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복 입으면 사람 취급 안해...억울한 죽음 철저히 조사해 처벌을”
아파트노동자 단체, 책임자 처벌 촉구
서울 강남 대치동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경비원이 ‘관리 책임자의 갑질에 힘들다’고 호소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앞에서 17일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아파트노동자 서울공동사업단과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본부는 이날 오전, 대치동 A아파트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는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고용노동부와 서울시가 철저히 사건을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대치동의 한 아파트에서 일하는 경비 노동자가 유명을 달리하는 안타까운 일이 또 벌어졌다. 이게 도대체 몇 번째인가”라며 “매년 과로사로 쓰러져가는 경비 노동자가 공식 통계로만 70명이 넘는다”고 했다.
이들 단체는 “투명 인간으로 취급받아온 지난 세월 아파트 경비노동자는 서러운 일상을 감내해야 했다”면서 “비좁은 초소 안 화장실 옆에서 쪼그려 앉아 도시락을 먹기도 하고, 석면이 노출된 지하 휴게실에서 쪽잠을 자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고인은 용역업체를 통한 간접고용에 3개월짜리 초단기 계약을 맺었다”며 “24시간 격일제 근무에 9시간 30분 무급 휴게시간이 있었고 급여는 최저임금이었는데 이러한 부당한 조치를 각종 ‘자술서’ ‘동의서’를 통해 본인이 책임지도록 강요받았다”라고 했다.
기자회견에 나온 한 현직 경비원은 “우리도 똑같은 사람인데 경비복만 입으면 인간 취급을 못 받는다”면서 “경비 일을 한다고 이렇게 비참하게 죽어야 하느냐”고 했다.
지난 14일 오전 7시40분쯤 대치동 한 아파트 단지 내 경비사무실 인근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박모(74)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숨지기 전 ‘관리책임자의 갑질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휴대전화 사진으로 찍어 동료들에게 전송했다.
수서경찰서는 박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원인에 대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또 직장 내 괴롭힘 조사권을 가진 서울지방노동청 강남지청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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