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 휩쓸었는데 알고보니 AI? 순식간에 100만명...

‘벨벳 선다운(The Velvet Sundown)’[사진 = 인스타그램 'thevelvetsundownband']

지난 6월, 유럽에서 등장한 한 신생 록밴드가 세계 음악 팬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단숨에 각종 차트를 휩쓴 이 밴드는 마치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밴드처럼 자연스러운 사운드와 감성을 선보였지만, 정체를 둘러싼 진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안기고 있다.

2025년 7월 5일, 미국 매체 롤링스톤과 유로뉴스 등 복수의 외신은 4인조 록밴드 ‘벨벳 선다운(The Velvet Sundown)’이 실제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AI)이 창조한 가상의 프로젝트라는 점을 공식 확인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5일 데뷔곡 ‘플로팅 온 에코(Floating on Echoes)’를 발표한 이들은 유럽 스포티파이 차트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데뷔 이후 팬들은 이 밴드에 대해 석연치 않은 점들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멤버들의 이력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고, SNS에 올라온 사진에서는 기타를 쥔 손가락이 기형적으로 겹쳐져 있거나, 마이크 줄이 옷 소매와 연결되어 있는 등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들이 발견됐다.

이에 대해 처음에는 벨벳 선다운 측이 "실제 뮤지션들이며 루머일 뿐"이라며 의혹을 부인했으나, 7월 5일 결국 이들이 모두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존재임을 시인했다. 스포티파이 소개란에는 “이 프로젝트는 인간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되, 모든 음악·가사·비주얼이 AI의 도움을 받아 생성된 예술적 도발”이라는 문구가 새롭게 추가됐다.

‘벨벳 선다운(The Velvet Sundown)’ [사진 = 인스타그램 'thevelvetsundownband']

이들은 “우리는 인간도, 기계도 아니며 그 사이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자평했다. 제작진은 이 밴드가 단순한 장난이나 실험이 아닌, AI 시대 예술 창작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프로젝트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들의 음악은 단지 자동 생성된 음원이 아니라, 인간 감독의 창의적 개입과 정교한 알고리즘의 협업으로 탄생한 결과물이다.

AI 밴드의 인기 배경엔 또 다른 기술적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 스포티파이 데이터 분석가 글렌 맥도널드는 “최근 스포티파이는 인간 큐레이션보다는 알고리즘 기반 추천을 강화하고 있다”며 “특정 음향 특성을 가진 곡들이 자동으로 추천되면서 AI 음악이 주목받기 쉬운 구조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일부 음반사는 재정적 대가를 지불해 플레이리스트 상위 노출을 유도하는 방식도 사용하고 있다.

음악계 혼란 속 정체 드러내며 새로운 논쟁 촉발

벨벳 선다운의 존재가 가상이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팬들과 업계에서는 진정한 창작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음악적 감동에 있어 창작자의 실체가 과연 중요한지를 두고 논쟁이 분분하다. 특히 이들이 모티브로 삼은 듯한 과거 밴드들, 예를 들면 '벨벳 언더그라운드'나 'CCR(크리던스 클리어워터 리바이벌)'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일부 팬들은 “AI가 인간의 감성을 능가한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벨벳 선다운(The Velvet Sundown)’[사진 = 인스타그램 'thevelvetsundownband']

흥미롭게도 벨벳 선다운을 사칭한 ‘가짜 대변인’ 사건도 있었다. ‘앤드류 프렐론’이라는 인물은 SNS에서 본인을 밴드의 홍보 담당으로 위장해 매체와 인터뷰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나중에 해당 행동이 “언론의 검증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실험이었다”고 주장하며 사실을 고백했지만, 이 사건은 AI 시대에서 정보의 진위 여부를 판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단면이 됐다.

현재 벨벳 선다운은 스포티파이 월간 청취자 수가 110만 명을 돌파하며 여전히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들이 만든 음악이 실존 인물의 감정이 담기지 않은 ‘가상의 산물’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또 다른 예술적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버리는 줄 알았죠?”... ‘이 과일’ 껍질, 절대 깎지마세요

Copyrigh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