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드럭스토어 돈키호테
1989년 야스다 다카오가 설립
1978년 연 ‘도둑시장’이 시초
일본을 대표하는 드럭스토어가 있다. 한국의 유통업계를 주름잡는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회장도 이 회사를 벤치마킹해 ‘삐에로쑈핑’을 론칭했을 정도다. 좁은 통로와 창고 형태로 쌓여 있는 진열품들,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POP 형태의 가격표, 그리고 마스코트 ‘돈펭’과 중독성 있는 CM송은 ‘이곳’을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없는 게 없다”라고 할 정도로 많은 상품을 취급하는 이곳은 일본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히기도 한다.
바로 ‘돈키호테’이다. 돈키호테의 전신은 야스다 다카오 회장이 1978년 문을 열었던 ‘도둑시장’이라는 작은 할인점이었다. 당시 야스다 회장은 처음 입사한 부동산 회사가 10개월 만에 도산하면서 생활비가 점점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자 마작에 빠져 있었던 상태였다.

그러나 30대를 목전에 두면서 야스다는 당시 일본 전국에 생겨나기 시작한 할인점을 사업 아이템으로 구상했다. 야스다 회장은 당시 가지고 있던 전 재산인 800만 엔(약 7만 1,000달러)을 기반으로 도둑시장을 개업했다. 초기에는 ‘도둑시장’이라는 독특한 이름 때문에 손님들이 찾아왔다. 그러나 그 인기가 점차 사그라들자, 야스다 회장은 다른 할인점과 자신의 가게를 차별화할 방식으로 ‘덤핑(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을 채택했다.
이를 위해 야스다 회장은 견본품이나 흠집 난 상품 등 처치가 곤란한 상품을 구매하거나 도산한 회사에서 물건을 싼값에 떼 오는 방식을 이용했다. 여기에 일본 유통업계의 ‘3분의 1’ 룰을 활용했다.
일본에서는 유통기한에 대해 엄격해 기한이 유통기한이 3분의 1을 초과하면 도매상에 반품하는 관행이 있는데, 야스다 회장은 이러한 반품 상품을 싸게 사들여 고객들을 유인하는 ‘미끼 상품’으로 활용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도둑시장은 개업 2년 만에 지역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야스다 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도매업까지 사업을 확장했지만, 이는 단골 할인점 주인들이 잇따라 폐업하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야스다 회장은 포기하지 않고 도매 사업에 실패한 경험과 할인점을 운영했던 경험을 녹여내 1989년 돈키호테 1호점을 설립했다. 이후 돈키호테의 정체성인 ‘압축 진열’을 유지하기 위해 야스다 회장은 현장 직원에게 전권을 위임해 매출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인사 방식을 채택했다.

실제 돈키호테의 경우 ‘메이트’라고 불리는 아르바이트생이 담당하는 분야의 상품을 진열하는 일부터 가격을 책정하는 업무까지 도맡는다. 이들은 철저하게 성과주의인 돈키호테의 인사 정책을 기반으로 매출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받는다.
여기에 2000년대 중반부터는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생산해 영업마진을 높이고 사업을 다각화했다. 돈키호테는 중국·베트남 등지에서 PB 상품을 위탁 생산하되 직접 생산 공정에 관여해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시장 가격보다 싸게 PB 제품을 판매 중이다. 2024회계연도 3분기 기준 일본 할인점 매출의 19% 수준인 PB 상품의 비중을 향후 25%까지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경영 방식으로 돈키호테는 회사가 창립한 이래 단 한 차례도 성장세가 꺾이지 않고 매년 실적이 상승했다. 팬데믹으로 일본을 찾는 여행객이 대폭 감소한 시기에도 매출은 꾸준히 상승했다.
돈키호테를 운영하는 팬퍼시픽인터내셔널홀딩스(PPIH)는 지난해 2023년 회계연도(2022년 7월~2023년 6월) 영업이익이 1,053억 엔(약 9,648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 소매업계에서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이다. 일본 소매업계 매출 기준 1위인 세븐앤아이홀딩스(4.29%)와 2위인 이온(2.3%)을 모두 뛰어넘는 수치다. 매출도 2023년 회계연도 1조 9,368억 엔(약 17조 7,441억 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2조 621억 엔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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