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오빠가 친오빠라도 문제"…또 꼬이는 대통령실 해명 [스프]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4. 10. 1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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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퇴근길에 보는 이브닝 브리핑에 있습니다.
 

"명태균 씨 카톡에 등장한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다."

명태균 씨가 어제(15일)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에 나오는 '오빠'에 대해 대통령실이 이렇게 해명했는데요, 이 해명이 더 큰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해명이 거짓'이라는 주장, '사실이어도 비선 개입'이라는 주장 등이 쏟아지고 있는 겁니다.

여당 안에서도 대통령실 해명에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왜 대통령실 해명이 번번이 꼬이고 있을까요?
 

윤 대통령, 나 홀로 투표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투표소를 찾아 나 홀로 투표했습니다. 지난 4월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김건희 여사는 투표소에 동행하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투표소에 도착해 선거사무원에게 "수고 많으세요. 투표하러 많이 오셨나요?"라고 인사하고, 신분증 확인 등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 뒤 한 표를 행사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나 홀로 투표한 것은 어제(15일) 명태균 씨에 의해 공개된 '오빠 카톡' 등 김 여사와 관련한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와 관련한 악재가 있을 때마다 홀로 투표했습니다.

지난 대선 때부터 정리해 볼까요.

▲ 2022년 3월 대선: 윤 대통령 부부는 따로 사전 투표했습니다. 당시 김 여사는 허위 학력·논문 표절 등으로 사과 기자회견하고, '서울의소리' 기자와 7시간 통화 녹취가 공개된 뒤 선거운동 현장에서 모습을 감춘 상태였습니다.

▲ 2022년 6·1 지방선거: 이때 지방선거는 대선에서 승리한 석 달 뒤에 치러졌는데요, 윤 대통령 부부가 함께 투표했습니다.


▲ 2024년 4·10 총선: 윤 대통령 부부가 부산과 서울에서 따로 투표했습니다. 당시 명품가방 수수 사실이 드러난 김 여사는 4개월째 공식석상에서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투표 사진은 공개하지 않고, 나중에 투표한 사실만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 부부가 공개적으로 함께 투표한 건 지난 22년 지방선거가 유일합니다.
 

'오빠' 해명에 더 커진 논란

윤 대통령 부부나 대통령실이 명태균 씨의 각종 의혹 제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고 있는데요, 모처럼 나온 해명이 더 큰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어제(15일) 명 씨가 김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하자 즉각 해명했습니다. 대통령실 해명은 명 씨 관련 의혹이 제기된 뒤 두 번째였습니다.

공개된 카카오톡 대화를 보면, 김 여사가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 오빠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지가 뭘 안다고"라며 '오빠'라는 호칭을 쓴 것으로 돼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 카톡에 등장한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라면서 '오빠'가 윤 대통령을 지칭하는 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해명에 대해 카톡 대화를 공개한 명 씨가 즉각 반박했습니다. JTBC와 인터뷰에서 "김 여사 친오빠는 정치적인 내용을 모른다. 정치적인 걸 논할 상대가 아니다"고 한 데 이어, CBS 라디오 제작진과의 통화에서는 "공적 대화를 까야 되겠다", "카톡 캡처가 2,000장 더 있다"면서 반발했습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갈무리
 
아니, 대통령실에서 사기꾼이라고 하니 사적 통화를 하면 그럼 공적 통화, 대통령하고 한 걸 까야 되겠네, 내일. 아니, 일일이 대화 안 한다며 사기꾼이라서. 공적 대화가 아니라며. 그러면 공적 대화 보내고 일일이 대응하는지 안 되는지 한 번 확인해 보지, 뭐.

- 명태균 씨 녹취,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CBS 라디오에서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오빠라고) 호칭하는 건 들어본 적 없다"고 대통령실 해명을 두둔하자, 명 씨는 곧바로 "대통령께 물어보고 방송하라"고 맞받기도 했습니다.
 
장예찬 씨, 대통령께 물어보고 방송해라!
코가 자꾸 짜꾸 길어진다.

- 명태균 씨 SNS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게 한다"

그런데, 카카오톡 대화의 '오빠'가 '친오빠'라는 대통령실 해명이 사실이어도 문제가 생깁니다. 김 여사와 명 씨의 관계를 인정한 셈이 되고, '가족의 국정 개입'이라는 또 다른 공격 포인트가 되기 때문입니다.

야당이 바로 이런 점을 파고들고 있는데요, '오빠가 윤 대통령이면 (윤 대통령은) 바보가 되고, 친오빠면 국정농단이 된다'고 파상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무식한 오빠'가 대통령이든, 친오빠이든 공천 개입과 여론조작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중대 범죄"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친윤(친윤석열)계 일부에서는 "오빠가 누구인지 중요한가"라고 명 씨 카카오톡 공개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명 씨 추가 폭로 등을 통해 '오빠'가 '윤 대통령'이었다는 게 드러나면 후폭풍이 커질 수 있습니다.

친한(친한동훈)계인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이런 우려를 언급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실 설명이 맞기를 바라지만, 만약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다면 대통령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 버릴 텐데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저렇게 단정적인 표현을 쓸까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나중에 '거짓 해명'으로 드러나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대통령실의 해명대로 친오빠였다고 하더라도 그게 설명이 잘 안되고, 석연치 않거든요. 저는 제일 더 황당한 게 그 해명이에요. 누가 봐도 그런 식의 해명이 과연 먹힐까, 설득력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리고 제일 걱정되는 게 그게 아니라는 게 밝혀지면 어떻게 할 겁니까?

-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 MBC 라디오 '시선집중'

6선 중진인 조경태 의원도 대통령실 해명에 대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게 하는 그런 대응"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대통령실에서 대응을 잘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중략) 사실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게 하는 그런 대응을 가지고 과연 국민들을 이해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지금부터는 가능하면 대통령실에서는 직접 해명하려고 이렇게 응답하지 않았으면 좋겠거든요.

-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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