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본 적 없던 귀농 생활, 8년이 지난 후 달라진 건…

안녕하세요. 저는 동갑내기 남편과 빛나는 두 별을 따서 알콩달콩 살고 있는 엄마사람이자 사계절 내내 초록초록한 채소를 재배하는 농부이기도 합니다 :)  제가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평생 교육 현장에 계시던 부모님께서 용인으로 귀농을 하셨어요. 정착하시는 1년을 도와드리다가 농업의 비전을 보고 함께 하게 되었지요. 살면서 제가 농부가 될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었는데...  어느새 8년차가 되었네요. 농부엄마의 집에 초대합니다! ~ 총총

도면

집을 지은 과정

이 집은 아버지께서 작년에 임대 목적으로 지으신 집이에요. 어쩌다보니 저희가 첫 세입자가 되었네요.

설계는 건축사에서 특별할 것 없이 무난하게 하셔서 내부 구조는 여느 아파트와 다를 것이 없어요. 내부 시공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콘센트 위치부터 스위치, 마루, 벽지, 타일, 맞춤장 하나하나 결정했는데 그게 참 쉬운 일이 아니더라구요. 예산이 정해져 있기에 포기한 것들도 많았구요. 예쁘다 = 비싸다 ^^;

언젠가는 저도 제가 원하는 멋진 집을 지어서 살고 싶네요! (☆꿈은 이루어진다☆) 저희가 이 집에서 오래 살 건 아니라 다음 세입자분들을 위해 취향을 최대한 배제하고 되도록 깔끔한 인테리어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럼 집 소개를 시작해 볼게요.

현관

현관 문을 열고 들어오면 정면에는 계단이, 왼쪽에는 신발장이 있습니다. 처음에 저 계단을 아래 사진 상태로 마감하려 하셔서 계단 측면을 화이트 필름으로 시공해달라고 했어요.

다시 보니 역시 하길 잘 한 것 같아요.

신발장 크기는 작은 편이 아닌데 아이가 생기니 신발도 점점 많아지네요. 둘째가 걷기 시작하면 더 많아지겠죠? 아무래도 조만간 신발 정리대를 사야겠어요.

저희 집만 트리를 아직 못 정리한 건가요? 트리는 원래 3월쯤 정리하는 것 맞죠? ㅎㅎ 트리를 정리하면 예쁜 식물이 심어진 화분을 놓아볼까 해요. 저희 집이 햇살 맛집인데 이 자리가 광합성 하기 제일 좋은 명당이거든요. 트리에 오너먼트를 따로 안 하고 있다가 아이랑 비즈로 만들어본 게 생각보다 예뻐서 쭈욱 달아놓고 있어요. 트리 바로 맞은편은 복도예요. 복도가 시작되는 곳에 중문을 시공했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중문은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어요. 양개형 중문이고 천천히 스르르 닫히게 시공해 주셔서 위험하지는 않아요. 저희 집 천장고가 2.6m정도 돼서 중문이 좀 무겁긴 한데 그래도 사용에 큰 불편함은 없어서 만족합니다.

트리 옆으로 보이는 곳은 발코니입니다. 남편은 이 작은 곳에서 하고 싶은 게 많아 보이는데 저는 여기 문을 열어 본 적도 없어요. 앞으로도 이 문을 열 일은 없을 것 같아요. (문 여는 사이 벌레 들어올까봐 무서움)

발코니 앞에서 이렇게 잘 놀면 됐죠 뭐 ^^ (...)

중문을 열고 들어가면 복도 양옆으로 방이 있어요. 오른쪽은 서재, 왼쪽은 아이 놀이방과 욕실이 있고 거실과 주방을 지나 복도 끝에 보이는 방은 안방입니다.

거실

먼저 거실을 보여드릴게요. 실링팬은 루씨에어 제품이에요. 천장고가 약 4m정도 되고 박공지붕이어서 연장봉을 결합하여 설치했습니다. 요즘은 리버스 기능을 주로 사용하는데 바람은 많이 느껴지지 않고 공기는 순환되어서 좋더라구요. 특히 소음이 거의 없어서 아주 만족스러워요.

둘째 아이가 아직 7개월이라 낮에는 거실에 매트를 깔아놓고 생활해요. 미끄럼틀과 쏘서는 언제쯤 정리할 수 있을까요? 쏘서라도 빨리!~~~ 그나마 첫째 아이가 장난감을 놀이방에서 잘 갖고 놀아서 다행이에요.

소파는 이사 오면서 새로 구매했어요. 에싸 에스텔라 4인 기능성 카시미라 패브릭 소파 (+ 스툴)입니다. 지난 집에서는 소파와 티비가 없는 거실이었는데, 소파는 꼭 있었으면 좋겠다는 남편의 바람으로 ... 소파 고르는데만 3-4개월 걸린 것 같아요. 디자인도 예쁘면 좋겠고 아이가 있으니 기능성도 고려해야 했구요.

그러다가 저랑 취향과 성향이 비슷한 친구가 본인도 몇 개월을 고민하다가 에싸 마우저 소파를 구매했는데 사용할수록 굉장히 만족한다며 적극 추천을 했어요. 그래서 에싸 홈페이지와 후기를 또 며칠 정독했답니다. 백화점을 방문하기 전에 잭카, 플포 등 디자인 예쁜 브랜드 소파에 앉아 봤는데 너무 불편한 거예요. 그래서 사실 에싸도 별 기대 없이 갔어요. 근데 앉아 보고 너무나 큰 차이에 반해서 바로 결제를 하고 왔습니다. 3개월 정도 사용 중인데 아직까지는 아쉬움 없이 만족하고 있어요. 특히 좌방석이 넓어서 정말 편해요.

[소파 기본 정보]
컬러 : 바닐라 화이트
좌방석, 팔걸이 : 구스 내장
등받이 : 스윙기어
탈부착 헤드레스트
이지클린 & 발수 기능

커튼도 고민을 정말 많이 한 제품 중 하나입니다. 커튼이 실제로 받아 보면 사진과 다른 퀄리티의 제품들이 많더라구요. 원단이나 마감 같은 것들이요. 이 커튼은 원단과 마감 퀄리티가 좋아요. 저는 여리여리 속커튼 + 차르르 겉커튼 조합으로 설치했습니다. 볕이 좋은 날에 여리여리 커튼 하나만 해 놓으면 빛이 참 예쁘게 들어와요. 커튼을 이중으로 쳐 놓으면 밤에 밖에서 보아도 내부가 잘 차단되어 더욱 마음에 듭니다.

아이들이 잠든 밤에는 빔프로젝터로 영화를 보기도 합니다. 시골이라 그런지 밤이면 칠흑같이 어두워져서 영상이 아주 선명해요. ㅎㅎ

결말을 알고 봐도 재밌었던 '유미의 세포들'.  신순록 역할엔 누가 캐스팅될까요. 두근두근

욕실

햇살이 깊숙이 드는 다음 공간은 욕실, 화장실입니다. 화장실에 창문이 있는 게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빛도 잘 들어오고 환기하기에도 좋더라구요. 스프링 샤워호스는 꼬임도 없고 바닥에 닿지 않아 물때도 생기지 않아요. 다만 스프링 텐션이 좀 강한데 사용에는 큰 불편함 없어서 만족하는 상품입니다. 특히 컬러가 볼 수록 참 예뻐요.

물을 자주 사용하는 공간이다 보니 깨끗하게 사용하면서 청결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화장실 시공할 때 거울장 없이 예쁜 거울 하나만 깔끔하게 달아놓을까도 고민했었는데, 수납장 없었으면 난감할 뻔했어요. 이 많은 짐들을... 물건들 눈에 안 보여야 안정감 드는 사람 나야 나.

코알라 에코 배스룸클리너는 향은 상쾌하고 좋은데 세정력이 좀 아쉬워요. 그래서 저는 탈취제로 사용해요. 아스토니쉬 배스룸클리너는 제가 몇 년째 꾸준히 사용하는 제품이에요. 분홍색 물때와 곰팡이 제거에 탁월합니다!

아, 여기도 찍어 놓고 보니 뭔가 번잡스럽네요? 그래도 평소에 닫아놓고 있으니 패스! ~

주방

다음은 제가 이 집에서 가장 애정하는 공간이에요. 사계절의 색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곳이랍니다.

주방 안쪽으로는 다용도실이 있어요. 슬라이딩 도어를 시공해서 평소에는 닫아 놓아요.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청소기 등의 가전들이 모두 다용도실에 있답니다.

파란 하늘과 초록빛 숲의 조합은 정말 최고죠! 지금은 나뭇잎이 지고 가지만 남았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멋진 작품 같아요.

요즘 리모델링할 때 대면형 주방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이 집은 주방 후드 위치 때문에 대면형 주방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물론 탄소필터 후드를 선택하면 ㄱ자형 주방도 할 수 있다 하셨는데, 비싼 탄소필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관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무엇보다 성능으로는 무조건 덕트 있는 일반 후드가 낫다고 합니다. 그리고 상부장이 없고 싱크대와 인덕션이 있는 곳은 공간이 여유롭지 않아서 조리 공간과 수납 확보를 위해 길이 2570 폭 900의 아일랜드 장을 제작했습니다.

서랍형 수납장이 확실히 사용하기 편리해요. 깊이도 꽤 깊어서 수납력이 좋습니다. 거실 쪽 수납장에는 구급함, 공구함, 물티슈, 휴지, 아이 미술 활동 재료들 등 잡다한 것들을 수납합니다.

평소에 물건을 제자리에 잘 정리해 놓으면 아이가 기억해서 스스로 꺼내고 정리할 줄 알게 되더라구요. 요즘은 뭐가 필요하다고 말하면 번개처럼 가져다줘서 제 몸이 한결 편해졌답니다. ㅎㅎ

저는 식탁 교제를 참 좋아해요. 신선한 재료로 요리를 하고 마음껏 친구들을 초대해서 도란도란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고 이야기꽃을 피우던 그날들이 ...! 무척 그립습니다.

이케아 슬레훌트x달스훌트 조합의 식탁은 국민 식탁이라고 하죠. 왜 국민 식탁이라 하는지 알 것 같아요. 3년 정도 사용했는데 흠집도 잘 안 나고 물들거나 오염되어도 피니쉬 크림으로 쓱싹 잘 지워진답니다.

식탁이 넓으니 아이와 다양한 활동을 하기에도 참 좋아요. 그림 그리기도 하고, 물감 놀이도 하고, 만들기도 하고, 요리도 함께 할 수 있는 만능 테이블이에요 :) 다음 집에서는 따뜻한 느낌의 원목 식탁도 사용해 보고 싶어요. 아이들이 잘 놀고 있을 때나 낮잠을 잘 때 커피를 내려놓고 사부작사부작 요리하는 게 저의 소소한 행복입니다.

둘째 아이의 중기 이유식이 시작됐어요. 매번 잘 먹어줘서 뿌듯한 엄마 마음 가득이에요. 첫째 아이는 제가 만들어 주는 빵, 케이크, 쿠키들을 좋아해서 간식은 보통 직접 만들어주곤 해요.

아, 혹시 법랑 믹싱볼 사용해 보셨나요? 아직 사용해 보지 못하셨다면 지금 바로 구매하시길 추천합니다! 이 믹싱볼은 보관 뚜껑도 있어서 요리할 때 참 편리해요.  그리고 모든 열원에서 직화가 되는 것이 진짜 최고 - 색감도 예뻐서 요리할 때마다 기분이 좋아져요.

다용도실

주방 안쪽에는 다용도실이 있어요. 슬라이딩 도어에 페인트칠을 해서 포인트를 줘볼까~ 하다가 자신이 없어서 커튼을 달았어요. 봄이 오면 산뜻한 커튼으로 바꿔주려고 해요. 커튼 하단을 묶어놔도 귀엽더라구요.

저희가 세탁기, 건조기, 아기 세탁기가 있어서 다용도실 시공할 때 수납장도 제작했어요. 아기 세탁기 위 수납장은 터치식 도어가 있어서 닫아놓으면 정말 깔끔해요. 맞은편에는 아일랜드 수납장과 냉장고가 있습니다. 수납장에는 간식, 커피, 영양제 등 자잘한 것들을 보관하고 있어요. 요즘 수납장 위로 팬트리를 짜 넣고 싶어서 찾아보는 중이에요.

침실

이 방도 해가 참 잘 드는 곳이에요. 저희 아이들은 아직 분리수면을 안 해서 한 방에서 복닥복닥 함께 자고 있어요. 아이가 하나일 때랑 다르게 둘이 되니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 너무 느껴져서 요즘 저희 부부는 분리수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 중이에요. (선배님들 팁 좀 주세요 ..!) 모션 베드 사 놓고 다섯 번은 썼나 몰라요.. ㅜㅜㅎㅎ

이사 오면서 옷장을 처분했더니 드레스룸만으로는 공간이 부족하더라구요. 그래서 저희 부부와 아이들의 실내복, 수건, 속옷 등은 침대 옆 수납장에- 계절 옷들은 리빙박스에 보관하고 있어요. 수납함 내부 공간도 넓고 전면 오픈도어에 적층이 가능해서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모니터를 타고 자라는 넝쿨식물이에요. 2년 정도 잘 키우다가 이사 오면서 식물이 요단강을 건넜지 뭐예요.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키우기 시작했어요. 트리안이 코너를 지나면 푸릇푸릇 정말 예뻐요. 반려식물로 추천합니다 :)

침대 옆 아치 너머엔 드레스룸과 건식 세면대, 샤워부스, 화장실이 있어요. 안쪽이 샤워부스, 가까운 곳이 화장실이고 그 사이에 건식 세면대가 있습니다.

침실 욕실

저는 3년 전부터 무반전 거울을 사용하고 있어요. 일반 거울로 볼 때의 내 모습이 아닌 남이 보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 찍힐 때와 같아요. 처음에 이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봤을 때는 정말 거울을 부술 뻔했어요. 나름 이 정도면 살만한 얼굴이지 않나 생각하며 살았는데 거울 보고 좌절했네요. 그래도 덕분에 눈썹도 짝짝이로 안 그리고 가르마 방향도 예쁘게 잘 탈 수 있게 됐답니다...ㅎㅎ

피니쉬크림과 아스토니쉬 베스룸 클리너만 있으면 웬만한 찌든 때, 묵은 때는 쉽게 청소할 수 있어요. 피니쉬크림은 화이트 상판에 물든 얼룩들도 완벽하게 지워져서 정말 좋아요. 스테인리스 제품들에 생긴 얼룩도요! 이케아 식탁 상판도 이 제품으로 관리하고 있어요.

드레스룸

드레스룸 옷장을 제작할 때 스타일러 돌린 옷을 걸어둘 공간을 만들었어요. 아무리 스타일러를 돌렸어도 입었던 옷을 옷장에 넣기는 찝찝한데 이 공간이 있으니 아주 편리합니다.

한쪽 벽에는 아이의 헤어핀들을 벽에 걸어 보관합니다. 나사나 망치가 필요 없는 액자 걸이 툴-  태커를 사용하여 벽에 택을 박아요. 1mm정도의 구멍이어서 택을 제거한 자리도 말끔해요. 고리에 리본끈을 달아서 걸고 헤어핀을 정리하면 끝 !

서재

서재를 소개할게요. 숲 조망인 이 방은 뷰는 참 좋은데 북동향이라 해가 안 들어요. 그래서 아이 놀이방 대신 서재로 정했어요. 지금은 나뭇잎이 다 떨어져서 좀 황량한 분위기이지만 곧 봄이 오면 참 예쁠 거예요.

함께 교사를 했던 분이 지금 목수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계셔요.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작가님께 서재 책상 제작을 의뢰했습니다. 저희 부부가 원하는 디자인과 수종으로 정말 아름답게 제작해 주셨어요. 이 방에 들어오면 나무 향이 은은히 나서 기분이 참 좋답니다.

아이가 만든 포키가 인사하네요.

"놀이방도 가보세요!"

아이 놀이방

하얀 벽은 어떤 소품을 놔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때마다 예쁜 포스터들로 꾸며주고 있어요.

최근에 워셔블 러그를 구매해 봤습니다.  내돈내산 러그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관리가 어려울 것 같아서 꺼려졌는데 세탁기에 돌려도 된다고 해서 조금은 마음이 편해요. 러그를 깔아 놓으니 확실히 더 포근한 분위기가 된 것 같아요.

아이 책이 점점 많아져서 책장을 사려고 한동안 알아보다가 이케아 칼락스를 구매했어요. 주문 제작을 할까도 생각했는데 결국 가성비를 선택했어요. 이케아에 가서도 빌리, 베스토 등과  고민하다가 서재방과 같은 칼락스로! 무게도 꽤 나가서 아이가 책장을 잡고 일어서도 앞으로 쏠릴 걱정이 없어서 좋아요. 회전 책장도 책을 꽤 많이 꽂을 수 있어요. 책 두께 1cm 기준으로 약 250권 정도 수납이 가능합니다. 회전도 부드럽게 잘 돼서 아이가 사용하기에도 전혀 무리 없어요.

당연히 아이방이 매일 이렇게 정돈되어 있지는 않아요.^^ 첫째 아이가 돌이 되기 전까지는 어질러진 방을 정말 매일매일 따라다니면서 치웠는데요. 제 몸이 파스스 사라지는 것 같더라구요... ㅎㅎ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부터 조금씩 내려놓는 연습을 했어요. 그래서 요즘 아이방은 한 삼일에 한 번 정도 이렇게 정리를 하곤 해요. 아이도 정리하기가 습관이 되어 평소에 스스로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기도 해서 한결 편해지기도 했네요.

이 사진이 평소 모습이에요. ㅎㅎ 여기서 책까지 꺼내져 있으면 (...) 할많하않

방문 옆 벽, 시선이 바로 가지 않는 사각지대에는 엄마 갬성과는 쬐끔 멀지만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주방놀이와 수납함들을 놓았어요. 장난감을 종류별로 수납함에 정리하면 아이가 스스로 원하는 장난감을 찾아서 놀아요. 다 놀고 난 후엔 제자리에 정리도 잘하구요. 근데 이렇게 사진을 보니 왼쪽 수납함도 같은 걸로 사서 대칭을 맞춰야겠다는 생각이... 이쯤 되면 병이네요.

환한 빛이 가득한 아이의 놀이방 입구에는 순진, 희망, 평화라는 꽃말을 가진 데이지 풍경 모빌을 걸어줬어요. 따라랑- 종소리도 예뻐서 아이들이 좋아해요 :)

외관

저희 집 뒤편에는 숲이 있어서 뷰는 정말 좋은데 문제는 제가 벌레를 극혐하거든요. 흑흑. 전원주택 곤충 3종이 집게벌레, 노린재, 무당벌레라고 해요. 지금도 날씨가 조금 따뜻한 날이면 '고마로브집게벌레'가 유리창에 붙어 있고, 어디에서 들어오는지 집안에도 가끔 출몰해요. 그 녀석을 마주친 날이면 하루 종일 전기모기채를 들고 다닌답니다... 비교적 자연이 잘 보존된 곳에 사는, 따지고 보면 익충이라고는 하는데 전혀 익숙해지질 않네요. 저 봄, 여름에 어떡하죠? ;_;

주택에 사니 자잘하게 손 가는 곳이 참 많아요. 아파트에서는 신경 안 써도 됐던 일들이요. 눈이 오는 날에는 창밖을 멍하니 보며 눈 치울 걱정하는 남편을 향해 조용히 화이팅을 외친답니다.

마치며

시설하우스는 사계절 내내 작물을 재배할 수 있어서 매일이 이렇게 초록초록 해요. 가끔 제 전공대로 디자인을 하거나 중고등학교 미술교사를 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할 때도 있는데요. 할아버지, 할머니와 엄마가 키우는 초록 가득한 농장에서 아이가 행복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볼 때면 제가 이 직업을 가지게 된 것이 참 감사합니다. 아이들에게 큰 선물을 주는 것 같아요.

올 가을에는 농업치유문화 공간을 오픈하려고 건축 중입니다. 설계만 꼬박 1년이 걸린 애정 듬뿍 담긴 곳이에요. 이미지가 현실이 되어가는 과정이 감격스럽고 완공이 가까워질수록 더 기대가 되네요. 이 공간에서 제 아이들과 또래인 아이들에게 따뜻하고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공간에 대한 소식은 인스타그램 @onlim_ 에 공유하고 있답니다 :)

오늘의집에 소개되는 다른 분들의 집에 비해 저희 집은 멋진 가구나 가전이 많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인테리어 감각이 뛰어나 여기저기 볼거리가 많은 집도 아니어서 포스팅을 하고 보니 정말 별게 없어 보이네요.

여기까지 읽어 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려요. 몇 년 뒤 '내 집 짓기' 가 실현될 때 한 번 더 소개해 드릴 기회가 있다면 좋겠어요.

모두의 공간이 더욱더 다정하길 바라며 긴 글 마치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