.드라마는 묻는다.

"내 인생이 왜 네 마음에 들어야 하느냐"고 말이다. 2화 엔딩에서 터져 나온 이 대사는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 갇혀 자신의 가치를 난도질하던 시청자들에게 던지는 통렬한 구원 선언과도 같다.

잔인한 자화상, 그러나 가장 따뜻한 응시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는 보기 편한 드라마는 아니다. 화면 속 동만의 구질구질함과 경세의 치졸함이 곧 자신의 모습임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추함'을 끝까지 응시하는 작가의 시선에는 깊은 애정이 서려 있다. 1, 2화가 '무가치함의 자각'을 다뤘다면, 앞으로의 전개는 그 무가치함 속에서도 어떻게 인간이 존엄을 유지하며 '평안'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탐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가장 아프고도 아름다운 드라마의 탄생이라 평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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