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인천 철근공장 전면 셧 다운…창사 이래 처음
철근시장 침체 장기화에 감산 조치…"4월 이후 가격 반등 기대"
임원 급여 20% 삭감·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 등 비상경영 돌입
국내 2위 철강 업체 현대제철이 총체적인 위기 상황이다.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공장을 폐쇄하고 희망퇴직을 실시할 정도다.
노조와의 임금단체교섭 협약이 타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철강 제품 25% 관세부과, 내수경기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으로 풀이된다.
27일 현대제철이 봉형강 제품을 생산하는 인천공장 내 철근공장 전체를 다음 달부터 한 달간 전면 셧다운 한다. 한 달전 노조와의 임단협이 실패하면서 당진 냉연 공장을 폐쇄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인천 철근 공장 생산라인까지 멈춰 세우기로 한 것.
당진 냉연 공장 폐쇄가 노조와의 임단협 협상이 실패하면서 벌어진 힘 겨루기 성격이 강하다면 인천 철근 공장 폐쇄는 내수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측면이 강하다.
현대제철이 인천 철근공장의 전체 생산라인을 전면적으로 멈춰 세운 것은 창사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제철은 인천공장에서 철근과 형강을 생산한다. 연간 생산능력은 철근이 약 150만t, 형강은 200만t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단순한 정기 보수가 아닌 시황 악화로 인한 감산 조치"라며 "인천 철근공장 셧다운을 통해 봉형강 시장을 안정화하고, 적자 누적 상황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우선 4월 한 달 인천공항 철근공장 생산을 멈춘 뒤, 국내 철근 재고가 감소하는 등 시장의 공급 과잉이 완화할 때까지 감산 상태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이 인천 철근공장 폐쇄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주요 제강사들의 출하·생산 조정 조치에도 불구하고 철근 시장의 수요가 부족해 가격이 하락하고 저가 출혈 경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는 봉형강 최대 공급사인 현대제철이 한 달 동안 철근 공장 가동을 멈추면 단기적으로는 공급 과잉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근 시장의 위기는 구조적인 문제가 크지만 우선 감산으로 수급 균형을 맞추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했다"며 "강도 높은 감산 정책으로 수급 안정화가 이뤄지면 4월 이후 가격 반등의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이미 희망퇴직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미 임원 급여를 20% 삭감했으며, 지난 26일부터 4월 18일까지 포항·당진·인천공장 가리지 않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극한의 원가 절감을 시행 중이다. 포항공장 기술직을 대상으로 당진제철소 및 인천공장 전환배치를 신청도 받는다. 희망 퇴직 신청 대상자는 만 50세(75년생) 이상 일반직·연구직·기술직이다.
현대제철은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에게는 정년까지 잔여기간 연봉의 50%를 최대 3년치 지급하며 자녀 1명 당 1000만 원의 학자금을 지급한다. 또, 퇴직시점 최종 제시(안) 기준으로 성과일시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