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경비원 폭행·실신...인스타그램에 영상 올린 10대들 ‘징역형’

법정 구속은 안 해

10대 A군이 60대 경비원을 무차별 폭행하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60대 경비원을 무차별 폭행해 실신시키고, 이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린 10대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3단독 성재민 판사는 16일 상해와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16)군과 B(15)군에게 각각 징역 1년, 단기 6월형을 선고했다. 이는 소년법에 따라 19세 미만 피고인에 적용되는 부정기형으로, 수감 생활 태도가 좋은 경우 단기형이 지난 후 사회 복귀를 하게 된다. 다만, 이날 재판부는 “피해자와 합의할 기회를 주겠다”며 이들을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A군은 올해 1월 12일 새벽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상가에서 건물 경비원인 60대 C씨를 마구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B군은 이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이 영상은 당시 온라인에서 크게 확산하며 논란이 됐다.

영상에는 A군이 C씨를 무차별로 폭행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A군은 C씨 얼굴에 발길질을 하고, 주먹을 마구 휘둘렀다. C씨는 온몸으로 이를 막으며 저항했지만 일방적으로 얻어맞다 결국 3초간 정신을 잃고 쓰러지기도 했다. 영상에선 A군 일행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웃음소리가 담겨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60대 경비원 C씨 인터뷰 내용. /JTBC

해당 영상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며 논란을 빚자, B군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경비 아저씨가 스파링을 하자고 한 것”이라며 “끝나고 잘 풀었다”고 해명했다. 경찰 수사 결과, C씨가 건물 안에서 소란을 피우던 A군 일행을 훈계하자 이같이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C씨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지만, 영상이 확산하자 처벌을 원한다는 의견을 경찰에 냈고, 경찰은 A군이 받는 상해 혐의가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죄가 되지 않는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검찰로 송치했다. 사건 이후 A군은 우범소년으로 분류돼 소년원에 입원 조치되기도 했다.

이날 성 판사는 “A군은 피해자를 넘어뜨리고 발로 얼굴을 가격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 또 B군이 유포한 동영상을 본 피해자 가족과 지인들이 안부 전화할 정도로 폭행 장면이 상세히 담겨 명예훼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성 판사는 이어 “피고인들이 소년인 점, 동종 범죄가 없는 점, 피해자 상해 정도와 정황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