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공식’ 말고 ‘상식’을 따르라

윤은영 기자 2026. 4. 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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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열량이면 저녁보다 아침에 배부르게
같은 음식도 천천히 먹어야 식욕 억제돼
“덜 달고·짜고·기름지게…식이섬유 충분히”
전문가들은 같은 칼로리라도 섭취 방식에 따라 몸의 반응이 다를 수 있어, 먹는 시간과 식사 속도 등을 조절하는 것이 체중 관리에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클립아트코리아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들여다보게 되는 게 있다. 바로 음식 포장지에 적힌 ‘칼로리(열량)’ 숫자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이 정도면 괜찮겠지” “생각보다 높네” 하며 숫자부터 확인하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칼로리만으로 음식이 몸에 미치는 영향을 전부 설명하긴 어렵다고 말한다. 음식의 종류는 물론이고 언제 먹는지, 얼마나 빨리 먹는지에 따라서도 실제 몸의 반응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아침 VS 저녁, 언제 먹는 게 감량에 좋을까
에너지 흡수량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먹는 시간대’이다. 같은 열량을 먹더라도 “언제 먹느냐”가 몸의 반응을 다르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는 연구를 통해 증명되기도 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스라엘 텔아비브 의과대학 다니엘라 야쿠보비츠 교수 연구팀은 총 열량이 같은 식단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아침, 다른 쪽은 저녁에 열량을 더 많이 배분하는 방식으로 12주간 비교했다. 

연구 대상은 대사증후군이 있는 과체중·비만 여성으로, 하루 약 1400㎉를 동일하게 섭취하도록 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Obesity’에 게재됐다.

연구 결과 아침에 열량을 더 많이 배분한 그룹이 저녁에 많이 먹은 그룹보다 체중과 허리둘레가 더 크게 줄었고, 공복혈당과 인슐린도 더 크게 개선됐다. 중성지방은 아침 고열량 그룹에서 33.6% 감소했지만, 저녁 고열량 그룹에서는 되레 14.6% 증가했다.

다만 이 연구는 여성 등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 만큼 모든 사람에게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같은 식사 다른 속도…몸의 반응도 달랐다
먹는 속도 역시 큰 영향을 줬다. 실제 빨리 먹을수록 포만감은 덜하고 혈당은 더 크게 오른다는 것이 증명된 바 있다.

그리스 아테네대학교 의과대학 알렉산더 코키노스 교수 연구팀은 ‘임상 내분비학 및 대사 저널(JCEM)’에서 건강한 성인 17명을 대상으로 아이스크림을 5분 만에 먹는 경우와 30분에 걸쳐 먹는 경우를 비교했다.

그 결과 천천히 먹었을 때 식욕을 조절하는 장 호르몬인 GLP-1 등이 더 많이 분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GLP-1은 혈당을 조절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으로, 위고비·삭센다 등 먹는 비만치료제의 주요 원료이기도 하다. 

비슷한 결과는 다른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일본 도쿄여자대학교 사이토 유우키 교수 연구진이 같은 식사를 10분 만에 먹었을 때와 20분 이상 먹었을 때를 비교한 결과, 빨리 먹은 경우 혈당 상승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장기적으로 제2형 당뇨병 위험 증가와도 연결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전문가 “칼로리 숫자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음식의 형태나 가공 방식에 따라 실제 몸이 흡수하는 에너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일례로 아몬드 한 줌은 약 160~170㎉지만, 실제 몸이 흡수하는 열량은 제각각이다. 얼마나 잘 씹었는지, 통아몬드인지 갈아 만든 형태인지에 따라 몸이 받아들이는 칼로리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충분히 씹어 먹을수록 열량 흡수 가능성이 커지고, 통아몬드보다 갈아 만든 아몬드에서 더 많은 칼로리를 흡수할 수 있다.

결국 전문가들은 칼로리 숫자에만 의존하기보다 음식의 질을 높이고, 식사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며, 천천히 먹는 등 포만감을 높이는 방식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사라 베리 영양학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음식을 먹어도 음식의 구조와 질감에 따라 대사 속도와 영양소 흡수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며 “특히나 초가공식품은 더 많은 칼로리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칼로리를 줄이기보다 설탕·소금·지방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일과 채소를 다양하게 섭취해 식단을 균형 있게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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