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쓰(일본)=M포스트 구기성 기자] 겨울이 되면 운전자들의 관심은 타이어로 향하기 마련이다. 기온이 낮아지면 일반적인 타이어는 소재 특성에 따라 성능이 저하돼 안전한 운전을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계절 변화가 뚜렷한 국내에서 최근 올웨더 타이어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다.

때마침 미쉐린이 최신 올웨더 타이어 '크로스클라이밋 3'의 동계 주행성능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장소는 다설지로 널리 알려진 일본 홋카이도 시베쓰 시에 위치한 교통과학종합연구소(Kokasoken)다.
이번 주행 테스트는 미쉐린이 지난해 10월 국내에 출시한 '크로스클라이밋 3' 시리즈와 동급의 타사 제품, 그리고 미쉐린의 겨울철 타이어 'X-아이스 스노우'와 비교하는 시승으로 이뤄졌다.
올웨더 타이어의 정체성, 그리고 크로스클라이밋 3
먼저 올웨더 타이어를 알아 볼 필요가 있다. 올웨더 타이어는 사계절(올시즌) 타이어보다 겨울철 주행 성능을 강화한 제품군이다. 사계절 타이어는 가벼운 눈길 주행까지 지원하지만 본격적인 눈길이나 빙판에선 한계가 있다.
반면 올웨더 타이어는 겨울용 타이어 인증(3PMSF)을 통해 품질과 성능을 보증한다. 크로스클라이밋 3는 이름에서 알 수 있는 3세대 올웨더 타이어로, 오랫동안 다양한 환경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미쉐린의 타이어 개발 역량이 집약돼 있다.

SUV로 확인한 제동과 제어의 차이
첫 번째 테스트는 횡경사, 슬라럼, 급정거(빙판 30㎞/h, 눈길 50㎞/h), 차로변경을 종합적으로 구현한 코스에서 이뤄졌다. 테스트카는 토요타의 베스트셀링 SUV인 RAV4가 준비됐고, 크로스클라이밋 3와 비교할 타이어는 젖은 노면과 눈길에서의 접지력, 제어 성능을 강조한 국내 H 사의 A 제품이 선정됐다.

크로스클라이밋 3와 A 타이어는 출발할 때 접지력이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다. 횡경사 노면에서 차를 올려놓고 제동을 했을 때 옆으로 미끄러지는 정도도 비슷했다. 다만 미끄러지는 과정에서 조향을 했을 때의 느낌은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크로스클라이밋 3이 제어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드러났다. 한계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차를 이끌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셈이다.
급정거 역시 크로스클라이밋 3의 제동거리가 짧았다. 차의 ABS가 작동되는 수준은 비슷했지만 빙판에서 30㎞/h를 주행하다 멈춰섰을 때 크로스클라이밋 3의 제동거리는 A 타이어 보다 3~4m 정도 짧았다. 반면 눈길에서 50㎞/h로 달리다 급정거했을 때엔 두 제품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겨울엔 단지 눈이 쌓인 노면 뿐만 아니라 블랙 아이스를 포함한 빙판이나 습설 등의 다양한 조건이 펼쳐진다. 크로스클라이밋 3는 제 성능을 낼 수 있는 조건이 A 타이어보다 더 다양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어진 슬라럼 코스에선 인스트럭터의 지시에 따라 40㎞/h로 주행하면서 조향각을 빠듯하게 잡아 돌렸다. 두 타이어는 조향 반응성에서도 차이를 드러냈다. 크로스클라이밋 3가 진득하게 노면을 잡아가며 달리는 성향을 더 보여줬다. 앞서 횡경사 조향 테스트에서 경험했던 수준의 차이가 그대로 재현된 것. 차로변경 상황을 구현한 테스트에서도 거의 동일한 현상이 나타났다.

'스포츠'와 '밸런스'의 차이
두 번째 테스트는 같은 코스에서 다른 차와 타이어가 마련됐다. 시승차는 토요타의 준중형 해치백인 코롤라 스포츠. 타이어는 크로스클라이밋 3 스포츠와 H 제조사의 B 제품을 끼웠다.
크로스클라이밋 3와 크로스클라이밋 3 스포츠는 이름에서 나타나듯 콘셉트가 다르다. 크로스클라이밋 3는 일상용 올웨더 타이어로 설계돼 건조·젖은 노면·겨울환경 등 전반에서 균형 잡힌 성능을 발휘한다. 승차감·내구성·마일리지 등 전반적인 실용성에 초점을 뒀다. 크로스클라이밋 3 스포츠는 핸들링·제동·응답성을 강화한 설계로 스포츠 주행 감각을 강조한다.

트레트 패턴도 다르다. 둘 다 'V'자형 패턴을 바탕으로 하지만 크로스클라이밋3는 사이프 구조를 정밀하게 다듬어 젖은 노면 접지력을 높였다. 중앙 그루브를 교차 배치해 눈길 성능도 강화했다. 크로스클라이밋 3 스포츠는 사이프를 엇갈리게 배치해 블록 강성을 높이고 각 트레드 블록을 넓혀 섬세한 핸들링이 가능하도록 완성했다.
크로스클라이밋 3 스포츠는 크로스클라이밋 3보다 테스트카가 가벼워서인지 경쾌한 감각으로 차를 몰아 붙일 수 있었다. 특히 슬라럼에선 속도를 더 높여도 될 정도로 역동적인 주행을 지원한다. 제동거리도 마찬가지다. 역동성에 집중한 만큼 노면을 붙잡으려는 노력도 크다. 어느덧 경쟁 제품과의 비교보다는 크로스클라이밋 3와의 비교에 초점이 맞춰졌다.

저마찰 환경에서의 안정성
세 번째 주행은 반경 30m의 원선회 코스. 평균 40㎞/h의 속도로 크게 선회를 하면서 횡접지력을 파악할 수 있는 세션이다. 테스트카는 코롤라의 왜건형인 코롤라 투어링이 투입됐다. 타이어는 크로스클라이밋 3와 B 제품을 비교했다.
먼저 B 타이어를 장착한 차에 올랐다. 마찰이 낮은 노면으로 인해 계기판에 자세제어장치 경고등이 자주 점등됐지만 올웨더 타이어 답게 무난하게 주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크로스클라이밋 3의 경우, 경고등이 점등되는 건 비슷했지만 조금 더 안정적인 조향을 이어갈 수 있었다. 언더스티어 상황이나 이따금씩 발생하는 오버스티어에서도 제어 가능한 수준을 벗어나지 않아 긴장감이 줄었다.

겨울에 체감한 '안전의 여유'
시베스의 눈길과 빙판이 뒤섞인 코스를 반복해 달리면서 크로스클라이밋 3의 성향은 분명해졌다. 급제동에서는 더 짧게 멈췄고 슬라럼과 차로변경, 원선회에서는 노면을 '진득하게' 붙잡으며 한계 상황에서도 차의 거동이 쉽게 흐트러지지 않았다.
특히 마찰이 급격히 떨어지는 구간에서도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가 과도하게 번지지 않아, 운전자가 끝까지 방향을 유지할 수 있는 여유가 느껴졌다. 크로스클라이밋 3 스포츠는 여기에 응답성과 핸들링을 더해 보다 적극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실제 겨울 노면 위에서 확인한 결과, 미쉐린의 올웨더 타이어는 더 이상 '타협형'이 아니라, 사계절을 아우르는 현실적인 안전 대안임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한편, 크로스클라이밋 3와 크로스클라이밋 3 스포츠는 올해 8월부터 순차적으로 규격을 확대할 예정이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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