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국가론' 임종석에 선 그은 민주당 “헌법 정신 위배…당 입장 아냐”

여권·야권 모두 임종석 비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두 국가론’에 대해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주장”이라며 “당의 입장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친이재명계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의 토론회에서도 임 전 실장의 주장에 “현실성 없다”고 비판했고,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반통일적, 반민족적 행위에 앞장서 호응하는 치어리더 역할을 자처하는 사람”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민주당 이해식 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부산 금정구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이후 취재진에게 “임 전 실장의 메시지는 당의 강령과도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평화 통일을 추진하겠다는 그동안의 정치적 합의와도 배치되는 주장이라는 말이 회의에서 나왔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의 두 국가론 주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자 민주당 차원에서 명확하게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더민주혁신회의가 주최한 토론회에서도 임 전 실장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이광희 의원은 “지난 정부 주요 인사의 급작스러운 두 국가론은 아직 (국민이)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것”이라며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윤용조 집행위원장은 “현실성이 1도 없고, 무책임하다”고 했다.

여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김수경 통일부 차관은 이날 ‘통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통일 생각)’ 기부금 남북 협력 기금 기탁식에서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북한의 반(反)통일적, 반민족적 행위에 앞장서 호응하는 치어리더 역할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김영호 통일부 장관의 인사말을 대독했다.

김 장관은 인사말에서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가치를 무시한 결과 ‘쓸모 있는 바보들’로 전락한 사례들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목격해온 바 있다”고도 했다. ‘쓸모 있는 바보들’은 과거 냉전 시대 공산주의에 동조했던 서구 지식인이나 소련 지지자, 공산당원들을 비판하는 용어로 사용됐다.

한편, 임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다시 얘기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야말로 지금 정확하게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에 동조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주변 정세가 급변하는 조건에서 편향적이고 비현실적인 대북 정책은 그 동안 한국이 이룬 성취를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화적인 2국가 상태로 하루 빨리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왕래하며 협력하는 것이 최선의 현실적 방안”이라며 “통일은 평화가 자리잡은 후에 미래 세대의 선택으로 넘겨주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