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임' 대신 '퇴임' 택한 출연연…ETRI 원장 공모 마감, 인선 '속도전' 시험대

이성현 기자 2026. 3. 1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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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의 기관장 선임 제도가 9년 만에 '부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회귀한 가운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공모가 마감되며 출연연 기관장 인선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PBS 폐지 이후 전략연구사업 등 기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며 "기관장 공백에 직무대행 체제에서는 책임 있는 의사결정이 어려워 자칫 정책 추진 동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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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T, '임기 존속' 폐지하고 부원장 대행 체제 회귀…9년 만에 제도 변화
ETRI·원자력연 등 대형 기관 인선 본격화, '늑장 선임' 고리 끊을지 주목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들어선 세종국책연구단지 전경.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제공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의 기관장 선임 제도가 9년 만에 '부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회귀한 가운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공모가 마감되며 출연연 기관장 인선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다만 제도 개편 이후 첫 인사 국면인 만큼, 반복돼 온 선임 지연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전날 ETRI 원장 후보 공모 접수를 마감하고 본격적인 심사 절차에 착수했다. 통상 출연연 기관장 선임은 △후보자 공모 △심사위원회(3배수 압축) △이사회 의결 △최종 임명의 단계를 거친다. 하지만 규정된 절차에도 불구하고, 실제 인선 현장에서는 적격자 부족이나 재공모가 반복되며 공백이 장기화되는 사례가 빈번했다.

후보 공모부터 최종 임명까지 통상 2-3개월이 소요되는 데다, 적격자 부족이나 재공모가 반복될 경우 공백 기간은 더 길어진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원장 임기 종료 이후 2년 가까이 후임을 선임하지 못했고, 한국원자력연구원과 ETRI 역시 임기 만료 이후 상당 기간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ST는 지난 13일 임시이사회에서 '임기 존속 제도'를 폐지하는 결단을 내렸다. 기존에는 후임자가 올 때까지 현 원장이 자리를 지켰으나, 이것이 오히려 인선 절차를 늦추고 책임 경영을 저해한다는 지적에 따라 임기 종료 시 부원장이 즉시 직무를 대행하도록 정관을 개정한 것이다.

오는 26일 임기가 끝나는 한국화학연구원을 시작으로, 5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은 부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다만, 이번 개정은 소급 적용되지 않아 이미 임기가 종료된 기관들은 기존대로 신임 원장 취임 시까지 현 원장이 직을 유지하게 된다.

정부는 이번 제도 변경을 계기로 기관장 선임 속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국회에서도 기관장 임기 만료 3개월 전 공모를 의무화하는 법 개정이 이뤄지는 등 제도적 보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연구 현장의 시선은 냉랭하다. 제도 개선보다 중요한 것은 실무적인 인선 속도와 정부의 실행 의지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PBS 폐지 이후 전략연구사업 등 기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며 "기관장 공백에 직무대행 체제에서는 책임 있는 의사결정이 어려워 자칫 정책 추진 동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이번 ETRI 신임 원장 선임 과정이 출연연 기관장 인선 지연을 끊어 낼 첫 단추가 될 전망이다. 절차는 이미 갖춰진 만큼, 공백을 최소화하며 적임자를 제때 선임할 수 있을지는 정부와 연구회의 실행력에 달렸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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