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매장 하나꼴 개점, 캐나다 커피 팀홀튼 미풍일까 돌풍일까
벌써 13개 점포 개점
캐나다 분위기에 커피 한 잔
비싼 가격에 파는 전략
커피업계, 성공 여부 촉각
캐나다 커피 전문점 팀홀튼은 한국의 커피 시장을 흔들 수 있을 것인가.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커피 전문점 팀홀튼이 한 달에 하나 이상 꼴로 매장을 내고 있다. 벌써 13번째 매장을 개점했다. 작년 12월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지 10개월 만이다. 팀홀튼 관계자는 “2028년까지 150개 매장을 내겠다는 목표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팀홀튼은 ‘캐나다의 국민 커피’로 불리는 프랜차이즈 커피 회사다. 캐나다에만 4300여개의 매장이 있다. 아이스하키 선수이자 캐나다의 국민 영웅으로 불렸던 팀 호턴이 본인의 이름을 따서 커피와 도넛을 파는 작은 가게를 만든 것이 시초가 됐다.
업계에서는 팀홀튼이 한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국내 커피시장은 포화에 이르렀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경쟁이 심하다. 그래서 지배적인 사업자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단 국내 커피 시장을 주름잡았던 스타벅스가 최근 주춤해졌다. 또 저가커피로 시장을 공략했던 메가MGC커피·빽다방·컴포즈커피도 가격이 많이 올라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팀홀튼은 두 가지 전략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우선 캐나다 분위기를 판다는 전략을 세웠다. 캐나다 현지의 어느 커피점에 온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캐나다의 대표 상징인 단풍나무, 자연 친화적 마감재, 따뜻한 공간 연출, 메이플 모티브의 다양한 조형물로 매장을 꾸몄다.
이는 과거 스타벅스가 취했던 전략이기도 하다. 스타벅스는 1호점인 시애틀 지점과 비슷한 분위기로 매장을 꾸몄다. 손님의 이름을 직접 부르는 전략도 그대로 적용했다. 동네 작은 스타벅스 당시의 느낌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스타벅스는 매장이 아무리 커도 고객 하나하나의 닉네임을 불러주는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최근 스타벅스는 다른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로 넘어오면서 특화매장에 더 집중하고 있다. 특화매장이란 소비자가 직접 찾아오도록 해당 지점의 특이점을 살려 만든 곳이다. 자연환경의 이점을 살린 양평DT점이나 산세 풍광을 살린 스타벅스 더북한산점이 대표적이다.
소비자 닉네임을 부르는 문화도 사라졌다. 편의성을 살린다는 취지에서 진동벨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과거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였던 카페베네조차 유럽 이미지를 차용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국적인 느낌의 커피숍 분위기가 최근 사라진 것은 맞다”면서 “팀홀튼은 이런 분위기를 다시 팔기(selling point)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팀홀튼은 고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동안 국내 커피 시장은 노란간판으로 대표되는 저가커피 3개사(메가MGC커피·빽다방·컴포즈커피)가 주름잡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방식으로 진출 전략을 짠 셈이다.
팀홀튼은 미디엄 사이즈 기준 브루 커피를 3900원, 아메리카노를 4000원, 카페라떼를 4600원 수준에 팔고있다. 팀홀튼의 시그니처 메뉴인 오리지널 아이스캡은 5100원, 자바칩 아이스캡은 5900원 수준이다. 캐나다 현지에선 브루커피가 1.83 캐나다 달러. 지난 2일 환율(979.93달러)을 감안하면 1800원꼴이다. 한국 브루 커피값의 절반 수준이다.
커피업계에서는 팀홀튼의 고가 전략이 국내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인지를 눈여겨 보고 있다. 예전처럼 해외에서 들어온 커피를 무조건 고가에 사 먹는 시대는 지났다는 판단 때문이다.
커피업계 관계자 “팀홀튼이 스타벅스를 제치고 캐나다 국민커피로 자리 잡기까지 가격 정책이 한몫했다는 점을 아는 사람들 입장에서 더 비싼 값을 치르고 분위기를 즐기는 소비를 이어갈 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했다. 팀홀튼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진출했던 중국 커커피시장에서는 저가커피 전략을 펼친 바 있다.
일부에서는 팀홀튼의 공격 확장이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시선도 보내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주름잡았던 커피 브랜드가 국내 시장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경우가 있어서다. 2006년 국내 커피시장이 막 커지기 시작할 무렵, 미국 2위 커피브랜드 카리부커피가 국내에 상륙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2019년에 한국 시장에 진출한 블루보틀도 상황은 비슷하다. 블루보틀의 영업이익은 꾸준히 줄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블루보틀커피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9억원이다. 2021년에 27억원, 2022년에 23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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