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용 어센트코리아 대표 "AI 검색 데이터, 진짜 고객의도 읽는 새 패러다임"

박세용 어센트코리아 대표. (사진=어센트코리아)

"AI(인공지능)의 시대에서 AI 마케팅 솔루션은 우리 고객이 누군지, 고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져야 할지 찾아야 합니다."

<블로터>는 지난달 30일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어센트코리아 사무실에서 박세용 어센트코리아 대표와 만나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에 주력하는 '인텐트(의도) 마케팅'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어센트코리아의 AI 마케팅 솔루션 '리스닝마인드 허블'에 대해 들어봤다.

박 대표는 최근 기존 마케팅 업계의 주류로 자리잡은 '페르소나 마케팅(소비자에게 각인할 대표 이미지를 만들어 브랜드를 홍보하는 전략)'에 정면돌파하고 있다. 그가 대표로 있는 어센트코리아의 AI 마케팅 솔루션 리스닝마인드 허블이 소비자가 드러내지 않은 숨은 의도를 찾아 정확한 마케팅 포인트를 보여주는 '뉴 페르소나'를 제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대표는 "이렇게 한 단어만 봐도 소비자들은 각각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다"며 "FGI(집단면접) 등의 CRM(고객관계관리)으로도 적은 모수 등의 이유로 편향적이 될 수 밖에 없는 기존의 마케팅 문법에는 이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한 강연에 나서 스스로 '뉴 페스로나'를 '발칙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혹여 기존 마케팅 업계를 폄하하는 의미로 곡해될 수 있음에도 그가 강도높은 언어로 표현한 것은, 그럼에도 리스닝마인드 허블이 광고 및 기업 마케팅의 새 흐름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검색한 '아이폰 15', 다 같은 검색어 아니다?

리스닝마인드 허블은 구글, 네이버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가 궁금해하는 것과 이를 검색하게 한 맥락이 담긴 고객여정지도(CJM)를 한 눈에 보여주는 솔루션이다. 소비자가 특정 단어를 검색했다면, 이를 왜 검색했는지 전후 상황을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를 검색 단어로 알려주는 방식이다.

어센트코리아 AI 마케팅 솔루션 '리스닝마인드 허블'로 '아이폰 15'를 검색해 본 결과 화면. (사진=리스닝마인드 허블 화면 갈무리)

예를 들어 리스닝마인드 패스파인더(PathFinder)로 '아이폰 15'를 찾아보니 아이폰 15 이전에는 '아이 엠자탈모', '저가 아이폰', '아이폰 제작자', '아이폰14 애플페이 한국', '애플 단말기 지원금' 등의 데이터가 나왔다. 어떤 소비자는 'M자 탈모'를 연상시킨다며 논란이 된 아이폰 상단 부분 노치를 검색하다 아이폰 15를 검색하게 됐고, 어떤 소비자는 애플의 공동 창립자 스티브 잡스 등 아이폰 제작자를 검색하다 아이폰 15라는 키워드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이후 소비자는 '아이폰 15 색상', '아이폰 14 가격', '아이폰 몇까지 나옴?', '일본 아이폰 15 출시일', '아이폰 15 C타입' 등을 검색하는 단계로 넘어갔다. 아이폰 15라는 키워드를 시작으로 실제 가격, 색상을 알아보거나 한국보다 더 빨리 출시된 지역인 일본에서의 출시일, 아이폰 15에서 처음 적용된 C타입 케이블에 관심을 가진 다양한 소비자가 존재했다고 읽힌다.

리스닝마인드 허블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인텐트파인더 △패스파인더 △클러스터파인더 등으로 고객의 검색여정을 파악한 후 'GPT 리뷰'와 '상위 URL 분석'으로 검색 데이터를 가지고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할지 방향을 제시한다. 키워드 아이폰 15의 경우, GPT 리뷰에서는 '소비자들이 아이폰 15를 검색한 이유는 구매·가격, 카메라·크기, 중고 등을 고려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면 좋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어센트코리아 AI 마케팅 솔루션 '리스닝마인드 허블'로 '비건 화장품'을 검색해 본 결과 화면. (사진=리스닝마인드 허블 화면 갈무리)

더불어 기자가 과거 뷰티업계를 취재했던 당시 관심을 가졌던 '비건 화장품'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박 대표와 함께 비건 화장품과 특정 브랜드를 검색해보니 먹거리와 생활용품, 동물실험이 없는 화장품, 인조가죽 등 전반적인 비건 생태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이 비건 화장품 또는 해당 브랜드를 검색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화장품에서부터 시작해 샴푸 등 비건 제품을 접하게 된 기자로서는 다소 놀라운 결과였다.

위의 사례는 어찌보면 당연해보일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검색 데이터와 전후 맥락을 실제 눈으로 보고 확인하는 것은 또 다른 레벨이라고 해석된다.

어센트코리아는 시장 퍼널의 단계를 구매 확정에 한정하지 않고 초기 탐색부터 가능하게 하는 것이 리스닝마인드의 검색 데이터이며, GPT리뷰 등으로 마케팅 전략을 구상해 이렇게 찾은 고객 인텐트를 자사 퍼널의 채널과 콘텐츠가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韓·日 이어 내년 미국으로…수출기업 등 고객군 확대

어센트코리아의 리스닝마인드 허블은 수 년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개발돼 지난해부터 서비스되고 있다. 2013년 삼성전자 일본 법인 재직 당시 '갤럭시 S3'의 현지 마케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할 시스템의 부재하다는 것을 느낀 뒤 구글, 야후재팬의 검색 데이터를 모아 분석하던 것이 리스닝마인드 허블의 전신이다.

어센트코리아의 AI 마케팅 솔루션 '리스닝마인드 허블'로 본 고객 사례. (사진=어센트코리아) 

박 대표는 "당시에는 고객의 구매여정 전체를 보여주는 키워드를 매핑(Mapping)하는 작업이 시도된 적이 없었다"며 "이를 일일히 검색, 분색해 시스템화했다. 리스닝마인드라는 도메인도 그 때 구매했다. 이후 2016년에도 시스템 개발을 시도했고, 2018년에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해 또 다시 개발에 매진했지만 실패했다"고 회상했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리스닝마인드 허블은 2019년 박 대표가 다시 개발을 시작해 세 번의 도전 끝에 성공한 버전이다. 삼성전자 재팬, 넥슨 재팬 등 일본에서 쌓은 박 대표의 경력을 활용해 리스닝마인드 허블은 일본 서비스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어센트코리아 내 리스닝마인드 허블 개발부문 인력은 전체 약 80여명 중 35명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개발부문 인력 중 많은 수가 검색엔진 업계 출신 개발자들로, 지금도 리스닝마인드의 발전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일본 현지에는 15명의 개발팀이 운영되고 있다.

어센트코리아의 AI 마케팅 솔루션 '리스닝마인드 허블'로 본 고객 사례. (사진=어센트코리아) 

어센트코리아의 현재 고객군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S, LG전자, LF, 기아, 국민은행, 신한카등 기업과 국내 광고대행사가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기업 고객은 LG생활건강이나 CJ ENM, 매일유업 등 산하 여러 브랜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박 대표는 "기업 한 곳이 여러 브랜드의 마케팅을 동시 진행할 경우 효율성을 크게 요구하게 되는데, 이 때 리스닝마인드 허블의 검색 데이터가 빠르고 정확한 뉴 페르소나 찾기에 유용하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스닝마인드 허블의 새 고객군으로 '스타트업'을 꼽았다. 그는 "국내 스타트업의 경우 앱 개발을 하는 곳이 많은데, 앱 개발 이후 가시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않으면 초기 가입자 모객이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개발에서 투자 유치로, 이후 초기 가입자 유입까지 성공하기 어려운데, 이 때 핀포인트 타깃, 즉 뉴 페르소나를 찾아 마케팅 성과를 내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또 "국가 정책에도 리스닝마인드 허블 솔루션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령 리스닝마인드 허블에서 '종합부동산세(종부세)'만 검색해도 계산기, 세율, 1년에 몇번?, 납부시기, 대상확인, 재산세/종부세 차이 등의 다양한 검색 결과가 나온다"며 "특정 국가 정책과 관련해 사람들이 어떤 질문을 하고 있는지 아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리스닝마인드 허블은 현재 내년 영어 버전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다. 리스닝마인드 허블은 내년이면 출시 2년 내 한국, 미국, 일본 3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하게 되는 것으로, 어센트코리아는 이를 기반으로 수출 기업을 또 다른 새로운 고객군으로 유치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박 대표는 "미국과 일본 지역의 검색 데이터는 그동안 많이 분석한 곳"이라며 "리스닝마인드 허블 툴이 개발되면 미국, 일본 시장을 우선 진출 지역으로 점찍었다. 일본 진출 당시에도 우리와 마케팅 환경이 다른 지역이기 때문에 리스닝마인드 허블을 통한 마케팅이 더 빨리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미 지역은 한국 기업이 수출을 많이 하는 국가로, 국민들의 생각, 생활방식의 맥락 또한 읽는 데 유용할 것으로 본다"고 마무리했다.

박세용 어센트코리아 대표. (사진=어센트코리아)

박세용 대표는 오는 23일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개최되는 <블로터 디지털마케팅 앤 테크놀로지 서밋(DMTS) 2024 - 브랜드의 고객경험 극대화>의 주요 연사로 나서 'AI 시대, 검색 데이터로 보는 숨겨진 소비자의 욕망'이라는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그는 DMTS 2024 강연을 통해 리스닝마인드 허블 고객 사례 등에 대해 전할 계획이다.  

DMTS 2024에서는 △LG LNS △어센트코리아 △인덴트코퍼레이션(브이리뷰) △W컨셉 △와이즈버즈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틱톡코리아 △LG유플러스 △META △채널톡 △AppsFlyer △ADA △Branch △AB180 △트렌비 △카페24 △와디즈엑스 △구글 △교보문고 △신한투자증권 등의 성공적인 고객 경험 마케팅 인사이트를 만나볼 수 있다. 사전등록 참가비는 △얼리버드(11월 9일까지) 11만원 △사전등록 16만5000원이며, 자세한 사항은 <블로터> 홈페이지 내 컨퍼런스 탭과 이벤터스 행사 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