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중공업은 장기간 이어진 업황 부진으로 배당정책과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최근 조선업황 회복과 부유식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FLNG)를 필두로 호황기에 접어들었지만 온전한 주주환원 재개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삼성중공업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2014년을 끝으로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부터 선박 시황이 개선되고 2023년 이후 상승한 신조선가가 수익에 반영되는 등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2023년부터 영업이익이 흑자전환됐다”며 “향후 배당가능이익이 확보되는 시점에 과거 배당성향 및 국내외 유사 업종을 참고해 배당을 재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10조6500억원, 영업이익 86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7.5% 증가해 10조클럽에 복귀했고 영업이익은 71.5% 늘었다. 최근 조선업 호황과 함께 삼성중공업이 강점을 가진 FLNG 시장에서 수주가 이어지며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재무건전성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기준 삼성중공업의 결손금은 1조5013억원으로 전년동기(2조439억원) 대비 26.5%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결손금은 경영활동에서 벌어들인 돈보다 손해가 더 많아 장부상 남은 누적 손실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이익잉여금을 활용해 배당에 나서지만, 삼성중공업은 결손금 때문에 배당여력이 없는 상태다. 최근 조선업이 순항 중이지만 벌어들인 순이익은 재무상태표의 결손금을 메우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이는 과거 삼성중공업의 사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악성재고와 해양플랜트 부실, 저가수주 등으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약 8년간 연속적으로 영업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자본잠식에 빠졌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1년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동시에 단행하며 대규모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했다.
문제 되는 대목은 미배당 상태가 장기화하는 것과 별개로 최근 정부 주도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기조에 대한 대응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2025년 1월1일부터 보고서 제출일 직전인 2026년 5월31일까지 기업가치 제고계획에 대한 자율공시가 단 1건도 없었다. 이 과정에서 중장기계획 수립이나 공시를 위한 이사회의 참여도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았다. 통상 적자를 내거나 배당여력이 없는 기업들도 중장기 사업 및 배당계획을 시장과 공유하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한다.
삼성중공업은 “2024년 1월1일부터 2025년 12월31일까지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하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이사회의 참여도 없었다”며 “향후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를 고려할 경우 이사회 참여 여부도 포함해 검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제도적 미흡도 드러났다. 소액주주들의 적극적인 주주권리 행사 중 하나인 주주제안권과 관련해 삼성중공업은 제도적 안내와 명문화된 규정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으며 이에 대한 안내도 전무한 상태다. 삼성중공업 측도 '홈페이지 등에 관련 사항을 별도로 안내하고 있지 않아 당사 주주들이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는 것이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인지하고 있다.
이밖에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개선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최성안 부회장(대표이사)이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이 선진화된 지배구조 체계로 평가된다.
삼성중공업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해나가기 위해 신속한 경영판단과 그에 따른 실행력이 담보돼야 한다는 판단 하에 업무집행 기능과 감독 기능을 분리하지 않는 대표이사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며 “다만 선임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해 의장 겸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표의 독단적인 이사회 운영을 견제하고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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