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존비즈온 '비상장 전환'의 의미…EQT 체제의 명암

/생성형 AI(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글로벌 사모펀드 EQT파트너스가 국내 대표 전사적자원관리(ERP) 기업 더존비즈온의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것은 더존비즈온에게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사모펀드 체제라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QT파트너스는 23일 더존비즈온의 잔여 지분 전부를 공개매수로 취득해 상장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12만원이다.

빠른 투자와 신사업 추진 가능

상장사인 더존비즈온은 그동안 분기 실적과 주가 흐름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이는 경영진이 중장기 투자보다 단기 성과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작용했다. 예를 들어 AI 전환(AX)과 글로벌 진출에는 막대한 초기 비용이 드는데 이는 단기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상장사는 이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발이나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하지만 비상장사가 되면 분기별 영업이익률에 연연하지 않고 대규모의 연구개발(R&D) 투자를 과감하게 단행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이 조성된다. 더존비즈온이 추진 중인 △ERP 고도화 △클라우드·AI 전환 △해외 시장 진출 등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사업을 보다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상장사는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공시와 주주 설득이 필수적이다. 반면 비상장사는 대주주 중심의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더존비즈온이 비상장사가 되면 EQT 체제에서 △신사업 진출 △사업 구조 재편 △글로벌 확장 전략 등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다. 필요할 경우 인력 재배치나 조직 슬림화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이는 변화 속도가 빠른 정보기술(IT) 및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더존비즈온은 EQT파트너스 투자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EQT파트너스가 인수한 명함관리플랫폼 '리멤버'가 대표적이다. 더존비즈온이 비상장인 상태에서 복잡한 공시나 이해관계 조율 없이 두 기업 간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기업용 메신저·채용·금융 서비스를 아우르는 통합 비즈니스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

더존비즈온이 글로벌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데에도 힘을 받을 수 있다.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의 배경을 가진 EQT파트너스는 전 세계적인 비즈니스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들의 기존 SW 시장 침투가 이어지는 가운데 더존비즈온은 EQT파트너스의 인프라와 자금력을 기반으로 차별화에 나설 동력을 얻을 수도 있다.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상장 프리미엄 사라지고 경영압박 가능성도

상장사는 '코스피·코스닥 상장 기업'이라는 지위 자체가 신뢰도와 브랜드 가치로 작용한다. 금융권·대기업·공공기관 고객을 상대하는 더존비즈온에게도 이는 중요한 자산이다. 하지만 상장폐지 이후에는 이런 프리미엄이 사라진다. 일부 고객이나 협력사 입장에서는 기업 정보 접근성이 낮아지고 재무 투명성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사모펀드는 일반적으로 일정 기간 내 기업가치를 높인 뒤 재매각이나 재상장을 목표로 한다. 이 과정에서 △비용 절감 △인력 구조조정 △수익성 중심 전략이 강화되는 경우가 많다. 더존비즈온 역시 수익성 개선 압박이 커질 수 있다. 이는 내부 조직 문화와 직원 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장기적인 기술 경쟁력보다 단기 실적 개선이 우선시될 경우 본래 강점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QT파트너스는 향후 수익 실현을 위해 더존비즈온의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 이 경우 더존비즈온은 주인이 계속 바뀔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장기 경영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상장사는 필요할 경우 유상증자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비교적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비상장 전환 이후에는 이런 공개시장 자금 조달 수단이 제한된다. 향후 대규모 투자 국면에서 EQT파트너스의 지원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박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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