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쿠팡 독주 속 '땡겨요'의 승부수...'공공 배달앱' 잔혹사 끊을까

서울시는 공공 배달앱 '땡겨요'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 신한은행,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가 각각 할인 비용을 분담하는 '서울배달플러스 가격제'를 도입한다고 25일 밝혔다. /사진 제공=서울시

서울시가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와 치킨 프랜차이즈와 손잡고 최대 30% 할인 가격제를 시작한다. 이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민간 배달앱의 독주 속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공공앱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할인 구조가 정부 재정과 프랜차이즈 판촉비에 의존하는 만큼, 안정적인 예산 확보와 소비자 홍보 강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신한은행(땡겨요 운영사)과 18개 치킨 프랜차이즈는 25일 ‘서울배달플러스 가격제’ 도입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서울배달플러스는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서울시가 시행한 공공배달 서비스로, 올해 초 신한카드가 새 운영사로 선정되면서 땡겨요가 서울시 공공배달앱 역할을 맡게 됐다.

서울배달플러스 가격제의 핵심은 서울시, 신한은행, 프랜차이즈 본사가 할인 비용을 분담해 치킨 가격을 최대 30% 낮추는 데 있다. 서울시는 서울사랑상품권 등 배달상품권으로 15%를 지원하고, 신한은행은 할인쿠폰 및 프로모션으로 5%, 프랜차이즈 본사는 자체 판촉비로 10%를 부담한다. 배달 주문 가운데 40%를 차지하는 치킨 업종을 우선 공략해 공공배달앱 이용자 확대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2022년 1월 출시된 땡겨요는 민간 배달앱(2~7.8%) 대비 현저히 낮은 2% 이하의 중개 수수료와 정산 주기 단축 등의 혜택을 앞세웠다. 그러나 낮은 인지도로 소비자 이용률이 저조한 데다  점포 수가 적고 평균 최소 주문 금액이 높아 별다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재 배달시장 점유율은 3%대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이번 협업을 통해 소비자 유입이 늘어나면 땡겨요가 배민·쿠팡이츠·요기요 등 민간 배달앱의 독점을 견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선택지가 생기고, 이용률 증가에 따라 입점 업체 수도 확대돼 중개 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서울시도 지난해 3월 기준 서울배달플러스 이용자 수가 50만명으로 전년 대비 15.3% 감소하는 등 성장 정체를 겪었지만 이번 협약을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협업 모델이 기대만큼 안착하더라도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는다. 서울시의 15% 할인 혜택은 지자체가 발행하는 상품권 예산에 기반하고 있는데 해당 예산이 꾸준히 확보될지는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배달앱 지원에 지자체 예산이 투입되는 것에 대한 일부 논란도 있는 만큼, 이용률이 저조할 경우 서비스 중단이나 예산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부산시가 44억원을 들여 구축한 '동백통'은 이용률 감소로 출시 2년여 만에 사업을 종료했다. 강원도 '일단 시켜', 대전 '휘파람', 충남 '소문난샵', 경남 '배달의 진주' 등도 2~3년 만에 서비스를 접었다. 경기도의 '배달특급' 역시 매년 20억원 이상의 세금이 투입되고 있으나 지난해 이용자 수가 전년 대비 56% 감소하고 월별 거래액도 2년 새 105억원 급감하는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서도 판촉비 부담이 커질 경우 참여 지속 여부를 재검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초기에는 브랜드 홍보와 신규 고객 확보 차원에서 참여할 수 있지만 매출의 일정 부분을 판촉비(10%)로 지속 부담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땡겨요에 입점한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MOU 체결 단계라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논의되지 않았지만 공공배달앱 취지에 공감하고 있어 상생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는 소비자 유입이 중요한 시기지만, 향후 운영 방식이나 프로모션 정책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배달앱의 순기능을 고려할 때 서울배달플러스 가격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책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공공 배달앱이 활성화되려면 단순 애플리케이션 유지나 단기 프로모션에 그치지 않고 앱 노출 빈도를 높이는 등 소비자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며 “가격 경쟁력 외에도 소상공인 지원과 독점 플랫폼 문제 해결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부각시키고 윤리적 소비 의식을 고취시키는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리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