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횡성은 한우로만 유명하다는 편견을 버려야 할 곳이다. 이 작은 도시 안에는 자연과 로컬 감성, 그리고 뛰어난 음식과 감성적인 공간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봄이든 가을이든, 혹은 눈이 내리는 겨울날에도 횡성은 언제나 여유롭고 매력적인 여행지를 자처한다. 이번 여행에서는 기존의 경로를 살짝 벗어나, 새로운 흐름으로 횡성의 여섯 가지 매력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1. 모모의 다락방

하루를 마무리하는 장소는 여행의 분위기를 결정짓는다. 횡성 둔내면에 자리한 ‘모모의 다락방’은 자연 속에 조용히 숨어 있는 감성 숙소로, 깔끔한 인테리어와 따뜻한 조명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다락방 구조의 침실은 아늑하고도 포근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커튼을 걷으면 숲을 닮은 마당과 하늘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소박하면서도 감성 가득한 이 공간은 단둘이 보내는 조용한 휴식에 최적의 선택이다.

특히 이곳은 SNS 상에서도 인생샷 촬영지로 유명한데, 다락방 창문을 배경으로 찍는 사진은 실제보다 더 감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사계절 내내 풍경이 다채롭게 바뀌기 때문에 어느 계절에 가더라도 숙소 안에서부터 자연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2. 시골편지

모모의 다락방에서의 편안한 밤을 보냈다면, 아침 산책 후 향긋한 한 잔의 차로 하루를 시작해보자. 안흥면에 자리한 ‘시골편지’는 오래된 시골집을 개조한 감성 카페로, 소박한 정원과 직접 만든 우체통 간판이 눈에 띈다. 붉은 우체통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잘 정돈된 들꽃 정원을 둘러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직접 재배한 꽃을 우려낸 꽃차와 부드러운 안흥 찐빵. 따뜻한 꽃차 한 잔을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는 순간, 여행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느릿한 호흡과 고요함이 마음을 채워준다. 커피가 아닌, 자연의 향을 마시고 싶을 때 더없이 좋은 선택이다.
3. 횡성호수길

찐한 감성을 느꼈다면 이제는 몸을 움직일 차례다. 횡성호수길은 그 이름처럼 호수를 따라 조성된 둘레길로, 흙길로 되어 있어 무릎에 무리가 없고 걷기에 편안하다. 자연을 느끼며 걷는 데 집중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은 코스다.

가장 인기 있는 구간은 ‘가족길 5코스’. 한 바퀴를 돌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설계되어 있어 주차 후 간편하게 산책할 수 있다. 코스를 걷는 동안 호수의 물결, 갈대밭, 그리고 길게 뻗은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힐링 그 자체다. 특히 가을에는 단풍이, 봄에는 신록이 어우러져 마치 그림 속을 걷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4. 저문강에삽을씻고


오전 산책으로 허기진 몸을 달래줄 든든한 식사처를 찾는다면, 서정적인 이름이 인상적인 ‘저문강에삽을씻고’를 추천한다. 이곳은 횡성에서도 손꼽히는 로컬 맛집으로, 1994년부터 한 자리를 지켜온 양식당이다. 돈가스, 김치볶음밥, 크림 파스타 등 전통 경양식 스타일의 메뉴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래된 나무 테이블과 소박한 인테리어가 정겨움을 더한다.

이곳의 매력은 단순한 메뉴 이상이다. 지역 주민들이 단골로 찾고, 오랜 단골이 오랜 시간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음식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특히 김치볶음밥은 한국적인 감성과 양식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대표 메뉴로, 깊은 맛과 따뜻한 분위기를 함께 즐길 수 있다.
5. 감성 카페 산일리오

느린 감성과 시골의 여유를 충분히 즐겼다면, 이제는 조금 도시적인 무드로 전환해볼 차례다. 둔내면 한적한 골목길에 자리한 ‘강원도 횡성 산일리오’는 시골 속 이탈리아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감성 카페다. 나무로 꾸며진 따뜻한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마치 숲 속 작은 별장에 온 듯한 기분을 준다.
산일리오의 대표 메뉴는 시그니처 음료인 '펄른 피스타치오 크림라떼'와 '금귤 바질 에이드', 그리고 진한 바닐라 라떼, 플랫화이트 등 클래식 커피 라인업까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커피는 전반적으로 깊은 풍미를 자랑하며, 디저트 또한 오레오 아포가토, 바닐라 아이스크림, 수제 스콘 등 종류가 풍부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넓은 실내 공간과 2층 루프탑, 그리고 야외 정원이 있다는 점. 날씨 좋은 날이면 정원 테이블에 앉아 산바람을 맞으며 커피 한 잔을 즐기기 좋고, 반려동물과 함께 방문해도 부담 없는 분위기라 가족 단위 손님이나 커플 손님 모두 만족도가 높다.
카페 가격대는 약간 높은 편이지만, 세련된 공간, 넉넉한 좌석, 조용하고 감각적인 분위기를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이 간다. 웰리힐리파크나 둔내 스키장, 골프장 방문 후 들르기 좋은 위치로, 여행의 마무리나 쉬어가기 코스로 강력 추천하고 싶은 카페다.
6. 대흥정육식당

이제 횡성을 떠나기 전, 한우를 맛보지 않고 가기엔 뭔가 허전하다. 횡성시장의 안쪽 골목에 위치한 ‘대흥정육식당’은 정육점과 식당이 함께 운영되는 곳으로, 뛰어난 품질의 한우를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주차는 약간 번잡할 수 있으나, 신선한 한우를 마트 수준의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가 몰리는 인기 맛집이다. 특히 다양한 부위를 고루 맛볼 수 있는 모둠 구성은 초행자에게 적합하다. 직접 구워 먹는 셀프 형식이지만, 그만큼 고기 본연의 맛에 집중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횡성에서 하루를 보내야 하는 이유
여행은 단순히 새로운 장소를 보는 것만이 아니라, 그곳의 공기, 음식, 그리고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을 온몸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강원도 횡성은 그런 여행이 가능하도록 돕는 도시다.
정갈한 감성 숙소에서 눈을 뜨고, 향긋한 꽃차로 하루를 열고, 자연과 한 발짝 가까워지는 호수길을 걸으며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 따뜻한 로컬 음식과 도시의 감성을 모두 아우르며, 마지막엔 입안에 남는 한우의 고소함까지. 한 끼, 한 순간이 깊게 기억에 남는 도시, 횡성. 이번 여행이 당신에게도 그런 순간들로 남기를 바란다.
Copyright © 여행콩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