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흔을 넘기면 생활비의 기준은 확 달라진다. 더 잘 살기 위한 돈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기 위한 돈이 필요해진다.
이 시기에는 욕망보다 유지가 중요하고, 확장보다 안정이 기준이 된다. 그래서 “얼마면 충분할까”라는 질문은 결국 얼마면 존엄을 지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같다.

1. 기본 생활비의 현실적인 기준
70대 1인 기준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최소 생활비는 월 약 130만~150만 원 수준이다. 이 안에는 식비, 공과금, 통신비, 기본 의료비가 포함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불편하지도 않은 수준이다. 다만 이 금액은 ‘아무 일도 없을 때’의 기준이다. 그래서 현실적인 적정선은 월 170만~200만 원으로 본다.

2. 의료비와 돌발 지출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70대 이후 생활비 계산에서 가장 위험한 착각은 의료비를 평균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병원비는 매달 고르게 나오지 않는다. 한 번에 크게 나온다.
그래서 월 생활비 외에 연간 의료·돌봄 대비 자금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걸 월로 환산하면 최소 30만 원 이상을 추가로 잡는 게 안전하다. 즉, 실제 체감 생활비는 월 200만~230만 원에 가깝다.

3. 연금이 있느냐 없느냐가 전부를 바꾼다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으로 월 100만 원 이상이 확보돼 있다면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이 경우 현금 자산에서 충당해야 할 금액은 절반 수준으로 내려간다.
반대로 연금이 없다면 생활비 전부를 자산에서 꺼내 써야 한다. 그래서 연금 유무에 따라 ‘필요한 총자산’은 극단적으로 달라진다.

4. 총자산으로 환산하면 이 정도가 현실선이다
월 200만 원을 20년간 쓴다고 가정하면 단순 계산으로 약 4억 8천만 원이다. 여기에 의료·돌봄 리스크와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5억~6억 원 선이 심리적 안정 구간이다.
연금으로 월 100만 원이 보장된다면, 필요한 자산은 약 2억 5천만~3억 원 수준까지 내려간다. 이 지점부터 사람들은 “불안하다” 대신 “관리하면 된다”고 말한다.

70살 넘어서 적당한 생활비는 사치의 기준이 아니라 선택권의 기준이다. 월 180만 원 이하에서는 불안이 먼저 오고, 200만 원 전후부터 숨이 트인다.
연금이 있다면 부담은 줄고, 없다면 자산의 역할이 커진다. 결국 중요한 건 액수가 아니라, 돈 때문에 치료·거주·관계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다. 그 상태라면, 많이 가진 게 아니라 잘 준비한 노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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