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이 된 한국에서 가장 예쁜 어린이로 1등한 소녀의 근황

김현주 어린시절 졸업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Feel터뷰!) 넷플릭스 '지옥2'의 김현주 배우를 만나다
6살때 전국 어린이 선발대회 우승후 연예계의 주목을 받으며 지속 성장하다가 하이틴, 청춘 스타로 사랑받으며 지금의 베테랑 배우로 성장한 배우 김현주.

그녀가 시즌1때 부터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지옥>이 3년 만의 시즌2를 내놓으며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나게 되었다. 계속되는 지옥행 고지로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벌어지는 8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된다. 새진리회 1대 의장 정진수와 죄인 박정자도 부활했고 배영재와 송소현 부부의 아기 배재현도 생존했다. 정부는 기능을 상실했고, 세력이 약해진 새진리회는 관료화되었으며, 내부 갈등이 강화된 소도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를 틈 타, 실질적 영향력을 키운 화살촉이 세력을 넓히며 더 큰 혼란이 가중된다.

<지옥 2>에서 민혜진을 연기한 김현주와 10월 30일 삼청동의 카페에서 이야기 나누었다. 인권 변호사였던 민혜진은 소도의 리더로서 8년 동안 일어난 일을 지켜보지만 변하지 않는 강직한 인물로 지옥 세계관에 연속 출연했다.
원래대로 되돌려 놓으려는 민혜진

직접 만난 김현주는 올곧은 민혜진 자체였다. 시즌2도 합류에 중심을 이끌어 가는 축이며 원인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 앞에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킨다. 인간성을 상실한 디스토피아에 유일하게 지키려는 의지를 품은 인물이다. 글로벌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몇 번이고 시리즈를 돌려보며 다양한 관점으로 사유하는 데 몰두했다고 고백했다.

“오래 일해 와서 쉽게 답을 찾는데 익숙하다. 무언가에 고심하고 집중하지 않게 되었는데. 지옥은 잠자고 있던 사고를 깨웠던 작품이다”라며 정답을 찾기보다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고 말했다.

“민혜진은 엄마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했을 때 이미 죽었다. 한번 크게 변해서 더할 게 없었다. 작품 안에서 8년을 다루지 않아 스스로 상상하는 데 몰두했다. 아마 고지를 받는다면 엄마의 죽음이 반복되었을 거 같다. 고지를 받을 필요 없이 이미 혼자만의 지옥에 빠졌을 거다. 고독하고 쓸쓸하게.. 자신만의 싸움에서 분투 중인 상황을 표현하려고 했다”며 캐릭터를 설명했다.

시즌1의 정진수 의장이 교체되면서 작품 밖에서도 혼란이 커졌다. “좋은 결과가 이미 나와 굳이 뭐라고 이야기할 게 없다. 성철 씨가 담대하고 유연하게 정진수의 몰입을 돕는 과정을 유도했다. 차분하고 천천히 진행했다. 자기 몫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후반에 김성집(홍의준)과 대립은 민혜진의 신념을 무너지도록 한다. 생각, 말뿐만 아닌 육체적인 싸움도 포함이다. “민혜진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장면이다. ‘이 세상을 어지럽히는 건 화살촉이 아닌 너다’라는 김성집의 말에 신념과는 반대로 혼란이 가중된다. 시류에 맡겨 두면 알아서 질서가 생기는 건가 싶었을 거다. 충격받은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도에서도 배재현(아이)과 박정자를 세력을 키우는 도구로만 본다. 다른 집단도 그들로 원하는 세상으로 바꾸려고 한다. 민혜진만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으려고 한다. 어찌 보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닌데 (지옥 세계관에서는)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 거다”라고 민혜진의 속마음을 밝혔다.

시즌2에서는 배영재와 송소현 부부의 아기 배재현의 진실도 밝혀진다. 그러면서 민혜진은 이모에서 엄마가 된다.

“상대 배우와 관계성을 형성할 때 의외로 간단한 건 말 한마디다. 왜 아이가 민혜진만 좋아할지 생각해 보면 된다. 아이의 눈은 솔직하니까. 민혜진의 진심이 전해진다. 시즌1을 다시 보니 부모가 아이를 끌어안는 게 인류를 구하는 것처럼 보였다. 민혜진이 아이를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는 마음을 그때 먹었을 수 있겠더라. 모성애도 있지만 진경훈(양익준)의 부성애도 있다. 부모의 사랑은 인류의 강력한 힘이다. 아이의 엄마가 되어주겠다는 마음도 이와 같고. 이는 민혜진의 의지와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을까”라고 덧붙였다.

배재현을 맡은 오은서의 연기는 부모의 사연 때문인지 비범해 보였다. “현장에서는 몰랐는데 제 어릴 때 제 모습과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엄마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소리처럼 들려서 재미있었다”며 웃었다. 혹시 시즌3이 제작된다면 재현의 서사도 다루지 않을지 묻자 “아이가 자라니 이후 시절을 담는 것도 충분하다. 정진수도 사람인데 지옥 사자가 된 거 보면 시연 사자는 여럿이고, 누구나 지옥 사자가 될 수 있다는 거다. 달라진 미래 세상을 다루는 것도 좋지만 프리퀄로 시즌3을 꾸려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연상호 감독 시즌3? 민혜진 서사로..

연상호 감독이 시즌3가 제작된다면 민혜진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말을 전하니 놀라워했다. “시즌1 촬영 때 열린 결말로 끝나 (농담처럼) 시즌2에 나올 수밖에 없다고 의견이 분분했다. 그래서 직접 물어보니 계획된 거 없다는 답변에 그 말을 믿었는데.. (웃음) 어느 날 시즌2 대본이 왔다. 정리되지 않았을 뿐이지 아이디어가 많아 시즌2 엔딩도 의도한 게 아닐까 싶다.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다. (웃음)”라고 밝혔다.

“대본을 읽으면서 어려움은 없었지만 막상 촬영하려고 하니 시청자처럼 의문점이 많았다. 속 시원한 답을 찾지 못해 몇 번이고 되돌려 봤다. 박정자의 죽음 예고를 피하는 능력이 생겼나 싶었으나, 인간의 자율성과 의지를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이해했다. 같은 상황도 볼 때마다 다르게 생각할 여지가 컸다. 특히 오지원(문근영)의 서사에 이입하게 되었는데, 가자 서사를 생각하니 슬프게 다가오기도 했다”며 수많은 의견으로 토론의 장이 펼쳐지는 현상이 지옥의 매력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일취월장된 액션의 볼륨을 설명했다. “자신을 지키고 박정자를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마음뿐만 아닌 신체적인 단련도 병행했을 거다. 감독님은 <존윅>의 키아누 리브스의 액션을 주문하셨고 직접 하길 바랐다. 의준 씨와 몇 개월 액션 훈련을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우애가 생겼다. 서로 다쳤을까 봐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공유했다. 초반 카 체이싱 장면에서 겁 없이 뛰어들고 덤비는 건, 민혜진의 주저하지 않는 과감함을 보여주려고 했던 거다. 거침없고 무자비한, 지치면서도 마지막까지 묵직한 주먹을 내뿜는 처연함이 끝까지 소신을 지키고자 했던 처절한 액션이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정이> 때 액션 훈련을 해봐서 <지옥2>도 차질 없었다. 다만 부작용이 왔는데.. (웃음) 쉬니 몸이 근질근질해서 킥복싱을 배우기 시작했다. 원래 UFC 경기 보는 걸 좋아했었는데 뒤늦게 직접 액션에 눈을 뜬 거다”라고 답했다.

연상호 감독의 작품에 연속으로 출연해 왔기에 페르소나라는 생각도 든다. 연속해서 출연하게 된 계기가 있는 거냐 묻자 “저랑 세대가 비슷하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에 낀 감수성과 문화적인 측면을 공유하고 있다.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만이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지옥>과 <정이>는 거절할 수 없었고 좋아하는 작품이다. <정이>는 개인적인 애착이 드는 작품이었고 <선산>은 직접적인 연출은 아니었으나 대본을 보니 안 할 이유가 없었다”며 서로의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상황도 거절하기 힘들었다며 “그러다가 갑자기 예고 없이 <지옥2>가 나타나면서 연속적으로 하게 된 거다. 웹툰을 하셔서 실사 영화만 하는 감독보다 사고가 열려있고 발상도 비범하다. 남들이 잘 보지 않는 시각으로 캐스팅한다. 검증되지 않은 것의 시도, 그것을 매번 하는 용기, 새로운 시도에 또 새로운 배우를 넣는 발상은 용기 없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롱런하는 배우 중 한 사람이다. 청춘스타로 시작해, 정통 멜로, 로맨틱 코미디, 사극, 액션 캐릭터까지 넘나드는 한계 없는 배우다. 연기를 대하는 자세가 궁금했다.

오래 연기를 할 거라고 장담 못 했다. 어느 순간부터 욕심이 생겨 계획과 목표가 정해졌다. 이왕 하는 거 잘하고 싶어서 신중히 선택했고, 최선을 다했다. 데뷔 초에는 TV 드라마를 많이 했다. 영화도 많이 못 해 배역의 다양성은 떨어졌다. 멜로, 코믹 비슷비슷한 역할을 하면서 한정적이었다. 늘 아쉬움과 갈증이 생겼다. ‘나도 지겨운데 보는 사람도 지겹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도전하려니 두려웠다. 그런데 나이 들고 세상이 변해 플랫폼이 바뀌면서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새로운 기회가 오게 된 것을 행운으로 여긴다. 제가 갈망하던 때와 세상이 바뀐 시기가 잘 맞아떨어진 경우다. 한번 해보니 다른 캐릭터에도 흥미가 생겨 또 다른 작품으로 이어졌다. 늘 해오던 게 쉬우니까 안정적인 걸 찾았는데 이제는 다른 것도 해보고 싶다. 장르물을 해봤으니 본연의 나로 돌아가고 싶기도 하다. 단순하게 대사 많고 잔잔한 작품도 좋겠다. 지옥처럼 큰 사건이 벌어지는 건 아니지만 대화가 재미있는 작품이면 좋겠다.

글: 장혜령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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