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40조 성과급도 걷어차…재계 “긴급조정권 발동 필요”

서종갑 기자 2026. 5. 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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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이 불과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와 사측의 막판 대화 노력을 노조가 외면하면서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사실상 '40조 원' 규모의 성과급 지급이 가능한 중재안을 제안했는데도 노조 측은 이를 거절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중노위는 이달 13일 결렬된 사후 조정에서 기존 초과이익성과금(OPI) 제도를 유지하되 반도체(DS) 부문에 특별 포상을 추가하는 검토안을 사측과 노조에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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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중노위 추가 대화 제안 거부
중노위 ‘조합원 투표 회부’ 요구에
위원장 “헛소리, 글러먹었다” 비난
勞 “상한폐지, 대표가 직접 답변을”
경제6단체, 다음주 긴급 공동성명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이 불과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와 사측의 막판 대화 노력을 노조가 외면하면서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사실상 ‘40조 원’ 규모의 성과급 지급이 가능한 중재안을 제안했는데도 노조 측은 이를 거절했다. 파업 가시화로 한국 경제의 핵심 축인 반도체 산업이 마비될 위기에 처하자 재계는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을 촉구하는 성명을 준비 중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중노위는 이달 13일 결렬된 사후 조정에서 기존 초과이익성과금(OPI) 제도를 유지하되 반도체(DS) 부문에 특별 포상을 추가하는 검토안을 사측과 노조에 제시했다. 이 안을 조합원 투표에 회부하자는 게 중노위 측 제안이었다. 특별 포상은 구체적으로 DS 부문이 매출과 영업이익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영업이익 12% 재원을 부문 공통 7 대 사업부별 3으로 배분하자는 내용이다.

올해 삼성전자 DS 부문 영업이익은 최소 약 300조 원으로 업계 1위 달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특별 포상 규모만 3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DS 부문의 OPI 총액인 4조 원을 합치면 올해만 무려 40조 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하자는 내용이다. 중노위는 향후 유사한 경영 성과를 달성할 경우 이를 지속 적용하는 등 노조의 ‘제도화’ 요구도 일정 부분 수용했다.

노조는 이 제안을 걷어찼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조합원 커뮤니티를 통해 이 과정을 공개하며 “중노위가 잠정 합의를 안 하더라도 조합원 투표를 올리면 안 되냐는 ‘헛소리’를 했다”면서 “글러먹었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대화를 통한 타결을 꾀한 정부의 노력을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무산시켰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중노위와 사측은 대화의 끈을 이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노위는 이날 “노사 간 평화적 해결을 위해 16일 2차 사후 조정 회의를 재개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삼성전자 역시 같은 날 노조에 공문을 보내 “사후 조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만큼 노사가 직접 대화를 나눌 것을 제안한다”며 추가 교섭을 요청했다.

노조는 조건부 수용론을 내놓은 상황이다. 노조는 15일 오전 10시까지 전영현 DS 부문 대표이사가 직접 △OPI 투명화 △상한 폐지 △제도화 3가지 핵심 안건에 대해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면 대화가 가능하다고 이날 회사에 공문을 보냈다. 영업이익 15%의 고정적 배분과 연봉 50%로 설정된 성과급 상한선 폐지의 명문화가 골자다. 반면 사측은 성과급 기준을 고정하면 미래 투자 여력이 줄고 보상 격차는 확대되는 부작용을 우려해 대화가 공회전 중이다.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며 이달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 18일간의 초유의 파업이 눈앞으로 다가오자 범국가적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경제 6단체는 다음 주중 삼성전자 노조 파업 철회 촉구를 위한 긴급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성명서에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을 핵심 요구 사항으로 적시할 방침이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법 제76조에 따라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발동 즉시 30일간 파업이 전면 금지되고 강제 조정 절차에 들어간다.

사회 각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이미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와 삼성전자 주주행동실천본부가 파업 철회 성명을 낸 데 이어 한국경영학회 등 학계에서도 반대 성명을 논의 중이다. 외신인 로이터 통신조차 “이번 파업이 한국 경제의 기틀을 위협하는 위험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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