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CBM 발사대 배치…미 대선 전후 쏠 수도”
“풍계리 7차 핵실험 할 수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대를 배치해 언제든 미사일을 쏠 수 있도록 했고, 7차 핵실험 준비도 마쳤다는 군 정보기관의 분석이 30일 나왔다. 11월5일 치르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실제로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그간의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분석이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일부가 이미 전선에 투입됐을 ‘개연성’도 제기됐다. 북한군의 전투 개시 등 현지 전황에 따라 한국 정부도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등 대응 수위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 한반도의 긴장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국방정보본부는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대를 준비한 것으로 판단한다. 특정 지역에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를 배치했고, 미사일도 준비했다”며 “다만 미사일이 거치대에 장착된 상태는 아니다”라고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국방정보본부는 미국 대선을 전후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 검증을 위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방정보본부는 “북한은 미국 대선 전에 핵 이슈를 부각하려고 시도할 것”이라며 북한이 풍계리 3번 갱도에서 7차 핵실험을 할 준비를 끝냈다는 분석도 내놨다.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도, 핵실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만 남았다는 게 국방정보본부의 관측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가속화해서 실행할 수 있고, 핵실험은 비교적 준비 시간이 짧아 언제든 결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지금 현재로선 급박하게 진행되는 사안은 없다”고 했다. 북한이 지금 당장 ‘도발’을 하기보단, 대외적인 전략 환경을 지켜보며 그에 따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실제 전선 투입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방정보본부는 이날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일부가 전선에 투입됐다는 미국 시엔엔(CNN) 보도에 대해 “파병된 북한군이 전선에 투입돼 있다는 정확한 정보는 아직 없다”면서도 “북한군 중 일부 선발대가 전선에 투입됐을 개연성은 있어 보인다”고 정보위에 보고했다.
현재 정부는 “단계적 조치의 결정적 기준은 북한군이 참여한 전투 개시”(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라며 북한군의 움직임을 살피며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등 ‘다음 단계’를 밟아 나갈지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은 현재 우크라이나에 155㎜ 포탄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무기 지원을 한다면 일차적으로는 방어용 무기가 지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국방부 육군 탄약정책담당관 등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에 출장을 나가 있다”며 “정부가 살상 무기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나토 출장 정보협력단 실무급 직원 중 탄약 유관 업무를 담당하는 관계관이 포함됐다”며 “북한군 탄약 정보와 관련해 출장단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동행한 것이었으며, 탄약 지원은 금번 대표단의 임무에 포함되어 있지도 않다”고 부인했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전장 상황이 급변할 수 있기에, 공격용이든 방어용이든 무기 지원은 성급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대통령실은 “단계적 대응 조치는 틀리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미국 대선 이후에 누가 차기 미국 행정부의 수장으로 선출이 되든 우크라이나 전쟁은 분명히 대한민국 안보에 중대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단계에 와 있다”며 “미국의 뜻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명분과 국익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활동 모니터링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우크라이나라는 우방국에 (대한) 북한군 활동의 전황을 살피고, 분석하고, 모니터하는 의무가 주어져 있다”며 ‘전황분석팀’의 우크라이나 파견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모니터링 내용이 (군사적 문제뿐만 아니라) 북한군의 심리적 동요와 이탈에 관한 문제까지 우크라이나 정부와 함께 협의해서 처리할 필요가 있는지 고려할 가치가 있다”며 전황분석팀의 ‘대북심리전’ 역할 수행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파병 대응과 관련한 우크라이나 특사 파견 논의를 이번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속보] 체코 반독점 당국, 한국과 원전 계약 ‘일시 중지’
- 임기반환점 앞 꿈쩍 않는 용산…김여사 라인 정리·개각 손놨나
- “북한, ICBM 발사대 배치…미 대선 전후 쏠 수도”
- [단독] 명태균 ‘김진태 컷오프’ 뒤집힌 날 “사모님 그래 갖고…내가 살려”
- 교수 이어 초등교사 ‘윤정부 훈장’ 거부…“받으면 뭐가 좋겠나”
- 의대생 복학 미지수…정부 ‘최대 7500명 교육’ 대학에 떠넘겨
- 중국 비야디 3분기 매출, 미국 테슬라 제쳤다
- “이거 바르면 각질 녹아요”…실은 밥풀이었다
- 여자배구 전설 ‘나는 작은 새’ 조혜정 별세…“배구야, 널 만나 행복했어”
- [단독] “지코 추가해”…방시혁 ‘아이돌 품평 보고서’ 직접 공유 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