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수괴’와 ‘우두머리’의 차이

정진오 국장 2025. 12. 1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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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석 내란특검이 15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는 내란·외환 사건이라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었고, 그 정점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있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이미 재판에 넘겨졌다. 형법 제87조에 규정된 내란 우두머리의 형량은 ‘사형, 무기 징역 또는 무기 금고’다. 목이 날아가거나 평생을 감옥에 갇혀 있어야 하는 중범죄라는 얘기다. 이제는 그야말로 재판부의 시간인데, 진행 중인 내란 재판이 그 범죄의 중대성에 비추어 너무 가볍게 다루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재판장과 피고인의 변호인이 웃으면서 농담을 주고 받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나라가 결딴날 뻔한 내란 사건을 다루면서 그렇게 웃음이 나오는가. 아무래도 ‘우두머리’라는 말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2020년 12월 8일 법률을 개정하면서 ‘수괴(首魁)’라는 용어를 ‘우두머리’로 바꾸었다. 어려운 한자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고친다는 의도였다. 법률 용어는 그 의미에 딱 들어맞아야 하는데, 이 ‘우두머리’라는 말이 범죄 용어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

우두머리라는 단어는 ‘위두(爲頭)’라는 한자어에서 비롯됐다. ‘머리로 한다’는 뜻의 위두라는 말이 우두머리가 되었다. 선(善)한 쪽에도, 악(惡)한 쪽에도 두루 쓸 수 있다. 그런데 내란죄가 선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형법에서는 어려운 한자어 표현을 고친다면서 우두머리로 바꾸었지만 군형법 제5조 반란죄에서는 여전히 수괴라는 용어를 살려 놓았다. 군형법의 반란 수괴 형량은 오직 사형뿐이다.

수괴와 우두머리의 의미는 그 시작에서는 뚜렷하게 갈렸다. 이는 ‘수(首)’와 ‘두(頭)’의 차이에 있다. ‘수’는 참수된 머리가 매달려 있는 모습을 얘기하고, ‘두’는 신체의 꼭대기 부분을 일컫는다. 이처럼 수괴와 우두머리는 그 출발 지점부터가 극명한 차이를 갖는다. 내란이나 반란에는 수괴가 딱 들어맞는다.

앞으로 진행될 내란 재판에서는 재판부와 방청객, 특검과 변호인단이 좀 더 엄숙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선량한 사람들을 처단하려 한 내란 수괴에 우두머리라고 표현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형법상 내란 우두머리라는 용어는 내란 수괴로 다시 고쳐야 그 의미가 명확해진다. 12·3 내란 재판이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정진오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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