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팬터뷰] LG 트윈스 유영찬

조회수 2024. 2. 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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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다만, 노력이 결과를 만들기까지의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나 자신이 노력을 배신할 뿐. 한데 때로는 의지와 상관없이 노력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기도 한다. LG 트윈스의 핵심 불펜 유영찬의 5년이 그랬다. 고등학교 1학년, 그는 투수로 전향함과 동시에 두각을 드러냈고,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해 수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그 수많은 발걸음을 1년 차 투수의 몸은 버티지 못했고, 결국 수술과 재활을 견디며 ‘공을 던지지 못하는’ 투수가 된 채로 대학교 마지막 드래프트가 다가왔다. 이후 4년이 지난 지금, “사실 저도 지명된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라며 해맑게 웃어 보이는 그는, 프로 데뷔 2년 차에 통합 우승팀의 차기 마무리 투수로 낙점됐다. 본인조차 잘 모르겠다는 지명의 이유, 어쩌면 그건 5년간의 시련을 꿋꿋이 버텨낸 유영찬 본인에게 있을지도 모르겠다.

Photographer Inbi Na Editor Yeonsu Kim Location Jamsil Baseball Stadium

#중요한 순간

dugout_mz <더그아웃 매거진> 첫 출연인데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해요! (1월 12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LG 트윈스 투수 유영찬입니다. <더그아웃 매거진>에서 초대해 주신 덕분에 인터뷰할 수 있게 돼서 영광입니다.

dugout_mz 데뷔 이후 맞는 첫 비시즌이잖아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작년에는 그저 운동만 열심히 했다면, 올해는 부족했던 점을 찾아서 보완하고 있습니다. (시즌 때보다 살이 빠져 보여요. 이것도 변화를 주기 위함일까요?) 시즌 치르면서 후반부에 살이 좀 쪘거든요. 작년 초반 때 체중으로 되돌리려고 감량했어요.

kemke__97 작년 10월에 아들이 태어났다고 들었어요! 육아 난이도는 어떤가요?
시즌이 끝난 직후에는 아내랑 나눠서 했는데, 정말 힘들더라고요. (헛웃음) 요즘은 다시 운동을 시작해서 대부분 아내가 돌보고 있습니다. (아기가 본인과 아내 중 누구랑 더 닮았어요?) 몸은 아내를 닮았고 얼굴은 저를 닮았어요. …저랑 안 닮았으면 좋겠는데.

#꺾여도 괜찮아

junhyung52 2023시즌 중 기억에 남는 등판 순간은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한국시리즈가 기억나죠. 부담감도 컸지만, 기대했던 만큼 결과가 잘 나와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정규 시즌 때는 잘했던 날보다 못했던 날이 떠올라요. 마무리 상황에 2번 정도 올라갔는데 한 번은 역전 끝내기를 맞아서 블론 세이브를 한 적이 있거든요.

zipzoaa 올해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이끄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습니다! 영찬 선수는 어떤 구종이 마음에 드나요?
좋아하는 건 슬라이더랑 스플리터인데, 약간 느낌이 달라요. 스플리터는 아직 손에 익지 않다 보니 더 잘 던지고 싶은 마음에 아끼고요. 슬라이더는 제가 봐도 괜찮다 싶어서 좋아합니다. (언제부터 ‘내 슬라이더가 통한다!’라고 느껴졌어요?) 시즌 중반 때부터 주변에서도 슬라이더가 좋다고 얘기해주면서 확신이 생겼어요. 초반에는 1군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신경 쓸 겨를이 없었어요.

supermin1317 둘 중 더 기분 좋은 것은? 헛스윙 삼진 vs. 루킹 삼진
루킹 삼진이요. 사실 더 좋아하는 상황은 따로 있는데… 직구를 던졌는데 타자가 헛스윙할 때를 제일 좋아해요. 근데 작년에 이런 상황이 별로 없어서. (씁쓸)

merryala 팬들에게 작년 한국시리즈는 절대 잊지 못할 추억인데, 스스로는 어떤가요?
한국시리즈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에 남아있고, 계속해서 그 모습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 요즘도 영상을 돌려봐요. (가장 마음에 드는 포인트를 꼽아보자면?) 일단 자신감 있게 주저하지 않고 던졌던 게 마음에 들고요. 그날은 제구가 예상보다 잘 돼서 (박)동원이 형 리드에 잘 맞춰서 실투가 적었던 점이 좋았습니다.

_wjdh2xx 한국시리즈 1차전 때 컨디션이 안 좋다고 느꼈다고 하셨는데, 첫 등판이었던 2차전 때 2.1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보여준 비결은?
정규 시즌에는 보통 1루나 3루 한쪽에만 팬분들이 계시는데, 그때는 경기장에 LG 팬들이 꽉 차 있었거든요. 보는데 심장이 벌렁거리고 너무 긴장되는 거예요. 마음이 붕 떠서 평소에 늘 해왔던 것들을 못 하니깐 컨디션이 안 좋더라고요. 그래서 2차전 때는그 분위기에 적응하려고 노력했어요. 평소보다 일찍 나오고 경기 중에는 스스로 ‘진정하자, 진정하자’ 계속 주문을 걸었죠.

leedduzi 정규 시즌과 포스트 시즌 때의 등판 당시 심정의 차이가 있나요?
완전히 달라요. 한국시리즈 때는 하나의 실수가 바로 패배로 이어질 수 있고, 그 1패가 결정적으로 다가오는 시리즈잖아요. 그래서 정말 긴장됐어요.

kemke__97 마운드에서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 인상적인데, 강한 멘탈의 원동력은 어떤 건가요?
하하.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요. 겉으로는 별생각 없어 보이는데, 평소에 걱정이 많아요. 하나에 꽂히면 안 좋은 생각이 계속해서 파고드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항상 (임)찬규 형이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죠.

dugout_mz 평소 자신감을 중요시하잖아요. 그렇다면 자신감의 원천은 어떤 걸까요?
말 그대로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봐요. 공을 던지기 전에 ‘볼 될 거 같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공이 날리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한국시리즈 때는 자신 있게 ‘내가 이긴다!’라는 마음으로 던졌더니, 그때마다 결과가 좋게 나왔어요.

jjuan_.b 한국시리즈 각오가 ‘미친놈처럼!’이었는데, 본인이 보기에도 진짜 미친놈처럼(?) 경기한 것 같나요?
미친놈같이 던졌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어떻게 하면 한국시리즈를 잘할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거든요. 근데 제가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럼 또 혼자 실망스러울 거 같아서 ‘그냥 미친놈처럼 하자!’라고만 다짐했어요.

merryala 2023시즌 첫 벤치 클리어링의 원인 제공자(?)가 됐어요. 당시 상황이 어땠나요?
평소에 제가 제구가 좋지 않다 보니깐 힘이 과하게 들어가면서 조절이 안 됐던 거 같아요. 딱 맞는 순간 놀라서 바로 모자를 벗고 죄송하다고 사과를 드렸는데, 나중에 영상으로 보니깐 제가 껌을 쫙쫙 씹고 있더라고요. (당황) 전혀 의도적이지 않았지만 제가 부족한 탓에 일어난 실수였습니다. (근데 갑자기 양쪽에서 선수단이 우르르 나와서 당황했겠어요.) 완전요. 안 그래도 처음에 혹시 싸우는 건가 싶어서 “동원이 형~ 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하려고 다가갔는데, 그런 상황이 아니었더라고요. 다행이다 싶었는데 갑자기 선수단이 나와서 동원이 형이 당황해하셨죠.

silly_yerin 감독님이 2024시즌 마무리는 유영찬이라고 하셨는데, 소식을 듣고 어떤 기분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부담보단 설렘이 더 컸어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도 하고, 마무리로 던지는 모습을 상상해 보기도 했죠. 근데 점차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보다 먼저 캠프 가서 잘 준비하고 다치지 않는 게 우선이겠다 싶더라고요. 시즌이 시작되고 나면 또 팀 내에서 경쟁해야 하는 거기 때문에, 그때 자리를 잘 잡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로 특별히 준비하는 부분도 있을까요?) 따로 없어요. 동원이 형도 “다른 걸 만들려고 하지 말고 작년이랑 똑같이 해라”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supermin1317 얼마 전 인터뷰에서 김진성 선수가 마무리 경력이 있는 줄 몰랐다고 하셨는데, 이후 보복을 당하진 않으셨나요?
진짜 몰랐어요. 안 그래도 엊그저께 저한테 와서는 “진짜로 몰랐냐? 이거 안 되겠네~” 하시더라고요. (근데 하나도 안 무섭죠?) 에이~ 그래도 대선배님인데 예의를 지켜야죠! (평소에 예의를 지키는 마음으로 대하는 중인 거 맞죠?) 그럼요. (능청)

#그냥 좋아

gome_archive ‘삼장법사’라는 별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처음 들었을 때는 그저 그랬는데, 팬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불러주시는 별명이라 이제는 마음에 듭니다. 근데 LG 와서 처음 들었어요. 원래는 토마스 기차 닮았단 얘기만 들어봤어요.

supermin1317 반려견 ‘바젤이’와 닮았다는 얘기가 많은데, 스스로 생각해도 닮았나요?
저보다는 와이프가 바젤이 닮았다는 얘기를 자주 들어요. 저와 닮았다니 기분 좋네요. (다리 길이가 비슷한 것 같다는 얘기도 있던데, 인정하나요?) 인정하겠습니다. (웃음) 긴 편은 아니라서요.

kemke__97 점점 엘튜브 분량 지분이 늘고 있는데, 그동안 그 텐션을 어떻게 숨기고 있었나요?
시즌 중반부터 모든 게 편해진 거 같아요. 리그도 적응되고 형들이랑 애들이랑 친해졌거든요. 촬영하는 것도 그제야 익숙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괜찮아졌습니다.

dugout_mz 야구장 밖에서의 성격이 궁금해지는데요?
초면에는 낯가림이 심해서 말을 아예 안 하다가 친해지면 장난이 정말 심해요. 의미 없이 툭툭 치는 장난? 좀 귀찮게 하는 편이에요. (MBTI 검사는 해봤어요?) INFJ예요.

merryala 쇼맨십이 화려한 LG 투수조 사이에서 유독 적은 편이에요. 원래 성격이 차분한 편인가요?
성격이 차분하지는 않은데 소심한 면이 있어요. 그래서 마운드 위에서 쇼맨십으로 드러내진 않아요. 그래도 이번 한국시리즈 때 나름 소심하게 했거든요? 그게 제 최선입니다.

i_yeons_u 투수조끼리 오이도 여행 다녀왔다고 들었는데, 어떤 선수들과 함께했나요? 여행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하나 들려주세요!
되게 많이 갔어요. 1박 2일로 다녀왔는데 결혼한 형들은 저녁 먹고 밤까지 있다가 가고, 다 같이 축구랑 족구도 하고 맛있는 거 먹었습니다. (오~ 축구 잘해요?)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을 계기로 절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럼, 누가 가장 잘하던가요?) (백)승현이 형도 잘하고. …승현이 형 잘하고. (말고는 없군요?) 다 비슷한 거 같아요. (웃음)

2hayxx_ 1주년 결혼기념일 날 배우자분이 좋아하는 콘서트에 쿨하게 보내주셨는데, 솔직한 심정은 어떠셨나요?
진짜 괜찮았어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을 아예 안 쓰는 편이라서요. 장난으로 “어떻게 결혼기념일을 까먹을 수 있냐”라고 하긴 했는데, 취미는 존중해 줘야죠. (그럼, 본인의 취미 생활은?) 전 게임을 좋아해요. 근데 게임도 잘 못해요. (머쓱)

2hayxx_ 올해도 샤이니의 ‘셜록’을 등장곡으로 사용할 예정인가요?
네! 사실 바꾸고 싶다고 몇 번 얘기했거든요? 그랬더니 아내가 다른 샤이니 노래를 알려주더라고요. (황당) 그럴 거면 ‘셜록’으로 계속하겠다고 했습니다. (kemke__97 만약 본인의 취향으로 등장곡을 정한다면?) 팝송으로 하고 싶어요. 힙하고 웅장한 느낌의 노래로요.

#마음을 다해

dugout_mz 아내와 처음 만날 당시인 20살에 수술한 직후라 힘들었다고 들었어요.
그때 제 상황이 좋지 않았죠. 수술하고 재활하며 지내는 동안,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에 공을 던지면 또 팔은 아픈 상황이 반복됐거든요. 그럴 때 곁에서 힘이 돼준 아내한테 정말 고맙죠.

rea1stone 슬럼프가 찾아오면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그동안 슬럼프는 없었던 것 같아요. 단지 팔이 아파서 못 던지고 있는 거였지, 회복하고 열심히 훈련한다면 돌아올 거로 믿었거든요. 그래서 아프지 않기 위해 보강 운동도 진짜 열심히 하고 주변에서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덕분에 큰 슬럼프는 없었습니다.

_wjdh2xx 2020 신인드래프트 행사에 초청되면서 기대감이 커졌을 거 같은데, 어떠셨나요?
처음 초청받았을 때는 프로에 가겠다고 예상했는데,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어서 안 뽑힐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현장에서 미지명되는 선수가 한두 명씩 있으니깐요. (초청받기 전에는 어땠어요?) 그때는 기대감이 아예 없었어요. 코치님이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얘기는 있다고 했는데도 저에 대한 확신은 없었거든요. 실제로 5라운드에 지명됐을 때, 예상보다 되게 빨리 뽑혀서 당황했습니다.

2base_ 지명 당시 ‘투구폼이 예뻐서 지명했다’라고 기사가 떴는데, 본인 투구폼이 예쁘다는 걸 알고 있나요?
아뇨. 겉으로 보기에는 예쁘지만, 세세하게 보면 부족한 부분이 되게 많아요. 아직도 다듬어 가는 과정입니다. (그럼, 스스로 생각할 때 뽑힐 수 있었던 장점은?) 사실 잘 모르겠어요. 굳이 고르자면 성장 가능성이지 않을까요?

junhyung52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는 각오나 다짐 한마디!
작년에는 살아남기 위해서 했다면, 올해는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어요. 이번 시즌을 어떻게 준비할지 계획을 다 세웠거든요. 이제 캠프 가서 그대로 준비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만 할 것 같습니다.

silly_yerin 본인의 야구 인생을 경기에 비유하자면?
아직 1회밖에 안 됐다고 봐요. 이제 막 시작해서 수비에 들어선 상황이에요. (경기 양상은요?) 투 아웃이요. 마지막 하나만을 남겨두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직전입니다.

dugout_mz 오늘 팬분들의 질문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봤는데요. 마지막으로 유영찬을 응원하는 팬분들께 한마디 전하면서 마칠게요!
작년 시즌에 부족했음에도 많은 응원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올 시즌에는 더는 실망하게 해드리지 않도록 준비 잘해보겠습니다. 그리고 29년의 기다림 끝에 우승하게 돼서 팬분들께 축하드린다는 얘기 전하고 싶고, 앞으로도 좋은 결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3년 154호 (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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