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이 사시던 집을 어떻게 할지는 형제간에 가장 말 꺼내기 어려운 주제입니다. 돈 문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보다 복잡합니다.한 집에서는 누나가 먼저 그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동생은 반대하려다 말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명절 다음 날 걸려온 전화
누나는 별다른 인사 없이 본론부터 꺼냈습니다. 시골집을 정리하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였습니다. 동생은 순간적으로 목소리가 올라갔습니다. 아직 어머니가 계시는데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습니다. 누나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누나가 꺼내 놓은 숫자들
며칠 뒤 누나는 종이 몇 장을 들고 왔습니다. 재산세와 보험료, 수리비가 해마다 얼마씩 나가는지 적혀 있었습니다. 지난 삼 년 동안 그 비용을 누나가 혼자 내고 있었습니다. 동생은 그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누나는 팔자는 게 아니라 같이 정하자는 뜻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이 내린 결론
집을 바로 내놓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앞으로의 비용을 절반씩 나누기로 정했습니다. 어머니가 편찮으실 때를 대비해 필요한 절차도 미리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다만 상속이나 명의 문제는 집집마다 조건이 달라 전문가와 상담한 뒤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동생은 그날 누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처음으로 했습니다.

집을 팔자는 말이 반드시 정을 끊자는 뜻은 아닙니다. 그동안 혼자 감당해 온 쪽이 꺼낸 마지막 신호인 경우도 많습니다.형제 중 누군가 그런 말을 꺼냈다면 먼저 왜 그런지부터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숫자보다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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