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유 제품 원료 5096종 보유...기초연구투자로 K-균주 세계화”
20억 투입 ‘파일럿 플랜트’서 제품개발
국내 유일 ‘대장모사시스템’ 효능 검증

“전국의 김치를 찾아다니면서 5000여종의 균주를 확보하고, 자체 개발한 균주로 국산화를 이뤄냈습니다. 기업 부설 연구소는 식품업계 최초입니다.”
양준호 hy 중앙연구소 연구기획팀장은 지난 27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연구소에서 열린 ‘프로바이오틱스 클래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1976년 출범한 연구소는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연구소가 언론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소는 발효유 전문 기업 hy의 핵심 기지다. 김치·된장 등 식품과 모유·신생아 분변 등 인체에서 분리·배양한 균주 5096종을 보유하고 있다. 균주는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등 발효유 제품의 핵심 원료다. 연구진들은 균주 분리부터 장기 배양, 기능성 검증, 특허 확보, 글로벌 등록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한다. 양 팀장은 “바로 쓸 수 없는 기초 연구 분야에 50% 이상을 투자하는 회사는 hy가 유일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인삼에서 균주를 발굴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배양기에서 유산균을 48~72시간 배양하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집락(콜로니)이 형성된다. 이후 균주를 하나씩 분리해 영하 80도의 초저온 냉동고에 보관한다.
신소재개발팀은 발굴한 프로바이오틱스가 어떤 기능성에 특화됐는지를 연구한다. 현장에서는 색상 변화를 통해 프로바이오틱스의 항염증 기능을 검증하는 실험과 동물 신장 조직에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했을 때 세포 사멸이 개선되는 과정을 현미경으로 확인했다.
유제품팀은 프로바이오틱스를 바탕으로 실제 제품을 개발한다. 약 20억원을 투입해 구축한 ‘파일럿 플랜트’가 핵심 설비다. 신제품이나 기술을 대량 생산에 앞서 시험·검증하는 공간으로, 공장의 ‘미니어처’ 버전이다. 배양액은 우유·탈지분유·정제수 등을 혼합해 만들어진다. 추출된 배양액을 시음해 보니 플레인 요거트처럼 밀도가 높고 시큼한 맛이 강했다. 이후 균질화 등의 과정을 거친 배양액은 부드러운 식감으로 변해 익숙한 발효유의 느낌이었다. 아무 맛이 나지 않는 배양액에 시럽과 향을 추가하면 비로소 시판 발효유 제품이 된다.
마지막으로 신성장팀은 균주의 기능성을 연구하고 검증한다. 균주의 기능성을 인증받고, 이를 산업화 단계까지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장 건강’이라는 기본적인 기능성을 넘어 면역·피부·체지방 감소 효능으로 확장되는 연구도 진행한다. hy는 대장의 특성을 모사한 ‘대장모사시스템’ 설비도 마련했다. 국내 식품업계 중에서 유일하다. 최일동(사진) 신성장팀장은 “장내에서 직접 샘플을 꺼낼 수가 없어 대장의 환경을 외부에서 세팅해 놓은 시스템”이라며 “프로바이오틱스가 투입된 상태와 일반적인 장내 환경을 대조해 과학적 근거를 확보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hy는 1995년 한국형 유산균 ‘HY8001’을 개발해 자체 균주 국산화에 성공했다. 최근 독자 개발한 프로바이오틱스 ‘HY7017’은 식약처로부터 면역 기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았다. 양 팀장은 “제품 개발에 편중된 경쟁사와 달리, hy는 기초 연구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국산화를 통한 K-균주의 세계화가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글·사진=정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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