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은 정말 싫어하지만…" 여름철 별미로도 자주 쓰이는 '한국 나물'

논 근처에서 잘 자라는 제철 나물 '가막사리'
가막사리는 잡초로 분류되는 식물이지만 여름철 나물로도 먹을 수 있다. / krolya25-shutterstock.com

여름철 무더위 속에서도 빠르게 자라는 잡초는 농민들에게 골칫거리다. 하루 이틀만 방심해도 금세 번져 농작물 생장을 막기 때문이다.

하지만 잡초로 분류되는 풀들 가운데 먹을 수 있는 나물도 적지 않아, 손에 잡히는 대로 뽑아버리기엔 아까운 풀도 있다.

가막사리도 그중 하나다. 겉보기엔 평범한 잡초지만, 알고 보면 여름 식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철 나물이다. 잘 손질해주면 독특한 향과 약간의 쌉싸름함이 입맛을 돋운다.

흔한 잡초처럼 보이지만 여름 식탁을 더욱 향긋하게 장식해주는 가막사리에 대해 알아본다.

따뜻한 곳에서 잘 자라는 '가막사리'

가막사리 자료사진. / Doikanoy-shutterstock.com

가막사리는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한해살이풀로, 한국, 일본, 중국 등의 동아시아 뿐만 아니라 북아프리카와 호주 같은 온대~열대 지역에서도 잘 자란다. 논이나 개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식물은 높이 20∼150cm까지 자라며, 전체에 털이 나있다.

잎은 마주나고, 잎자루는 없거나 매우 작다. 밑쪽에 난 것은 바소꼴이고, 가운데에 난 것은 긴 타원형의 바소꼴이며 톱니가 있거나 3∼5개로 갈라진다. 꼭대기 조각잎은 긴 타원형의 거꾸로 된 달걀형으로 양 끝이 좁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양쪽 조각잎은 1∼2쌍으로 긴 타원형의 거꾸로 된 달걀형이다.

8~10월에는 노란 꽃이 가지 끝과 원줄기에 1개씩 달린다. 꽃대의 길이는 4∼15cm이다. 설상화는 없고 4mm 정도의 관상화는 끝이 4개로 갈라진다. 꽃이 핀 뒤에는 가시와 같은 생김새의 씨가 생기는데 끝에 갈고리와 같은 털이 있어서 사람의 옷이나 짐승의 털에 붙어 이동한다.

농민들의 골칫거리인 가막사리

가막사리 자료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가막사리는 농작물의 생장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잡초로, 휴경한 논이나 산간지에 있는 논, 그리고 직파 재배 논에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외래종인 미국가막사리는 도시 근처의 황무지, 도로변, 밭, 논둑, 밭둑을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가막사리는 빛을 받아 발아가 촉진될 수는 있지만 빛이 없어도 발아하며, 담수 상태에서는 발아하지 못한다. 잎이 물속에 잠겨면 생육하지 못하여 논의 물 관리가 가막사리 발생 및 생육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즉, 논고르기를 잘못해 논 표면이 노출되거나 논 가장자리에서 물이 잠기지 않으면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가막사리의 번식 및 생장을 억제하려면 물 관리가 필수다.

쌉싸름하고 향긋한 가막사리 먹는 법

가막사리 나물무침. 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이런 가막사리는 식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봄에 채취한 가막사리는 쓴맛이 없어 그냥 먹어도 맛있다. 하지만 여름~가을에 채취한 가막사리는 점차 씁쓸한 맛이 진해지기 때문에 데쳐서 쓴맛을 빼주는 것이 좋다.

독특한 향이 나는 부드러운 잎과 연한 순을 생으로 무치거나 쌈으로 먹는다. 데쳐서 간장이나 된장, 고추장, 초고추장에 무치고, 묵나물도 만든다. 미국가막사리도 같은 방법으로 먹을 수 있다.

가막사리는 차로도 마실 수 있다. 여름에 채취한 가막사리를 깨끗이 씻은 뒤 잘 건조하면 된다. 잘 말린 가막사리를 물에 넣고 보리차처럼 끓이면 향긋한 가막사리 차가 완성된다.

당뇨에도 효과가 좋은 가막사리

가막사리 자료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가막사리는 약한 마취 작용과 살균 등의 효능이 있기 때문에 예로부터 약재로 쓰였다. 한방에서는 이를 낭파초, 낭아초 등의 이름으로 부른다. 이는 주로 폐병에 쓰였으며, 습진과 옴의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실제로 가막사리는 기관지를 보호하고 기침, 가래를 줄여주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에 좋다. 특히 가막사리의 살균 및 소염 작용은 염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인 기관지염, 인후염 등에 잘 듣는다.

또한 당뇨에도 좋은데, 포도당을 분해하고 혈당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혈압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도록 돕는 작용까지 해 당뇨 합병증 예방에도 좋다.

단, 가막사리의 마취 작용은 자궁의 수축을 유발하기 때문에 임산부에겐 맞지 않으며, 약간의 독성이 있어 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도 복용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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