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H20마저 中 수출 금지돼…中 AI시장 화웨이에 넘어갈 판

엔비디아가 15일(현지시간) 중국 수출용 AI(인공지능) 칩인 H20에 대한 미국 정부의 새로운 규제로 인해 회계연도 1분기에 약 55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날 장 마감 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미국 정부가 지난 9일 H20을 중국과 일부 국가로 수출하려면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고 알렸다.
미국 정부는 지난 15일에는 H20에 대한 이 같은 수출 허가 규제가 무기한 유지될 것이라고 엔비디아에 전달했다.
H20은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때 최첨단 AI 칩의 중국 수출 규제가 도입되면서 엔비디아가 규제를 피해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한 반도체다. 엔비디아는 2024 회계연도에 H20으로 120억~150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실적 발표 때 중국 매출액이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 이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 AI 칩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2분기 연속으로 중국 화웨이를 경쟁사로 지목했다.
2024 회계연도에 엔비디아의 매출액 중 절반 이상인 53%가 미국에서 발생하긴 했지만 중국은 엔비디아에 미국과 싱가포르, 대만에 이어 4번째로 큰 시장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H20에 대해 중국 수출을 허가해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그간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정부가 H20의 중국 수출마저 규제한다면 엔비디아의 중국 AI 매출액은 사실상 소멸되고 중국 AI시장은 화훼이에 넘어갈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스테이시 라스곤은 지난달 "H20에 대한 수출 규제는 완전히 비상식적 조치가 될 것"이라며 "중국 AI시장을 그냥 화웨이에 넘겨주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엔비디아는 2025 회계연도(올 2~4월) 실적에 H20 재고와 구매 계약, 관련 계약금으로 인해 약 55억달러의 비용이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비용은 중국으로 출하될 예정이었던 H20의 재고 처리와 H20 주문 미이행에 따른 손실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H20 수출 규제 소식으로 15일 장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6% 이상 급락하고 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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