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구부터 선명한 설계 철학이 드러난다. 시야가 확장되도록 투명 유리 미닫이문을 설치해 공간의 깊이를 더했다.
일반적인 아파트 현관에서는 보기 힘든 개방감이 강하게 인상적이다. 오른편에 위치한 흙간 형태의 작업공간은 문을 닫으면 독립된 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다.
가족이 함께 호흡하는 ‘큰 원룸’

가장 큰 변화는 과감히 벽을 철거해 넓어진 원룸 구성이다. 천장이 높지는 않지만 의도적으로 개구부를 낮게 유지해 '단지다움'을 강조했다.
빛은 동서북 세 방향으로 들어오고, 바람은 끊임없이 실내를 스쳐간다. 이 집은 공기와 함께 호흡하며 살아간다.
움직이는 생활 동선

가족 식탁을 중심으로 다이닝, 주방, 작업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아이 옆에서 일하거나 대화하며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어디서나 가족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동선은 이 집의 가장 큰 설계적 가치다.
콘크리트를 따뜻하게 만드는 법

노출된 콘크리트는 그 자체로 돋보인다. 하지만 무기질의 차가움은 없다. 핵심은 라완 합판의 활용에 있다. 모든 수납을 이 소재로 마감하면서 일부는 화이트 도장으로 균형을 맞췄다. 흰 벽이 중립 지대로 작용하여 콘크리트와 나무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창과 하늘, 그리고 테이블

소파에 앉으면 초록과 하늘만 보인다. 이를 위해 큰 창과 발코니는 동서 방향으로 배치되었고, 바닥재도 그 흐름을 따라 시공되었다.
식탁은 가족의 중심이며 아이의 놀이터이자 작업대 역할을 한다. 실용성과 감성을 모두 반영한 이 독창적인 가구는 공간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살아가며 완성되는 집

디자인의 또 다른 핵심은 '계획하지 않음'이다. 제작가구와 칸막이를 최소화하여 아이의 성장이나 생활 변화에 따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집의 공간은 고정된 틀이 아닌 변화 가능한 '다마리'로 존재한다.
작은 터치로 만들어낸 여유

수납 하나에도 깊은 고민이 담겼다. 미닫이 프레임은 우드로 통일감을 주고, 수납재의 색상은 흰색으로 하여 공간이 무겁지 않도록 조절했다. 결국, 이 집은 단지를 넘어 빛, 바람, 가족의 존재감을 최대한 존중하며 완성된 유기적인 주거지다.