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SW이사 "2016년 오토파일럿 홍보영상은 연출된 것"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자율주행 보조기능인 ‘오토파일럿’을 홍보하기 위해 2016년에 공개한 영상이 연출된 것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쇼크 엘루스와미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소프트웨어 이사는 지난 2016년 10월 제작된 동영상에서 보이는 자율주행 기능이 실제 테슬라가 운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기능은 아니라고 인정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홍보 영상. (사진=테슬라)

엘루스와미는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에서 오토파일럿을 실행하며 모델X 차량을 운행하다 사고로 사망한 애플 엔지니어의 유가족이 제기한 소송 증언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로이터는 지난해 7월 진행된 증언 녹취록을 입수해 이와 같이 전했다.

이 홍보 영상에는 모델X 차량이 빨간 신호등에서 멈추고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었을 때 스스로 운행을 시작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또 이 차량은 주차장에 도착해 운전자가 하차한 후 스스로 주차도 한다. 이 영상은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으며 시작 부분에 “법적인 이유 때문에 운전석에 사람이 앉아있지만 이 사람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으며 차는 스스로 달리고 있다”라는 문구가 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 영상이 공개된 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 차량은 인간의 개입이 전혀 없이 스스로 도심 거리, 고속도로에서 운전해 주차장에서 자리까지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엘루스와미는 테슬라 오토파일럿 팀이 머스크의 요청에 따라 “자율주행 시스템 성능 시연을 설계하고 기록으로 남겼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멘로 파크의 한 주택에서 팔로 알토 테슬라 본사까지 사전에 지정된 경로에 3D 매핑 기술을 적용했다.

엘루스와미에 따르면 영상 제작을 위한 시험 운행을 진행하면서 차량을 통제하기 위해 운전자들이 개입했고 자율주행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테스트 차량이 주차장 울타리에 충돌했다.

엘루스와미는 증언에서 영상에서 보여주는 오토파일럿의 성능이 2016년 당시 생산된 차량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인정했다. 나아가 “영상의 목적은 2016년에 고객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이 아니었으며 자율주행 시스템에 어떤 기술을 구축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테슬라는 자사 웹사이트의 안내문에는 운전자에게 오토파일럿을 사용하는 동안 운전대에서 손을 놓지 않고 차량을 통제해야 한다는 경고도 명확하게 하고 있다. 나아가 오토파일럿 기술이 조향, 제동, 속도 및 차선 변경을 지원하도록 설계됐지만 자율주행 기술은 아니라고 명시했다.

엘루스와미는 “주의가 환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운전대 피드백을 통해 운전자들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처럼 시스템을 속일 수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운전자들이 주의를 기울이면 오토파일럿에 안전과 관련된 문제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에 대한 허위 및 과장 홍보 혐의로 미국 법무부와 연방정부·캘리포니아주 교통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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