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불 덮치는데 “장비부터 챙겨라”…상황 파악 전화만 여러 통
[앵커]
화천의 한 부대에서는 산불이 코 앞까지 닥쳤는데도 대피 명령이 제때 정확히 내려오지 않아 인명피해가 날 뻔 했습니다.
몸을 피하라는 지시 대신 장비부터 챙기라는 명령을 받았다며 장병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용준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연기로 뒤덮인 하늘 아래로 뜨거운 불길이 군부대 바로 앞까지 번졌습니다.
연기와 재가 본격적으로 날아들기 한 시간쯤 전, 부대원들은 다급하게 대피 명령을 요청했습니다.
[부대원/음성변조 : "간부님! OO인원들 다 대피하고 있습니다! 저희 진지 철수해야할 것 같습니다!"]
상급부대는 레이더와 미사일 등 장비부터 챙기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긴박하게 장비를 챙기는 동안 다른 상급 기관들로부터 상황파악과 장비 관련 문의를 하는 전화만 여러 통 연달아 왔을 뿐, 대피 명령은 없었습니다.
[상급부대/음성변조 : "(딱 봤을 때 위험성 있게 보이나?) 지속되면 저희쪽으로도 피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대피시켜야 하는 품목들, 장비 대피를 해야하지? OO차량도 있나?) 네, 그렇습니다.(오케이, 알았어.)"]
불길이 심해지자 영상통화까지 동원해 위험하다고 보고했고, 그제서야 상급부대는 장비를 두고 철수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남아있던 장병들은 급히 후문으로 탈출해 길도 없는 산비탈로 한 시간을 내려와서야 안전하게 피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장병들은 연기를 마셔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방공 진지 간부/음성변조 : "피해가 오는 게 명확해서 그걸 얘기하고 있는데도, 사람보다 장비를 우선시하는 게... 현장에서 겪고 있는 사람의 판단보다 사무실에 앉아서 듣고 판단하는 사람의 말이 중요시 되어야 하는가..."]
[김주원/군 커뮤니티 육대전 대표 : "중요한 건 인적자원입니다. 인적 자원들을 보다 소중히 하는 인식과 문화는 우리 군이 조속히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군은 매뉴얼상으론 장비보다 인원 대피가 먼저였다면서도 산불 상황에서 부대 철수 관련 대응 과정을 보완하겠다고 밝혀 미흡함을 인정했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김용준 기자 (oko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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