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서 일한다는 건, 곧 이 집을 사랑하는 법도 함께 익히는 일이었다. 35년 된 연립주택으로 이사 온 주인공은 소규모 브랜드를 운영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핸드메이드 작가다. 신혼 두 번째 집인 이곳에서 남편과 함께 셀프 인테리어를 해나가며, 공간이 사람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위치와 주변 인프라를 최우선으로 선택한 이 집은 방 세 개, 화장실 하나, 주방과 거실이 이어진 24평 구조. 재건축 가능성 때문에 인테리어 예산은 600만 원으로 제한했지만, 직접 손을 움직여 꾸민 집은 어떤 고가의 디자인보다 애정 가득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소파 하나로 분위기를 바꾼 거실

거실은 이 집의 얼굴이다. 좁기 때문에 화이트를 기본으로 한 가볍고 정돈된 분위기를 추구하면서도, 큼직한 브라운 소파로 새롭고 확실한 변화를 줬다. TV 대신 부부가 함께 만든 오브제를 배치하고, 벽면을 활용해 포인트 공간까지 완성했다. 각 요소가 여백을 남기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구성이 돋보인다.
작지만 디테일이 살아있는 주방

두 사람이 함께 시간을 가장 많이 들인 주방은, 그야말로 손길마다 애정이 묻어난다. 템바 보드를 재단하고 벽을 시공한 다이닝 공간엔 카페 감성이 녹아 있고,

무광 화이트 싱크대와 따뜻한 우드톤 소품들로 따사로운 요리 공간이 완성됐다. 정돈된 주방을 위해 카페장에 자주 쓰는 가전을 모아두는 수납 방식도 눈여겨볼 만하다.
따스함 가득한 침실과 홈 오피스

침실은 우드와 화이트 중심에서 벗어나 톤 온 톤의 편안함으로 채워졌다. 파스텔 이불, 낮은 협탁, 부드러운 조명, 무엇 하나 과하거나 모자람 없이 침대 중심으로 균형이 맞춰진 장면이 인상적이다. TV 없이 빔 프로젝터로 영화를 보는 생활 패턴도 이 집만의 특징이다.

홈 오피스는 '일'과 '쉼' 사이를 잘 버무린 공간. 직접 만든 벽난로 콘솔을 중심으로 목재 의자와 라탄 바구니가 포근한 무드를 주며, 리폼한 책상까지 작업의 몰입도를 높였다. 자연스러운 소재와 손으로 만든 흔적들이 공간의 온도를 높이고 있었다.
변화라는 이름의 화장실

화장실 하나뿐인 구조에서 욕조를 과감히 철거하고 샤워 부스와 해바라기 샤워기로 리뉴얼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좁은 공간을 넓게 쓰기 위한 선택이었고, 실제 활용도는 물론 미적 만족도 또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