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터져도 출전하고 싶었어요.”

지금은 단아하고 우아한 이미지로 사랑받는 배우 김미숙, 하지만 그녀의 연기 인생의 시작은 말 그대로 ‘투혼’ 그 자체였습니다. 1979년 KBS 공채 탤런트 6기로 데뷔해 8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굵직한 커리어를 쌓아온 그녀는, 사실 어린 시절부터 연기에 미쳐 있었던 아이였습니다.

엄격한 아버지 덕분에 마음대로 연기할 수 없었던 어린 시절, 그녀는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을 살려 중학교 배구선수로도 활약했지만, 마음은 늘 무대 위에 있었죠. 그러던 중 우연히 참가한 미스 롯데 선발대회, 이 대회가 김미숙이라는 이름을 세상에 처음 알리는 계기가 됩니다.

하지만 그 시점, 그녀는 맹장염으로 급성 복막염 수술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출전은 무리”라는 병원 측의 말도 무색하게, 그녀는 몰래 병원을 탈출해 2차 시험에 출전합니다. “배가 터져도 연기를 하고 싶었다”는 그녀의 고백처럼, 그 열정은 결국 광고 모델 제안으로 이어졌고, 바로 코카콜라 광고를 통해 데뷔하게 됩니다.

그 열정은 데뷔 후에도 계속됐습니다. 화려한 1980년대를 지나, 불안한 배우 생활에 대한 고민 끝에 유아교육을 공부하고 18년간 유치원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갈증은 사라지지 않았고, 2009년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첫 악역으로 파격 변신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김미숙은 1998년 음악감독 최정식 씨와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지금도 다양한 작품 속에서 선과 악을 넘나드는 깊이 있는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병원 침대에서 미인대회 무대까지. 그녀의 한 걸음이 오늘날 ‘배우 김미숙’을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