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아닙니다, 차 만드는 중입니다”…현실보다 더 리얼한 곳으로 옮겨간 기업들
제조·건설업 등 전방위 확산
BMW, 가상공간서 車테스트
“2032년 시장 규모 340조원”
유니티 이어 엔비디아도 개발
3D 엔진 기업인 유니티는 2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유 데이 서울: 인더스트리;’라는 행사를 열고 이러한 사례를 공개했다. 산업용 메타버스는 물리적인 객체와 배경을 그대로 컴퓨터로 옮기고, 현실 세계에서 해야 할 각종 실험을 사전에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실 세계를 가상에 고스란히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이 대표적이다.
일반 메타버스가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만든 가상현실(VR)이라면, 디지털 트윈 등 산업용 메타버스는 시스템 효율성 향상과 문제점 예측, 운영 최적화를 위해 현실을 디지털로 복제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민경준 유니티 코리아 인더스트리 사업본부장은 “디지털 트윈은 몰입도가 높고 사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자동차, 제조, 건설 등에서 유니티의 리얼타임 엔진으로 구현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는 그동안 3D 게임 분야에 많이 적용됐지만, 오늘날엔 산업 영역으로 널리 확장 중이다. 대표적인 곳이 LG전자다. LG전자는 컴퓨터 유체 역학 기술에 증강·가상현실(AR·VR) 기술을 접목해 에어컨 바람의 흐름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한 솔루션을 선보였다. 현대차는 단순한 디지털 복제를 뛰어넘어 가상 공간에서 물류 운영과 계측 자동화를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싱가포르에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고, 축구장 6개 넓이의 현실 공간을 가상 현실로 구현했다. 메타버스 상에서 공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김범주 유니티 APAC 리더는 “오늘날 메타버스에는 음성 인식, 물체 인식, 제스처 인식 등 다양한 추론 엔진을 접목할 수 있다”면서 “이를 게임에 접목하면 자동화된 NPC(비플레이어 캐릭터)를 구동할 수 있고, 자동차 업계에 응용한다면 자율주행차 개발과 시뮬레이션에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니티뿐 아니라 지멘스 엔비디아, 다쏘시스템 등 수많은 기업이 산업용 메타버스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이날 엔비디아는 ‘언리얼 엔진 5 온디바이스 플러그인’이라는 새 기술을 발표했다. 가상 공간에 실존 인물과 꼭 같은 ‘메타 휴먼’을 구축하고 상호작용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또 앞서 소프트웨어 기업인 헥사곤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디지털 트윈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NHN에듀는 와이엠엑스와 손잡고 디지털 기반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가상 공장을 구축하고 현장 기계음이나 이물질 배출까지도 경험할 수 있는 교육용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관련 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3년 129억1000만 달러(약 17조원)에서 2032년 2593억2000만 달러(약 342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현재 전 세계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가 34.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면서 “사물인터넷(IoT)과 센서가 발전하면서 산업영 메타버스 시장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IoT 기기에서 나오는 실시간 데이터를 통합해, 정확하고 동적인 가상현실 구현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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