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의 해외축구 전술노트]-100년 전쟁-나폴레옹 시대, 세계 최고의 라이벌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축구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펼칠 역사상 첫 맞대결을 앞두고 경기를 보기 전에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전술적 포인트를 다양한 자료를 통해서 프리뷰하다.
'삼사자 군단과 레블뢰 군단의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한 판 승부'
100년 전쟁을 비롯한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앙숙이자 이번 월드컵 우승 후보로 꼽혔던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절대 질 수 없는 월드컵 맞대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고 이번 글에서는 양 팀의 맞대결을 앞두고 알아야 할 전술적 포인트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양 팀 역대 A 매치 전적
17승 5무 9패 잉글랜드 우세
양 팀 역대 월드컵 전적
2승 0패 잉글랜드 우위
(월드컵 토너먼트 첫 대결/ 유로에서는 프랑스 1승 2무 우세)
예상 포메이션
프랑스 4-2-3-1(4-3-3) vs 잉글랜드 4-3-3
양 팀 모두 이변이 없는 한 이번 대회 내내 사용해왔던 비대칭성을 가진 디테일한 선수 배치와 선수들의 활동 반경에 따라서 달라지는 4-3-3 혹은 4-2-3-1의 포백+중앙에 3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포메이션을 이번 경기에서도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주전 선수들이 나선다는 가정하에 경기 중에도 4-2-3-1과 4-3-3 때로는 4-1-3-2에 가까운 전형을 보여주는 등 굉장히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프랑스와 달리 잉글랜드는 선발로 어떤 선수가 나서느냐에 따라서 4-2-3-1 혹은 4-3-3 포메이션으로서의 구분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이루어지는데 상대인 프랑스가 2선 공격형 미드필더의 공간을 커버하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존재하고 최대 두 명까지도 배치될 수 있는 만큼 구도상 존재감을 발휘하기 쉽지 않은 마운트를 출전시키기보다는 헨더슨이 선발로 나서면서 최근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벨링엄에게 좀 더 편한 환경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양 팀 모두 3백 활용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훌륭한 숙련도를 보여줄 수 있을지 여부에는 의문부호가 많이 붙는 것도 사실이며 다만 잉글랜드의 경우에는 상대의 투톱이 두 명의 센터백을 적극적으로 압박하면서 후방 빌드업을 무력화시킨다는 이론적인 정설 구도가 나타난 세네갈 전에서 그랬듯이 워커가 공격 가담보다는 후방 빌드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3백 형태를 형성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후방 빌드업의 유연성은 명백하게 잉글랜드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 개개인의 퍼포먼스에 따라서 달라질 수는 있지만 4-2-3-1과 4-3-3의 구도는 기본적으로 상성이 크게 나타나기보다는 균형을 이룰 가능성이 높지만 잉글랜드가 4-3-3으로 나서게 된다면 양 팀의 3선 플레이메이커들인 추아메니와 라이스 중 라이스는 그리즈만에게 강하게 견제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추아메니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없는 잉글랜드의 포메이션상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패스를 보낼 상황이 많이 연출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프랑스의 경우 추아메니가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경기를 편하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 팀 성향
양 팀 모두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출전국들 가운데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2500회 이상의 패스 시도와 함께 85%를 상회하는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패스 플레이를 중심으로 경기를 자신들의 흐름대로 주도하는 데에 능하며 짧은 패스와 긴 패스 모두로 전개 속도를 빠르게 끌어올리며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왼쪽 풀백은 적극적으로 전진시키고 오른쪽 풀백은 상대적으로 낮은 위치에서 안정적으로 수비에 임하거나 빌드업에 힘을 실어주며 훌륭한 수비 능력과 준수한 패스 능력을 겸비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존재한다는 점 역시 공통되는 부분으로 양 팀은 상당히 유사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해도 무방하다.
차이점은 잉글랜드의 경우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에 임하는 반면에 프랑스는 어느 정도 내려서서 수비하는 장면이 나타날 때가 더 많다는 점으로 이는 위험지역에서 이끌어낸 턴오버의 개수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프랑스 29회 16강 진출 국가들 가운데 중위권-잉글랜드 38회 16강 진출 국가들 가운데 최상위권에 준하는 수준).
매치 포인트 1. 전방 압박과 후방 빌드업의 대결 구도
앞서서 언급했던 것처럼 잉글랜드는 매우 강하게 전방 압박을 수행하는 팀인 가운데 프랑스 역시도 기본적으로는 전방 압박 수행 능력이 준수한 팀이기는 하지만 음바페는 기본적으로 항상 수비 대신 공격에서 많은 체력을 소모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으며 지루 역시도 성실하게 전방 압박을 수행하는 선수임에도 느린 스피드로 인해서 기존 주전이었던 벤제마만큼 상대 선수들에게 위협적으로 압박을 가하기는 쉽지 않은 데다가 뎀벨레는 이번 대회 내내 어느 정도 내려와서 수비에 힘을 실어주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이번 경기에서 프랑스보다는 잉글랜드가 전방 압박에 있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실제로 프랑스는 덴마크 전에서 3백을 상대로 수비 시에 4-3-3 대형을 만들어서 3백의 후방 빌드업을 거세게 압박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선 부근까지는 내려서서 수비에 임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던 만큼 4-3-3 대형을 만들더라도 이론적으로 후방 빌드업을 강하게 견제하기가 힘든 포백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잉글랜드를 상대로도 크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가 이전 경기까지의 경향을 유지하는 것은 잉글랜드 입장에서는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나가는 데에 긍정적인 요소를 맞이한다는 의미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는 잉글랜드의 주전 센터백 매과이어와 스톤스가 대회 출전 선수들 가운데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볼 터치 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에 더해서(각각 346회, 399회) 디펜시브 서드에서의 팀 터치 수 역시 847회로 월드컵 출전 팀들 가운데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는 팀의 경기 운영에서 후방 빌드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잉글랜드가 프랑스보다 높다는 사실을 시사하며 장기를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은 항상 그 팀의 경기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매 경기 실점을 허용하며 다소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프랑스 수비진이 허용하고 있는 xG는 3.4로 잉글랜드 수비진이 허용하고 있는 3.1과 큰 차이가 없기에(양 팀 모두 16강 진출팀들 가운데 상위권 혹은 중상위권 수준) 잉글랜드보다 조금 더 빈번하게 미드필더와 수바진 사이의 라인 간격이 무너지는 모습이 나타나기는 해도 수비진의 단순한 수비 역량이 잉글랜드에 비해서 부족하다는 의견에는 동의하기 힘들다.

하지만 분명히 프랑스 수비진은 16강 폴란드 전을 포함해서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잉글랜드 수비진보다 상당히 불안한 모습을 자주 노출하면서 많은 위기를 맞이했던 만큼 전방 압박이 매우 강한 잉글랜드를 상대로는 이 부분이 반드시 개선될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이 대결 구도에서는 잉글랜드가 장기를 살리며 우위를 가져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프랑스 입장에서는 약점으로 지목되는 부분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매치 포인트 2. 잉글랜드는 음바페 제어에 대한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프랑스가 잉글랜드에 비해서 퀄리티 높은 찬스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xA 프랑스 6.9-잉글랜드 4.1, 프랑스가 굉장히 높지만 잉글랜드도 16강 진출 팀들 가운데 상위권 수준) 이유는 잉글랜드에 비해서 어태킹 써드(파이널 써드) 지역에서의 볼터치 횟수가 더 많았다는 것에 더해서(해당 지역 볼 터치 횟수 프랑스 783회 최상위권-잉글랜드 613회 중상위권,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에서의 터치 프랑스 118회-잉글랜드 92회) 크로스 횟수에서도(프랑스 91회 최상위권-잉글랜드 64회 중상위권) 크게 앞섰기 때문으로 이는 프랑스가 잉글랜드에 비해서 중원에서 공격 지역 혹은 측면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전개하는 능력에서 앞서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음바페가 드리블 혹은 슈팅을 통해서 이 터치들을 위협적인 기회로 변환하지 못했다면 프랑스의 공격 퀄리티가 현저히 떨어졌을 것이라는 사실 역시 분명하기에 잉글랜드 입장에서는 오른쪽 풀백 워커가 정상적인 대결 구도의 균형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음바페를 상대로 부담스러운 1대1 상황을 맞이하는 빈도를 줄여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도움 수비 플랜 설계와 미드필더들과 수비수들의 이상적이고 촘촘한 간격 유지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며 프랑스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대결 구도를 파괴할 수 있는 특권을 살릴 수 있도록 다른 선수들이 원활하게 공격을 전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매치포인트 3. 그리즈만과 벨링엄, 최고의 연결 고리는 누구인가?
양 팀이 8강 무대까지 올라오는 과정에 있어서 프랑스는 그리즈만, 잉글랜드는 벨링엄이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주는 부분이 눈에 띄었고 실제로도 각자의 팀의 경기력에 큰 힘이 되었던 가운데 이미 클럽에서도 중원 전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과 풍부한 활동량으로 에너자이저 이미지가 있었던 벨링엄과 달리 오랜 기간 소속팀의 핵심 공격수로 그리고 지난 월드컵에서는 비대칭 4-2-3-1 혹은 4-3-2-1로도 볼 수 있는 포메이션의 핵심 공격수로서 맹활약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던 그리즈만의 미드필더 변신과 활동 반경의 확대는 매우 흥미롭게 느껴진다.

그리즈만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는 공격수 출신인 만큼 키 패스(14회), 기대 어시스트(xA/ 2.7회) 대회 참가 선수들 가운데 1위-페널티 박스 안으로 향하는 패스 성공 횟수(9회) 공동 4위에 오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보다 공격적인 역할을 자주 수행하고 있는 반면에 벨링엄은 대회 참가 선수들 가운데 1위에 해당하는 11회의 태클 성공과 93%라는 최상위권에 준하는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중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리즈만에 비해서는 수비 혹은 공격 전개 측면에서 더 훌륭한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다.

성향은 다르지만 넓은 활동 반경을 바탕으로 공수 양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 중인 두 선수 가운데 어느 선수가 더 많은 활동량과 좋은 퍼포먼스를 통해서 더 다양한 지점에서 팀의 공격 흐름을 원활하게 풀어주고 수비에서 기여하느냐에 따라서 앞서서 언급했던 양 팀 간의 균형을 이루고 있는 포메이션 구도가 깨질 가능성이 충분하기에 어느 선수가 더 훌륭하게 팀을 이끌 수 있을지 우리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매치 포인트 4. 뎀벨레와 사카의 경기력
앞서서 언급했던 것처럼 양 팀 모두 주전 레프트백인 테오 에르난데스와 루크 쇼를 상당히 높은 위치까지 지속적으로 전진시키는 대신에 라이트백들이 내려서서 안정적으로 수비하거나 빌드업에 관여하는 모습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서 양 팀은 매 경기 왼쪽 측면에 역습 상황에서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상당히 큰 뒷공간을 허용하고 있다.

레프트백들이 전진한 이 공간을 양 팀의 오른쪽 윙어들인 뎀벨레와 사카가 기존의 수비 혹은 중원 싸움 가담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도 어느 정도의 위력으로 공략하느냐에 따라서 직접적으로 좋은 기회를 얻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쪽으로 몰리는 수비를 분산시키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 공간을 공략하는 선수들의 퍼포먼스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매치 포인트 5.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선제골의 가치
앞서서 언급했던 것처럼 후방 빌드업에서는 잉글랜드가 중원에서부터 파이널 서드 및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까지의 공격 전개에서는 프랑스가 더 우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양 팀 모두 기본적으로 간결하게 전개 속도를 굉장히 빠른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팀들인 만큼 먼저 선제골을 허용한 팀이 자연스럽게 라인을 끌어올리게 된다면 그 공간을 선제골을 기록한 팀이 충분히 활용하고도 남을 것이기에 연달아서 득점에 성공할 확률도 굉장히 높다고 여겨진다.
그렇기에 어느 경기보다도 선제골이 중요한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체력이 온전한 초반 탐색 구도에서 잉글랜드가 활발하게 전방 압박을 시도하며 프랑스의 다소 불안한 후방 빌드업을 공략하며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는데 이 시기에 선제골을 기록할 수 있을지 여부가 경기의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총평
절대 질 수 없는 숙명의 라이벌전을 앞둔 양 팀은 비슷한 스타일과 포메이션을 가졌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분명한 차이점도 존재한다.
다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초반에 잉글랜드가 전방 압박으로 재미를 보면서 선제골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
세네갈 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훌륭한 몰아치기 능력을 잉글랜드가 보여줄지, 아니면 프랑스가 전반을 어느 정도 버텨내고 작년 유로 대회 때부터 이어지고 있는 후반전 강자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줄지가 양 팀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종적으로는 결국 잉글랜드가 선제골로 얻은 리드를 지켜내며 2-1로 승리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글: 이종석 에디터 감수: 김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